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무기가 된 바늘: 스타링크와 점령당한 하늘을 다시 그리다

위성 네트워크와 군사 기술이 점령한 밤하늘, 예술로 다시 쓰는 권력과 치유의 연대기
Lisbeth Thalberg

스타링크(Starlink)와 같은 위성 네트워크와 최첨단 군사 기술이 인류의 머리 위 하늘을 재정의하고 있는 오늘날, 대만의 예술가 천후이차오(Chen Hui-Chiao)는 바느질이라는 지극히 사적이고 세밀한 행위를 통해 권력의 이동을 탐구한다. 그녀는 인간의 야망이 밤하늘의 별들을 어떻게 갈등의 좌표로 전락시켰는지 날카롭게 파헤친다. 고화질 스크린을 통해 전 세계의 긴장이 중계되는 디지털 시대에, 실과 바늘로 상처를 꿰매는 물리적 행위는 살균된 현대전의 차가운 기계 장치에 맞서는 필연적인 저항으로 다가온다.

바느질, 일상을 뚫고 정치적 역사를 비추다

바늘은 흔히 가정에서 옷을 수선하는 도구로 여겨지지만, 사실 정치적 역사의 두터운 층을 관통할 수 있는 날카로운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군사적 상징들을 일상적인 영역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이 작업은 우리 머리 위 공간에서 권력이 어떻게 가시화되는지 질문을 던진다. 위성 네트워크가 지배하는 대기권 아래에서, 직접 손으로 꿰매는 행위는 현대전의 소외되고 거리감 있는 폭력에 대한 본능적인 응답이다.

부드러움과 강인함이 교차하는 ‘하나의 하늘 아래’

홍콩 gdm 갤러리에서 열린 ‘하나의 하늘 아래(Under One Sky)’ 전시에서 천후이차오는 개인적인 영역과 무한한 우주 사이의 간극을 메운다. 그녀는 오랫동안 솜과 실 같은 덧없는 소재를 활용해 연약함과 강인함 사이의 긴장을 탐구해 왔다. 이러한 재료들은 단순히 미학적 선택이 아니라, 우리가 공간을 점유하는 방식을 깊이 탐구하기 위한 도구다. 일상적인 사물에 군용 항공 기호를 결합함으로써, 전쟁의 언어가 평범한 삶의 결 속으로 얼마나 미묘하게 스며들었는지를 보여준다.

경외의 대상에서 전략적 전장으로 변한 하늘

‘Airco DH-4 1916-1918’과 ‘스타링크’ 같은 작품들은 역사적 관점에서 현대적 쟁점으로의 전환을 암시한다. 이 작품들은 한때 경이로움의 원천이었던 하늘이 어떻게 전략적으로 배치된 전장으로 진화했는지를 추적한다. 이제 별들은 파괴를 위한 항법 도구로 다시 쓰이고 있다. 탁구공과 LED 조명 같은 이색적인 재료를 통해 작가는 장난스러우면서도 불길한 시각적 언어를 구축한다. 이러한 이중성은 기술적 진보와 연결성이라는 가면 뒤에 어두운 충동을 숨긴 인간 야망의 복잡한 본성을 반영한다.

시인 심보르스카와 마주한 우주적 성찰

이번 전시는 폴란드 시인 비스와바 심보르스카(Wisława Szymborska)의 시, 특히 ‘한 개의 작은 별 아래서’에 담긴 겸손한 사과에서 큰 영감을 받았다. 이러한 문학적 연결은 시각적 요소들을 거대하고 무관심한 우주 속에서 인간의 위치를 묻는 전통 위에 올려놓는다.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꿰맨 바느질의 섬세함과 위성 배열의 차가운 정밀함을 병치함으로써, 작품은 권력의 실체와 마주하게 한다. 한때 희망을 품고 올려다보던 시선이 어떻게 불안 섞인 감시의 시선으로 변했는지 자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결국 이 프로젝트는 우리가 공유하는 지평선에 대한 명상이다. 지배의 도구는 날로 정교해질지 모르나, 치유와 화해를 갈구하는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는 밤하늘처럼 변함없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본 전시는 2026년 3월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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