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키 스미스 개인전, 신작과 역사적 주요작 함께 선보여

Kiki Smith, Untitled, 1990 © Photography by Nora Rupp, courtesy Musée Cantonal des Beaux-Arts de Lausanne
Lisbeth Thalberg
리스베스 탈버그 (Lisbeth Thalberg)
저널리스트 겸 예술가(사진작가). MCM의 아트 섹션 편집자.

뉴욕 125 뉴베리(125 Newbury)에서 미국 작가 키키 스미스의 신작과 역사적 작품을 아우르는 개인전 《키키 스미스: 달이 지구를 지켜본다 (Kiki Smith: The Moon Watches the Earth)》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스미스가 뉴욕에서 6년 만에 선보이는 개인전이다. 페이스 갤러리(Pace Gallery)의 창립자 안 글림처(Arne Glimcher)가 작가와 긴밀히 협력하여 기획한 이번 전시는 스미스의 35년에 걸친 작업 세계를 관통하는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대화의 장을 마련한다. 전시작들은 덧없음, 그리고 육체를 지닌 존재의 연약함과 기쁨이라는 주제에 초점을 맞춘다.

전시에서는 최근 몇 년간 제작된 새로운 브론즈 조각, 드로잉, 판화 연작이 처음 공개된다. 이 중에는 새로운 청동 새 부조 작품들이 포함된다. 스미스는 여러 작품에서 특유의 파티나(patina, 녹청) 표면 처리 대신, 가공하지 않은 날것의 금속을 그대로 사용했다. 이 기법은 주조 과정의 모든 흔적을 상처처럼 가시적으로 드러낸다. 이 새로운 브론즈 작품들은 폭 3.6미터(12피트)에 달하는 기념비적인 잉크 및 수채 목판화 <나무 달 (Wooden Moon)> (2022) 및 얇은 실크 티슈 페이퍼에 그린 새로운 새 드로잉 연작과 함께 선보인다.

이 신작들은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의 중요 역사적 작품들과 나란히 배치된다. 전시의 중심을 이루는 작품 중 하나는 미국에서 30여 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대형 장소 특정적 설치 작품이다. 에이즈(AIDS) 위기 속에서 제작된 이 설치 작품은 갤러리 천장에 매달린 파피에마셰(papier-mâché) 인물상들로 구성된다. 붉게 칠해진 거대한 단색 종이 패널은 전시실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며, “공중에 매달린 신체의 외피처럼, 껍질 같은 형태의 창백한 인물상들”과 강렬한 대비를 이룬다. 이 작품은 물질과 형상의 분리에 대한 토마스 아퀴나스의 개념을 참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은 <무제 (고기 팔) (Untitled (Meat Arm))> (1992) 조각을 비롯해 종이와 브론즈로 제작된 다른 초기작들과 함께 전시된다.

전시에는 다양한 판화 매체의 작품들도 다수 포함된다. 판화는 스미스의 작업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판화와 주조의 기술적 과정은 ‘전사(transfer)’라는 방법론적 측면에서 서로를 반영한다. 스미스는 주조 작업 시, 먼저 점토 표면에 그래픽 표시를 새겨 드로잉을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런 다음 점토 표면 전체를 왁스로 덮어 드로잉의 주형을 만든다. 1980년대부터 스미스는 민속, 신화, 역사, 그리고 자연 세계에서 영감을 받아왔다. 이처럼 다양한 재료 실험 속에서도 드로잉은 오랫동안 그녀의 작업 핵심에 자리해 왔다.

키키 스미스(미국, 1954년 독일 뉘른베르크 출생)는 육체성과 자연 세계를 탐구하는 다학제적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작업은 죽음, 재생, 젠더, 그리고 영성과 자연 사이의 상호 연결성을 다룬다. 스미스는 전 세계적으로 25회 이상의 박물관 전시를 포함해 수많은 개인전을 열었으며, 베니스 비엔날레에 5차례 참여했다. 또한 엘드리지 스트리트 뮤지엄(Museum at Eldridge Street)의 <장미 창 (Rose Window)> (2010), 그랜드 센트럴 매디슨(Grand Central Madison) 터미널의 5개 모자이크 (2022), 독일 프라이징(Freising)의 <성모 마리아의 망토 경당 (Chapel of Mary’s Mantle)> (2023) 등 다수의 영구 설치 작품을 완성했다.

스미스는 1994년부터 페이스 갤러리와 함께해왔다. 이번 전시는 작가와 안 글림처 사이의 약 40년에 걸친 우정을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페이스 갤러리의 창립자이자 회장인 글림처는 2022년 프로젝트 공간인 125 뉴베리를 설립해 이끌고 있다. 페이스의 후원 하에 운영되는 이 공간은 글림처의 60년에 걸친 전시 기획 경험을 바탕으로, 종종 작가 작업의 특정 측면이나 집중된 시기를 조명하는 전시를 선보인다.

《키키 스미스: 달이 지구를 지켜본다》는 2025년 11월 7일부터 2026년 1월 10일까지 뉴욕 395 브로드웨이에 위치한 125 뉴베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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