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기술에 사용하는 언어는 종종 오해를 불러일으키도록, 즉 기술을 길들이고 통제하기 위해 설계된다. 구글이 새로운 “칩”을 내놓았다는 소식을 듣는다. 익숙하고 안도감을 주는 단어다. 칩이란 손에 쥘 수 있는 작고 무생물적인 실리콘 사각형일 뿐이다.
이 슈퍼컴퓨터는 모듈식으로 구성된다. 단일 물리적 호스트에는 4개의 아이언우드(Ironwood) 칩이 포함되며, 이러한 호스트로 구성된 랙(rack)은 64개의 칩으로 이루어진 “큐브”를 형성한다. 더 큰 규모로 확장하기 위해 이 큐브들은 동적 광학 회로 스위치(OCS)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시스템이 최대 144개의 큐브를 9,216개의 칩으로 구성된 “슈퍼팟(superpod)”으로 연결할 수 있게 한다. 이 포드 규모의 아키텍처는 단지 크기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이는 42.5 FP8 엑사플롭스(ExaFLOPS)의 연산 능력과 1.77 페타바이트(Petabytes)의 공유 고대역폭 메모리(HBM) 접근을 제공한다.
구글이 무엇을 만들었는지 이해하려면, 먼저 개별적이고 분리된 제품이라는 개념을 버려야 한다. 진정한 연산의 단위는 더 이상 프로세서가 아니라 데이터센터 그 자체다. 구글의 7세대 텐서 처리 장치(TPU)인 아이언우드는 이 새로운 칩 9,216개를 상호 연결하는 단일하고 응집력 있는 슈퍼컴퓨터, 즉 “슈퍼팟”으로 존재한다. 이 거대한 아키텍처는 단순한 팬으로 냉각되지 않는다. 10메가와트(megawatt)의 전력 소모가 발생시키는 엄청난 폐열을 분산시키기 위해 필수적인 산업 규모의 “첨단 액체 냉각 솔루션”이라는 순환 시스템으로 냉각된다.
맥락을 짚어보자면, 10메가와트는 소도시 하나 또는 대형 산업 공장의 대략적인 전력 소비량이다. 이것이 바로 현대 인공지능의 순전한 “무차별 대입(brute force)” 규모다. AI는 미묘하고 추상적인 “클라우드”가 아니다. 그것은 ‘합성 지능(synthetic intelligence)’이라는 새로운 무형의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원자재(이 경우, 행성 규모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물리적이고 무거운 ‘중공업’이다. 9,216개 칩 구성의 아이언우드 포드는 이 산업의 새로운 엔진이며, 지금까지 상상할 수 없었던 규모로 생각한다는 단 하나의 목적을 위해 설계된 액체 냉각식 거대 괴수다.
이는 21세기 핵심 기술의 중심 갈등을 즉각적으로 드러낸다. 산업 전체로 확장될 경우, 이러한 수준의 에너지 소비는 본질적으로 지속 불가능하다. 이 10메가와트 포드는 기술적 경이로움인 동시에, 심각한 환경적 ‘부채’다. AI 이야기의 나머지 부분은 이 단 하나의 근본적인 사실과 씨름하려는 시도다.
추론의 시대 (The Age of Inference)
지난 10년간 AI의 주요 도전 과제는 “훈련(training)”이었다. 이는 모델에게 언어, 논리, 추론을 “학습”시키기 위해 인터넷 전체를 공급하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그 시대는 저물고 있다. 새로운 격전지는 “추론의 시대(age of inference)”다. 즉, 모델이 훈련을 마친 후 수행하는 지속적이고, 대용량이며,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사고 과정이다.
AI가 질문에 답하고, 이미지를 생성하거나, “선제적으로 데이터를 검색하고 생성”할 때마다, 그것은 추론을 수행하고 있다. 아이언우드는 구글 스스로 인정했듯이 “추론을 위해 특별히 설계된 첫 번째 가속기”다. 이는 중대한 시장 변화를 예고한다. 이제 전쟁은 가장 큰 모델을 구축하는 것뿐만 아니라, 구글의 제미니(Gemini)와 같은 차세대 “AI 에이전트(AI agents)”를 구동할 “대용량, 저지연 AI 추론 및 모델 서빙”을 효율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되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구글의 진정한 전략이 드러난다. 아이언우드는 판매용 제품이 아니라, 구글 “AI 하이퍼컴퓨터(AI Hypercomputer)”의 핵심 구성 요소다. 이것은 단순한 하드웨어가 아니라, 하드웨어(아이언우드 TPU와 새로운 Arm 기반 Axion CPU)가 독점 소프트웨어 스택과 “공동 설계(co-designed)”된 수직 통합 시스템이다.
