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극 로맨스의 형식 위에 조리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폭군의 셰프는 궁중 업무 환경의 엄격한 규율 속에서 전개되는 ‘타임 슬립’ 설정을 정교하게 운용한다. 이 작품은 왕실 주방을 서사의 운영 핵심으로 배치해, 의전·조달·플레이팅·서비스의 절차를 주권과 미감의 문제와 정렬시킨다. tvN에서 출발해 넷플릭스로 글로벌 공개되는 구성으로, 역사 판타지와 직장 절차극, 로맨스를 교차시키면서도 요리 전문 용어와 궁중 예법의 특수성을 훼손하지 않는다.
이야기는 현대의 프로 셰프 연지영을 따라간다. 프랑스 엘리트 대회에서 커리어 정점을 찍던 순간, 그는 돌연 조선 시대로 이동한다. 궁중 주방의 브리게이드에 편성된 연지영은, 거의 법의학적 수준의 미각을 지닌 절대군주 이헌을 만족시키기 위해 현대의 조리 기법을 당시의 재료·연료·도구에 맞게 재보정해야 한다. 작품은 갈등을 감각적 임계치와 주방 물류에 정박시킨다. 온도 관리, 발효 타임라인, 계절별 수급, 감시하에 이뤄지는 서비스의 안무 등이 매 장면의 추동력이 되며, 각 서비스는 혁신 대 정통, 식욕 대 권위 사이의 협상으로 제시된다.
캐스팅은 명확한 역할 설계를 통해 콘셉트를 공고히 한다. 임윤아가 연지영을, 이채민이 이헌을 맡아 중심 축을 이루고, 강한나는 궁정의 내밀한 위계 속 강목주로, 최귀화는 계승 정치를 견제하는 제선 왕자로 출연한다. 이외에도 궁정 상층 인물과 주방 전문가들이 합류해, 조달·검수·의식 연회 등 책임 영역을 분담하며 장면마다 서사의 긴장을 구조화한다.

제작진은 스펙터클과 수공적 디테일의 결합을 지향한다. 연출은 장태유, 각본은 fGRD가 맡았고, 스튜디오드래곤이 기획, Film Grida와 Jung Universe가 제작을 담당한다. 프로젝트는 Park Kook-jae의 웹소설 Surviving as Yeonsan-gun’s Chef를 원작으로 하며, 의상·소품·조리법의 시대성을 보존한 채 연속극 포맷에 적합하도록 전환했다.
형식적으로 폭군의 셰프는 주방을 전략적 무대로 취급한다. 블로킹은 브리게이드의 위계를 강조하고, 근접 촬영은 나이프 워크와 리덕션에 집중한다. 서비스는 혁신과 전통, 희소성과 의례성 사이에서 전개되는 협상으로 연출된다. 로맨스는 스펙터클보다 실천에 기대어, 멘토링·비평·신뢰의 점진적 축적을 통해 전개되며, 궁정 정치는 공급망·메뉴 통제·의례화된 연회를 통해 서사화된다.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미식을 통해 권력을 탐문하는 문화 텍스트로 기능하며, 넷플릭스 유통망을 통해 시대 특수성을 희석하지 않은 상태로 도달 범위를 확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