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콜리와 멜로디: 넷플릭스 단 하나의 히트곡이 그려내는 예술적 추구의 대가

단 하나의 히트곡
Alice Lange
앨리스 랭 (Alice Lange)
앨리스 랭은 음악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녀는 여러 밴드의 프로듀서로 활동했으며, 이제는 자신의 경험을 저널리즘 분야로 확장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또한 영화와 TV를 리뷰하고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하고...

단 하나의 히트곡은 최근 필리핀 영화계에서 돋보이는 섬세하고 감성적인 드라마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말라 안체타는 겉으로 화려한 드라마 대신, 인물들의 내면과 정서적 깊이에 집중한 로맨스를 만들어냈다. 이야기는 거창한 반전보다 잔잔한 여운을 남기며, 예술적 야망과 추억, 그리고 경제적 불안정 속에서 창작의 성취가 얼마나 덧없는지를 조용히 탐구한다.

영화는 1990년대 필리핀 오리지널 음악(OPM) 씬의 활기차지만 불안정한 세계를 배경으로, 우연히 만나게 된 두 젊은 음악가 엔토이와 로리나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 시대 특유의 사운드 — 진솔한 가사와 두터운 신시사이저 편곡 — 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 엔토이 역의 칼릴 라모스는 절제된 연기로 말보다 표정과 눈빛 속에 감정을 담아내고, 로리나 역의 수 래미레즈는 빛나면서도 섬세한 매력을 발산한다. 그녀의 캐릭터는 밝음과 취약함이 공존하며, 감정의 깊이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안체타의 시나리오는 불필요한 장식 없이 정교하다. 대사는 짧지만 의미가 깊고, 갈등은 화려한 언어가 아니라 일상 속의 세밀한 관찰과 절묘한 침묵 속에서 차곡차곡 쌓인다. 시각적 표현도 대사만큼이나 절제되어 있다. 기타 목재의 질감, 연습실 거울에 비친 빛, 성공 직전의 두 인물이 나누는 짧지만 강렬한 눈빛 등, 모든 디테일이 영화의 감정을 완성한다.

미술과 세트는 90년대 OPM 무대 뒤편의 현실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소규모 녹음 스튜디오, 담배 연기로 가득한 바, 어두운 대기실이 과거에 대한 값싼 향수 없이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오리지널 음악을 맡은 세이 리버스의 곡들은 영화의 정서를 정밀하게 뒷받침한다. 극 중 인물들이 직접 연주하거나 부르는 곡들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이야기의 정서적 전환점이 된다.

조연 배우들의 연기는 주인공의 서사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이야기에 깊이를 더한다. 릴렛 에스테반, 글래디스 레예스, 비보리 에스클리토, 롬닉 사르멘타, 맷 로사노, 빅터 메디나, 다빗 타보나레스가 모두 유기적으로 어우러져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영화의 색감은 감정의 흐름에 따라 치밀하게 설계되어 있다. 추억을 회상하는 장면은 부드럽고 따뜻한 빛으로 물들고, 창작의 위기나 불확실한 순간들은 차갑고 날카로운 색조로 표현된다. 빛과 그림자의 대비는 희망과 좌절 사이의 미묘한 균형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영화의 전개는 서두르지 않는다. 감정의 폭발 대신, 작지만 의미 있는 깨달음들이 차분하게 쌓인다. 엔토이의 작은 성취나 로리나의 신중한 성공의 발걸음은 미묘하지만 충분히 소중하게 그려진다.

단 하나의 히트곡은 소박한 기쁨과 조용한 슬픔이 어우러진, 예술가의 삶 그 자체다. 값싼 향수를 자극하는 대신, 열정과 멜랑콜리를 절묘하게 조화시켜 관객이 자신의 경험을 투영할 수 있는 여백을 남긴다.

단 하나의 히트곡은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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