이 공동 설계 스택은 구글의 전략적 ‘해자(moat)’다. 개발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파이토치(PyTorch) 같은 오픈소스 프레임워크를 “즉시 사용 가능(out-of-the-box)”하도록 지원하지만, 이 스택은 본질적으로 구글 고유의 JAX 생태계에 최적화되어 있다.
- XLA (가속 선형 대수) 컴파일러는 JAX나 PyTorch 같은 프레임워크의 코드를 TPU 실리콘에서 직접 실행되는 초효율적인 명령어로 변환하는 핵심 번역기 역할을 한다.
- **GKE(구글 쿠버네티스 엔진)용 ‘클러스터 디렉터(Cluster Director)’**는 9,216개의 칩으로 구성된 슈퍼팟을 단일하고 탄력적인 유닛으로 관리할 수 있는 오케스트레이터 소프트웨어다. 지능형 스케줄링을 위한 토폴로지 인식, 대규모 클러스터 관리 간소화, 장애 복구 및 자가 치유 운영을 지원한다.
- 그리고 vLLM의 네이티브 지원은 “추론의 시대”에 모델을 서비스하는 데 필수적인 추론 처리량을 극대화한다. vLLM은 메모리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기술을 사용하며, 개발팀이 최소한의 변경만으로 GPU와 TPU 간에 워크로드를 전환할 수 있게 해준다.
지난 10년간 엔비디아(NVIDIA)의 지배력은 GPU뿐만 아니라 개발자들이 종속된 독점 소프트웨어 플랫폼 CUDA 덕분이었다. 구글의 AI 하이퍼컴퓨터는 이에 맞서는 ‘닫힌 정원(walled garden)’을 구축하려는 직접적인 시도다. 오직 자사의 스택을 사용하는 이들에게만 월등한 ‘달러당 성능’을 제공함으로써, 구글은 AI 경제의 근본적인 동력원이 되려 하고 있다. 구글은 자동차를 파는 것(엔비디아처럼)이 아니라, 그 자동차를 굴릴 전기를 파는 것을 목표로 한다.
킹메이커와 멀티 클라우드 전쟁
이 전략의 궁극적인 유효성 검증은 2025년 말에 이루어졌다. 오픈AI(OpenAI)의 주요 경쟁자인 앤트로픽(Anthropic)이 구글과의 파트너십을 역사적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하며, 새로운 아이언우드를 포함한 TPU 인프라를 “최대 100만 개”라는 엄청난 규모로 사용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이는 가벼운 투자가 아니다. 2026년까지 앤트로픽에 “1기가와트를 훌쩍 넘는 용량”을 제공하게 될 이 계약은 “수백억 달러” 규모다. 이 단 하나의 계약이 구글이 10년간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은 맞춤형 실리콘 전략의 정당성을 입증한다. 앤트로픽이 이 거대한 투자를 결정한 이유는 “가격 대비 성능과 효율성”이었으며, 이는 구글의 공동 설계된 수직 통합 스택이 엔비디아의 아성에 도전할 만한 강력한 경제적 대안임을 시사한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는 결정적인 반전이 있다. 바로 AI 산업의 진정한 권력 구도를 드러내는 지점이다. 앤트로픽은 구글에게만 속하지 않았다. 앤트로픽은 발표에서 아마존 웹 서비스(AWS)가 여전히 자사의 “핵심 훈련 파트너 및 클라우드 제공업체”임을 분명히 했다. 이 AWS 파트너십은 아마존 고유의 트레이니엄2(Trainium2) 가속기 수십만 개를 활용하는 거대 클러스터 “레이니어 프로젝트(Project Rainier)”를 기반으로 한다. 앤트로픽은 구글의 TPU, 아마존의 트레이니엄, 그리고 엔비디아의 GPU를 전략적으로 맞붙이는 “다각화된 접근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이는 우유부단함이 아니라, 영리한 생존 전략이다. 유출된 데이터에 따르면, 앤트로픽이 AWS에만 지출하는 컴퓨팅 비용이 매출의 88.9%에 달했다. AI 연구소의 존립 자체가 이 천문학적인 비용을 낮추는 데 달려있다. 이러한 입찰 전쟁을 강요함으로써, 앤트로픽은 자사 비즈니스에서 가장 비싼 부분인 컴퓨팅 자원을 30~50%의 막대한 할인을 받으며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구글과 아마존, 양쪽 모두와 공개적으로 파트너 관계를 맺음으로써 앤트로픽은 스스로를 ‘킹메이커(kingmaker)’로 만들었다. 이들은 클라우드 거인들을 가격 경쟁으로 내몰고, 자사의 ‘트로피’ AI 연구소라는 지위를 이용해 막대한 컴퓨팅 비용을 사실상 보조받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역학 관계는 시장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최종 승자는 가장 빠른 칩을 가진 자가 아니라, ‘컴퓨팅-전력-비용’의 최상의 비율을 가진 자가 될 것이다. “와트당 성능(Performance-per-watt)”은 더 이상 단순한 환경 구호가 아니라, 산업 전체의 핵심적인 전략적, 경제적 전쟁터다.
