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슐 속 시간: 마리나 타바숨, 서펜타인 파빌리オン 25주년 기념작 공개

Serpentine Pavilion 2025 designed by Marina Tabassum, Marina Tabassum Architects (MTA). Design render, exterior view. Photo © Marina Tabassum Architects (MTA) Courtesy: Serpentine MARINA TA
Alice Lange
앨리스 랭 (Alice Lange)
앨리스 랭은 음악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녀는 여러 밴드의 프로듀서로 활동했으며, 이제는 자신의 경험을 저널리즘 분야로 확장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또한 영화와 TV를 리뷰하고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하고...

방글라데시 출신 건축가 마리나 타바숨과 그녀의 건축 회사 MTA(Marina Tabassum Architects)가 설계한 2025년 서펜타인 파빌리온, ‘캡슐 속 시간(A Capsule in Time)’의 세부 계획이 발표되었다.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하는 이 선구적인 연례 건축 프로젝트는 건축의 경계를 넓히고자 했던 자하 하디드의 정신을 이어받아 실험적인 시도를 선보일 예정이다. 골드만삭스는 11년 연속으로 이 프로젝트를 후원한다.

타바숨의 디자인은 장소, 기후, 문화, 역사와 깊이 교감하며 현대적이면서도 그 맥락에 뿌리내린 건축 언어를 탐구하는 그녀의 작업 철학을 반영한다. 파빌리온은 남북으로 길게 배치되며, 서펜타인 사우스 갤러리의 종탑과 일직선으로 정렬된 중앙 정원을 갖추고 있다. 네 개의 목재 ‘캡슐’ 형태로 구성된 구조물은 반투명 외피를 통해 내부로 들어오는 빛을 부드럽게 확산시키고 다채로운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이는 공원을 거닐며 즐기는 전통과 녹음 사이로 부드러운 햇살이 스며드는 아치형 정원 캐노피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이다.

특히 이번 파빌리온은 타바숨이 전적으로 목재만을 사용하여 건축하는 첫 번째 구조물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빛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공간의 질을 높이는 한편, 규모, 기하학, 빛과 그림자의 상호작용을 통해 건축이 지닌 감각적이고 정신적인 가능성을 탐구한다. 또한, 캡슐 형태 중 하나는 실제로 움직여 다른 부분과 연결되면서 파빌리온의 공간 구성을 변화시키는 키네틱(kinetic) 요소를 포함하고 있어 동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파빌리온의 중심에는 초기 쥐라기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오랜 역사를 지닌 수종이자 기후 변화에 강한 적응력을 보이는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자리한다. 이는 내부와 외부의 경계, 재료의 질감, 빛과 어둠, 높이와 부피감을 세심하게 고려하는 타바숨의 건축적 접근을 잘 보여준다.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은행나무 잎이 점차 녹색에서 밝은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모습은 파빌리온에 계절의 변화를 더하는 아름다운 요소가 될 것이다. 이 은행나무는 기후 변화에 대한 내성을 지니고 켄싱턴 가든의 다양한 수목 경관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선정되었으며, 파빌리온 전시 기간이 끝난 후 공원 내 다른 장소에 다시 심어질 예정이다.

타바숨은 이번 파빌리온이 단순한 건축물을 넘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 대화를 나누고 지식을 공유하며 서로 연결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으로 기능하기를 희망한다. 이러한 비전을 담아, 파빌리オン 내부에는 벵골 문화, 문학, 시, 생태, 그리고 방글라데시와 관련된 다양한 책들이 비치된 선반이 마련될 예정이다. 이는 파빌리온이 서펜타인 갤러리 앞 잔디밭에서 철거된 후에도 모두에게 열린 도서관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장기적인 구상의 일환이다. 건축가는 이 공간이 서로 다른 생각과 문화를 가진 이들이 한데 어우러져 관용과 존중의 폭을 넓히는 대화의 장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파빌리온은 개장 기간 동안 다채로운 행사의 중심 무대로 활용될 계획이다. 건축가와의 대담을 시작으로, 음악, 시, 공연, 무용 등 여러 분야의 예술가들이 현장 특성에 맞춰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는 연례 학제간 플랫폼 ‘파크 나이츠(Park Nights)’가 여러 차례 열린다. 또한, 큐레이터가 직접 파빌리온의 디자인과 역사에 대해 설명하는 무료 토요 투어, 인간 외 존재의 의식과 생태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 결과물을 담은 책 출간 기념회,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 활동과 창작 워크숍으로 구성된 ‘패밀리 데이’, 그리고 시 낭독, 라이브 공연, DJ 세트 등이 어우러진 특별 행사도 마련될 예정이다.

파빌리온을 기념하기 위해 서펜타인 갤러리와 독일 쾰른의 발터 운트 프란츠 쾨니히 출판사(Verlag der Buchhandlung Walther und Franz König)가 공동으로 특별 도록을 출간한다. 이 도록에는 예술 및 건축사학자, 건축가, 작가, 큐레이터 등 각계 전문가들이 타바숨의 파빌리온과 그녀의 폭넓은 작품 세계에 대해 분석한 글들이 실린다. 또한, 파빌리온 디자인 구상 단계에서 그려진 타바숨의 잉크 및 연필 드로잉 복제본, 사진작가 이반 반(Iwan Baan)의 포토 에세이, 건축가와 서펜타인 갤러리 예술 감독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Hans Ulrich Obrist)의 심도 깊은 대담 등 풍성한 콘텐츠가 담길 예정이다. 마리나 타바숨은 파빌리온 개장 주간에 맞춰 특별 한정판 프린트도 공개할 계획이다.

올해의 파빌리온 건축가 선정은 서펜타인 갤러리 CEO 베티나 코렉, 예술 감독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를 비롯한 내부 큐레이터팀과 외부 자문위원들이 함께 참여하여 이루어졌다.

행사 일정

  • 프레스 뷰: 6월 3일 오전 8시 30분 – 오후 1시 (오전 10시 연설)
  • 사진 및 영상 촬영: 6월 3일 오전 8시 30분부터
  • 포토콜: 6월 3일 오전 9시 30분
  • 파빌리온 개장: 6월 6일
  • 마리나 타바숨 &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대담: 6월 6일 오후 4시 30분
  • 파크 나이츠: 7월부터 (세부 일정 추후 공지)
  • 파빌리온 패밀리 데이: 7월 19일 (토요일)
  • 뉴 커런시 & 알래스카 알래스카 협력 행사: 9월 13일 (토요일)
  • 파빌리온 운영 기간: 10월 2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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