서펜타인 갤러리가 영국에서 가장 포괄적인 주세페 페노네의 기관 전시회를 선보인다. ‘뿌리 속의 생각들(Thoughts in the Roots)’이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는 서펜타인 사우스와 로열 파크스에서 열리며, 페노네의 1969년부터 현재까지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탈리아 출신의 페노네는 아르테 포베라 운동의 주요 인물로, 자연 재료와 예술 기법의 단순성을 강조하는 이 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나무, 철, 밀랍, 청동, 테라코타, 대리석, 석고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며, 각 재료의 고유한 물리적 특성을 부각시킨다.
전시회는 페노네 작품의 핵심 원칙인 예술적 과정과 자연적 과정의 시너지, 그리고 인간과 자연 사이의 시적인 관계를 구현한다. 주요 작품으로는 월계수 잎으로 만든 감각적 설치물인 ‘그림자를 호흡하다(Respirare l’ombra)’가 있다. 이 작품은 호흡 과정을 시각화하며, 유기적 요소의 일시성을 상기시킨다.
페노네는 또한 자신의 호흡을 기록하기 위해 유기물을 사용한다. ‘잎의 숨결(Soffio di foglie)’에서는 회양목 잎 위에 누워 숨을 불어넣어 자신의 신체와 호흡의 흔적을 남긴다.
전시회는 ‘눈을 감고(A occhi chiusi)’라는 작품으로 시작되며, 이는 시각과 눈을 감는 행위 사이의 관계를 탐구한다. 식물 세계는 페노네 작품의 중심 주제로, 그는 나무를 ‘생명력, 문화, 조각의 가장 원초적이고 단순한 아이디어’로 인용한다.
‘나무 책(Alberi libro)’은 12개의 조각된 묘목으로 구성된 조각 작품이며, ‘식물의 제스처(Gesti vegetali)’는 식물의 제스처와 신체의 움직임을 포착한 조각 시리즈다.
전시회와 함께 아틀리에 디야코바가 디자인한 아티스트 북이 출판될 예정이다. 이 책에는 페노네의 드로잉과 새로운 글, 루도비코 에이나우디의 기고문, 그리고 페노네와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의 인터뷰가 실릴 예정이다.
‘뿌리 속의 생각들’ 전시회는 2025년 4월 3일부터 9월 7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