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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집착 그리고 기억… 넷플릭스 화제작 ‘순수 박물관’, 오르한 파묵 명작을 스크린으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르한 파묵의 대표작을 원작으로 한 터키 드라마가 1970년대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사랑과 집착의 경계를 그려낸다.
Sara York

넷플릭스가 새롭게 선보이는 순수 박물관이 공개와 동시에 전 세계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르한 파묵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번 시리즈는 한 남자의 사랑이 어떻게 오랜 시간에 걸쳐 집착으로 변해가는지를 섬세하게 담아내며, 문학적 깊이와 감성적인 연출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순수 박물관은 이스탄불의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케말이 먼 친척이자 평범한 가정 출신인 퓌순과 사랑에 빠지면서 시작된다. 처음에는 열정적이고 설레는 관계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케말의 감정은 점점 강박에 가까운 집착으로 변해간다. 그는 퓌순과 관련된 물건들을 하나둘 모으기 시작하고, 일상의 사소한 물건들은 그에게 사랑의 증표이자 잃어버린 시간을 붙잡는 상징이 된다.

총 9부작으로 제작된 이 시리즈는 제이네프 귀나이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1970년대 격변의 시기를 지나던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한다. 전통과 현대 사이의 충돌, 계층 간의 간극, 가족의 기대와 사회적 시선은 인물들의 선택과 운명에 깊숙이 영향을 미친다. 순수 박물관은 단순한 시대극 로맨스를 넘어, 기억과 욕망, 그리고 사랑과 소유의 경계를 질문하는 작품이다.

The Museum of Innocence Netflix
The Museum of Innocence. Courtesy of Netflix

영상미 또한 돋보인다. 1970년대 분위기를 재현한 의상과 세트, 세밀한 미술 연출은 작품의 몰입도를 높인다. 빠른 전개나 자극적인 장치 대신, 인물의 심리 변화와 감정의 결을 따라가는 서사가 중심을 이룬다. 작품은 시청자에게 묻는다. 사랑은 끝까지 순수할 수 있는가, 아니면 결국 한 사람을 잠식하는 힘으로 변하는가.

제작진 역시 탄탄하다. 감독 제이네프 귀나이는 원작의 문학적 정서를 살리는 데 주력했고, 각본은 에르탄 쿠르툴란이 맡았다. 제작은 다수의 국제적 성공작을 배출한 아이 야픔이 담당했다. 특히 원작자 오르한 파묵이 각색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승인한 것으로 알려져,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주연은 셀라하틴 파샬르와 에윌 릴리제 칸데미르가 맡았다. 케말 역의 셀라하틴 파샬르는 사랑과 집착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물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퓌순 역의 에윌 릴리제 칸데미르는 복합적인 감정을 지닌 인물을 깊이 있게 그려낸다. 여기에 오야 우누스타시, 틸베 사란, 뷜렌트 에민 야라르, 귈친 퀼튀르 샤힌, 에르잔 케살 등이 합류해 극의 완성도를 더한다.

이 작품은 문화적 의미 또한 크다. 오르한 파묵은 소설 출간 이후 이스탄불에 실제 ‘순수 박물관’을 설립해 작품 속에 등장하는 물건들을 연상시키는 전시를 선보였다. 허구와 현실이 교차하는 이 독특한 시도는 이야기의 핵심 주제인 기억과 시간의 의미를 더욱 강렬하게 만든다.

순수 박물관은 넷플릭스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선보이는 고품격 국제 드라마 전략의 일환으로, 액션 중심 콘텐츠와는 다른 결의 감성적이고 인물 중심적인 서사를 선호하는 시청자들에게 특히 주목받고 있다.

시리즈는 2026년 2월 13일 금요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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