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차 없는 사회적 리얼리즘으로 정의되는 브라질 범죄 스릴러 장르에 새로운 역작, ‘운명의 강’이 첫선을 보인다. 원제 ‘Pssica’인 이 4부작 미니시리즈는 넷플릭스의 주요 제작물로, 기념비적인 영화 ‘시티 오브 갓’의 핵심 제작진이 다시 뭉쳤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프로젝트는 키쿠 메이렐레스 감독이 총괄하며, 그의 아버지이자 영화감독인 페르난두 메이렐레스가 제작과 한 에피소드의 연출을 맡았다. 2002년 작 ‘시티 오브 갓’으로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에 올랐던 브라울리우 만토바니가 수석 작가로 합류했다. 이들의 재회는 독특한 영화적 전통의 명백한 계승을 의미한다. 즉, 현대 브라질의 시스템적 폭력과 부패를 역동적이고 본능적인 스타일로 파헤치는 것이다. 대서양 아마존의 파라(Pará) 주 강변 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이 시리즈는 인신매매와 고질적인 범죄가 만연한 어두운 세계를 탐험하며, 그 모든 것은 ‘프시카(pssica)’라 불리는 지역의 저주 아래 놓여 있다. 국내 시청자를 위한 원제 ‘Pssica’와 해외 시청자를 위한 ‘운명의 강’이라는 이중 제목 전략은 운명과 독특한 지리적 배경이라는 핵심 주제를 즉각적으로 전달하며 정교한 글로벌 배급 전략을 보여준다.
파라 주의 수로에서 펼쳐지는 폭력의 3부작 서사
‘운명의 강’의 서사 구조는 세 개의 독립적이면서도 결국 하나로 합쳐지는 이야기로 구성된 3부작 형태를 띠며, 폭력의 폐쇄적인 생태계를 형성한다. 각 이야기는 지역 범죄 세계의 다른 역할에 갇힌 인물을 따라간다. 자날리시(도미틸라 카테치)는 벨렝 출신의 십 대로, 브라질과 프랑스령 기아나 사이의 미로 같은 강을 이용하는 국제 성매매 조직에 납치된다. 그녀의 이야기는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통해 피해자의 시각을 제공한다. 프레아(루카스 갈비누)는 강에서 상선을 약탈하는 지역 해적, 즉 ‘물쥐(ratos d’água)’ 갱단의 두목 자리를 계승해야 하는 젊은이로, 대물림되는 범죄의 순환적 본질을 상징한다. 세 번째 주인공 마리안젤(마를레이다 소토)은 가족이 살해된 후 복수를 꿈꾸며, 무법지대에서 정의를 추구하는 인물이다. 시리즈의 극적 긴장감은 이 세 운명의 필연적인 충돌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한 서사 장치를 넘어 주제를 드러내는 선언이다. 프레아와 같은 가해자의 행동이 자날리시와 같은 피해자를 직접적으로 만들어내고, 그 고통이 다시 마리안젤과 같은 복수자의 정의로운 분노를 촉발하는 자기 영속적인 순환을 다각적으로 조명한다.
이들의 상호 연결된 투쟁의 핵심에는 ‘프시카’라는 개념이 있다. 아마존 표현 ‘Psica da Velha Chica’에서 유래한 이 용어는 저주 또는 불길한 징조를 의미한다. 시리즈 내에서 이는 문자적, 은유적 차원 모두에서 작동한다. 민속적으로는 등장인물들이 자신들의 불행이 악의적인 힘의 결과라고 진정으로 믿는 신념이다. 은유적으로 ‘프시카’는 그들의 삶을 지배하는 빈곤, 부패, 시스템적 폭력과 같은 피할 수 없는 사회경제적 조건을 상징한다. 이는 개인의 의지가 구조적 억압에 의해 끊임없이 짓밟히는 현실에서 태어난 심리 상태, 즉 운명론의 현현이다. 강 자체는 자연의 낙원이 아닌, 이 범죄 경제의 동맥으로 그려지며, 등장인물들을 지탱하는 동시에 덫에 가두는 논쟁적이고 위험한 영역으로 묘사된다.

