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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언퍼밀리어’, 베를린을 무대로 한 첩보 스릴에 부부의 비밀을 더하다

은퇴한 스파이 부부의 평온한 일상이 과거의 적들로 인해 흔들린다. 베를린을 배경으로 한 독일 드라마 ‘언퍼밀리어’는 첩보 스릴과 결혼 생활의 친밀한 균열을 함께 그린다.
Liv Altman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언퍼밀리어’는 독일에서 제작된 6부작 드라마로, 고전적인 스파이 스릴러에 새로운 변주를 더한다. 이야기는 베를린에 사는 한 부부의 과거 첩보 활동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며 시작된다. 수잔네 볼프와 펠릭스 크라머가 각각 메레트와 지몬 셰퍼로 출연해, 현장을 떠난 전직 정보요원이자 도심에서 은밀한 세이프하우스를 운영하는 부부를 연기한다. 묻어두었다고 믿었던 위협이 되살아나자 두 사람은 도주를 강요받고, 암살자와 러시아 요원, 국내 정보기관이 얽힌 그물망 속으로 다시 빨려 들어간다. 동시에 결혼 생활을 지키고 어린 딸을 보호해야 하는 과제에도 직면한다. 국제적인 첩보 서사에 독일 특유의 결을 입힌 이 설정은 초반부터 긴장감을 쌓아 올린다.

‘언퍼밀리어’의 중심에는 숨 가쁜 첩보 액션과 부부 사이의 신뢰와 진실에 관한 이야기가 나란히 놓여 있다. 작품이 던지는 질문은 자동차 추격이나 총격전보다도, 오랜 세월 숨겨온 비밀을 서로에게 얼마나 솔직히 털어놓을 수 있는가에 가깝다. 긴박한 작전 장면과 신경을 곤두세우는 일상적 순간이 교차하며, 한 장면에서는 베를린의 골목에서 킬러들을 따돌리고, 다음 장면에서는 식탁에서 개인적인 고백과 마주한다. 위장된 삶이 남긴 정서적 후유증을 비추며, 이 시리즈는 단순한 스파이물 이상의 관계 드라마로 확장된다. 두 사람 사이의 비밀과 균열은 곧 첩보 세계의 은폐와 맞닿아 있다.

제작진 역시 탄탄하다. 시리즈는 영국 출신 쇼러너 폴 코츠가 창작과 공동 집필을 맡았고, 연출은 SF 영화 ‘더 타이탄’으로 알려진 레나르트 루프와 독일 감독 필리프 라이네만이 이끈다. 제작은 ‘나르코스’, ‘뤼팽’ 등 글로벌 히트작을 선보인 가우몽이 담당했다. 베를린의 역사적인 거리에서 촬영된 현장감 있는 화면과 치밀하게 구성된 액션은 이러한 제작 배경을 뒷받침한다. 냉전의 그림자와 현대적 활기가 공존하는 도시 자체가 오랜 첩보의 상징으로서 이야기를 단단히 붙든다.

주연을 맡은 수잔네 볼프는 강인한 외면 아래 수많은 비밀을 감춘 전직 스파이 메레트를 연기한다. 독일에서 이미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는 이 작품을 통해 국제 무대에서 가장 두드러진 역할 중 하나를 선보인다. 펠릭스 크라머는 남편이자 과거의 파트너인 지몬으로 등장한다. 두 배우는 신뢰와 긴장이 오가는 관계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은밀한 삶이 남긴 상처를 인간적인 온도로 전달한다.

조연진도 풍부하다. 신예 마야 본스는 부부의 어린 딸 니나로 출연해 이야기의 감정적 무게를 조용히 키운다. 과거에서 돌아온 인물 요나스 아우켄 역에는 안드레아스 피에츠만이 모습을 드러내고, 헨리 휘브헨은 멘토에서 위협으로 변한 그레고르를 연기한다. 로런스 루프를 비롯해 나탈리아 벨리츠키, 사무엘 핀치, 게니야 리코바 등도 각기 다른 이해관계를 지닌 인물들로 서사를 채운다. 기성 배우와 신인의 조합은 전개에 필요한 긴장과 폭을 동시에 확보한다.

장르적으로 ‘언퍼밀리어’는 스파이 스릴러와 친밀한 드라마의 교차점에 자리한다. 액션과 함께 인물의 내면을 중시하는 최근 첩보물의 흐름을 잇되, 독일적 시선을 분명히 드러낸다. 연방정보국과 러시아 스파이의 유산을 이야기 속에 포함시켜 지역적 현실감을 더하며, 숨겨진 과거와 변하는 충성심이라는 주제는 보편적인 공감을 자아낸다. 결국 이 작품은 사랑하는 사람과 자신이 저지른 일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된다.

넷플릭스가 국제 오리지널 라인업을 확장하는 흐름 속에서 ‘언퍼밀리어’는 현지 제작물이 세계적 관객과 만나는 사례를 보여준다. 베를린에 뿌리를 둔 이야기가 언어와 국경을 넘어 공명하는 지점에서, 이 시리즈는 장르적 재미와 인물 중심의 서사를 함께 제시한다. 비밀과 불확실성이 여전히 시대를 규정하는 가운데, 스파이와 그 이면의 인간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왜 지속되는지를 조용히 환기시키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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