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거장, 마크불 피다 후세인(Maqbool Fida Husain, 1915-2011)의 주요 작품들이 런던 본햄스(Bonhams)에서 열리는 남아시아 현대미술 경매의 중심에 설 예정이다. 그의 작품 중에서도 특히 상징적인 ‘말’을 주제로 한 그림들이 높은 예상가로 출품되어 미술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인도의 피카소’라는 별칭으로 더 널리 알려진 후세인은 20세기 인도 모더니즘 미술의 흐름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선구적인 예술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인도 진보 예술가 그룹(Progressive Artists’ Group)의 창립 멤버 중 한 명으로 활동하며 인도 미술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1915년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판다르푸르에서 태어난 후세인은 젊은 시절 뭄바이에서 영화 간판을 그리며 예술가의 길에 첫발을 내디뎠다.

말은 후세인의 작품 세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모티프 중 하나이다. 그는 말을 인내, 열망, 그리고 끊임없는 변화와 역동성의 상징으로 해석하며 캔버스에 담아냈다. 그러나 그의 예술 여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후기 작품 중 일부에서 힌두교의 신들을 누드로 묘사한 것이 논란이 되면서, 인도 내 보수 단체들로부터 거센 비판과 함께 체포 요구에 직면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그는 2006년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영국 런던에서 자발적인 망명 생활을 이어갔다.
이번 본햄스 경매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품은 후세인의 ‘무제 (일곱 마리 말)'(Untitled (Seven Horses))로, 예상가는 30만 파운드에서 50만 파운드(한화 약 5억 2천만 원 ~ 8억 7천만 원)에 달한다. 이 외에도 ‘무제 (태양의 일곱 마리 말)'(Untitled (Seven Horses of the Sun))은 20만~30만 파운드, ‘무제 (말)'(Untitled (Horse))은 12만~18만 파운드, 그리고 ‘무제 (왕의 말)'(Untitled (King Horse))은 10만~15만 파운드의 예상가로 출품되어 후세인 작품에 대한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경매에는 후세인의 작품 외에도 프란시스 뉴턴 소자(Francis Newton Souza), 사다난드 K. 바크레(Sadanand K. Bakre), 세나카 세나나야케(Senaka Senanayake) 등 다른 주요 남아시아 현대미술가들의 작품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남아시아 미술의 다채로운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이번 경매는 인도 현대미술, 특히 M.F. 후세인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와 그의 작품이 지닌 가치를 다시 한번 국제 미술계에 각인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경매는 런던 뉴 본드 스트리트에 위치한 본햄스 경매장에서 6월 4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