‘시티 오브 갓’에서 대서양 아마존까지: 체계적인 창작 비전
이 시리즈는 국제 무대에서 그 방법론을 입증한 제작진에 의해 완성되었다. 주된 감독의 비전은 현실에 기반을 둔 사회성 짙은 스토리텔링에 능한 키쿠 메이렐레스의 것이다. 그의 접근 방식은 한 에피소드를 연출하고 제작자로 참여한 아버지 페르난두 메이렐레스의 확고한 미학으로 보완된다. 역동적인 편집, 비선형적 시간 구조, 다큐멘터리적 리얼리즘과 양식화된 영상의 결합으로 특징지어지는 페르난두 메이렐레스의 스타일은 여기서 장편 영화 형식에서 현대 스트리밍의 시리즈 구조로 변주되며 뚜렷한 영향을 미친다. 브라울리우 만토바니, 페르난두 가히두, 스테파니 데그레아스가 공동으로 집필한 각본은 만토바니가 ‘시티 오브 갓’과 ‘엘리트 스쿼드’에서 보여준 복잡한 다중 인물 구조를 다시 한번 선보인다.
이 작품은 파라 주 출신 작가 에디르 아우구스투의 2015년 소설 ‘Pssica’를 각색한 것으로, “신경질적이고”, “건조하며”, “현기증 나는” 산문으로 호평받은 “누아르” 소설이다. 지역 작가의 소설을 각색하기로 한 결정은 ‘시티 오브 갓’에서 성공을 거둔 전략을 의도적으로 반복한 것이다. ‘시티 오브 갓’ 역시 작품의 배경이 된 파벨라 거주민 파울루 린스의 반자전적 소설에 기반을 두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서사가 진정한 지역적 관점에 뿌리를 두도록 보장하며, 작품에 저널리즘적, 인류학적 깊이를 더해 단순한 장르물을 넘어 특정 브라질 현실에 대한 강력한 탐구로 승화시킨다.
적도 누아르의 형식적 기교
‘운명의 강’의 미학은 ‘적도 누아르(equatorial noir)’로 정의될 수 있다. 이는 고전 필름 누아르의 주제적 관심사와 문법을 아마존의 독특한 환경 및 문화적 풍경으로 옮겨온 하위 장르다. 시리즈는 선배 영화들의 비에 젖은 도시 거리 대신, 벨렝의 습하고 억압적인 분위기와 파라 주의 미로 같은 수로를 배경으로 삼는다. 현지 로케이션 촬영을 통해 날것 그대로의 다큐멘터리적 현장감을 구현했다. 시각 언어는 거칠고 어두우며, 고대비 조명을 사용하여 부패와 폭력이 번성하는 그림자를 강조한다. 편집은 스릴러의 끊임없는 긴장감을 만드는 핵심 요소다. 원작 소설의 “기관총 같은” 산문은 페르난두 메이렐레스의 가장 상징적인 작품들을 연상시키는 역동적인 시각적 리듬, 빠른 컷, 추진력 있는 속도감으로 번역된다. 세 주인공의 절박해지는 상황을 교차 편집하는 방식은 서스펜스를 고조시키는 동시에 그들의 운명이 서로 얽혀 있음을 형식적으로 강화한다. 이처럼 쉴 새 없는 속도감은 의도된 선택으로, 관객을 등장인물들의 혼란스러운 현실에 몰입시키고, 그들의 세계를 지배하는 ‘프시카’에 갇힌 듯한 숨 막히는 느낌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설계되었다.
초지역적 이야기의 세계적 공명
‘운명의 강’은 스릴 넘치는 서스펜스, 복잡한 인물 드라마, 그리고 날카로운 사회 비평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이 시리즈는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과 현지 창작 시장 간의 협력이 성숙한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단순한 콘텐츠 수급을 넘어, 전 세계 배급을 목표로 문화적으로 특수하고 높은 제작 가치를 지닌 오리지널 작품을 공동 창작하는 단계로 나아간 것이다. 브라질 최고의 인재에 투자하고 지역의 진정한 목소리에서 서사를 발췌함으로써, 이 작품은 브라질의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을 세계 무대로 이끌어낸다. 이국적인 풍경이나 환경주의라는 익숙한 틀에서 벗어나, 폭력과 착취의 순환에 갇힌 한 지역의 복잡한 인간 투쟁에 초점을 맞춘 현대 아마존의 초상을 제시한다.
4부작 미니시리즈 ‘운명의 강’은 2025년 8월 20일에 첫 공개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