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첼시 지역에 위치한 L’스페이스 갤러리가 파이버레이션 III: 불안과 희망 전시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 디렉터 릴리 알모그(Lili Almog)가 기획했으며, 전통 섬유 기법을 개인적인 이야기, 정치적 비평, 그리고 돌봄의 메시지와 결합한 16명의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매년 열리는 파이버레이션 시리즈는 뉴욕에서 현대 섬유 예술의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세 번째를 맞는 이번 전시는 불안과 낙관 사이의 미묘한 균형에 주목한다. 부제 불안과 희망은 전쟁, 이주, 정치적 불안정, 변화하는 정체성 등 세계가 직면한 현실을 반영한다. 전시장 안에서는 퀼트, 직조, 자수가 시급한 사회 문제와 맞닿으며 동시에 집단적 치유를 모색하는 몰입형 공간이 펼쳐진다.
한때 가정 영역에 한정되고 ‘여성의 일’로 폄하되던 섬유 예술은, 이번 전시에서 강력한 서사와 정치적 개입의 매체로 재해석된다. 참여 작가들은 퀼트, 직조, 자수를 단순한 기법이 아닌 저항의 언어로 사용한다. 부드러운 소재는 날카로운 메시지를 품고 ‘고급 예술’과 공예의 경계를 허물며, 전통을 혁신의 장으로 전환시킨다.
파이버레이션 III에 출품된 작품들은 섬유 공예의 정치적 잠재력을 드러낸다. 실은 증언자가 되고, 천은 항의의 도구가 되며, 수작업은 회복력의 표현이 된다. 섬세한 자수부터 대형 직물 설치작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작품은 관람객에게 발걸음을 늦추고 세부를 들여다보며, 직물 속에 스며든 인간의 이야기를 느끼도록 초대한다.
첼시 한가운데 자리한 L’스페이스 갤러리는 예술가가 직접 운영하는 프로젝트 기반의 독립 공간으로, 소외된 목소리와 학제 간 대화를 우선시한다. 전시는 특히 공예 기반의 예술에서 사회적·정치적 의미를 부각시키며, 파이버레이션 III: 불안과 희망을 통해 L’스페이스는 동시대 미술의 비판적 담론을 이끄는 핵심 장소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번 확인한다.
파이버레이션 III: 불안과 희망은 2025년 9월 4일부터 10월 25일까지 열리며, 10월 9일에는 참여 작가와의 대화가 진행된다. 갤러리는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