새로운 실리콘 타이탄: 불안정한 과두체제
아이언우드의 등장은 엔비디아를 직접 겨냥하지만, 전장은 이미 붐빈다. AI 군비 경쟁은 이 새로운 골드러시의 “곡괭이”를 만들 자본과 기술 전문성을 갖춘 소수의 ‘실리콘 타이탄’들, 즉 새로운 과두체제(oligarchy)에 의해 치러지고 있다.
- 현존하는 왕 (NVIDIA): 엔비디아의 블랙웰(Blackwell) 세대 GPU인 B100과 B200, 그리고 그 이전 모델인 H100은 여전히 업계 표준이다. 이들의 지배력은 대부분의 AI 연구자들이 훈련받은 CUDA라는 깊은 소프트웨어 해자에 의해 보호된다.
- 도전자들 (하이퍼스케일러 & AMD):
- 아마존 (AWS): 클라우드 제공업체 중 가장 성숙한 맞춤형 실리콘 역량을 갖춘 AWS는 이중 칩 전략을 사용한다: 비용 효율적인 훈련을 위한 “트레이니엄(Trainium)”과 고속, 저비용 추론을 위한 “인퍼런시아(Inferentia)”. 이 전략은 AWS 뉴런(Neuron) SDK라는 소프트웨어 계층을 통해 파이토치와 텐서플로우 워크로드를 최적화한다.
- 마이크로소프트 (Azure): 핵심 파트너인 오픈AI의 막대한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챗GPT와 GPT-4의 워크로드에 맞춰 자체 “마이아 100(Maia 100)” AI 가속기를 개발했다. TSMC의 5nm 공정으로 제작된 가장 큰 프로세서 중 하나인 마이아 100은 500W-700W급 칩으로, 경쟁사들과 마찬가지로 자체 소프트웨어 스택과 공동 설계되었다.
- AMD: 엔비디아의 오랜 라이벌인 AMD는 인스팅트(Instinct) MI300X 가속기로 성능 면에서 직접 경쟁하며, 메모리 용량(192GB) 등 핵심 지표에서 차세대 칩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 기업 군비 경쟁은 세 가지 단순한 요인에 의해 주도된다:
- 비용: 엔비디아의 “70% 중반”에 달하는 이윤과 프리미엄 가격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자체 칩을 설계하는 것이다.
- 공급: 업계 전체의 발목을 잡았던 엔비디아 GPU의 만성적인 공급 부족으로부터 전략적 독립을 제공한다.
- 최적화: 구글이 추구하는 “와트당 성능”의 우위를 가능하게 한다. 즉, 특정 소프트웨어 및 클라우드 워크로드에 완벽하게 “공동 설계”된 칩이다.
클라우드 거인들은 엔비디아를 죽일 필요가 없다. 그저 충분히 좋은 자체 대안을 만들면 된다. 이는 시장을 ‘범용화(commoditizes)’하고 고객에게 선택권을 주며, 엔비디아에게 가격 인하 압력을 가함으로써 하이퍼스케일러들 자신의 막대한 설비 투자 비용 수십억 달러를 절약하게 해준다.
이러한 거대화의 규모는 상상하기 어렵다. 구글,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를 포함한 주요 기술 대기업들은 이러한 데이터센터와 AI 하드웨어를 채우기 위해 단 1년 동안 무려 3,750억 달러를 지출할 예정이다. 이 새로운 시장의 진입 장벽은 천문학적이다. 이것은 민주화가 아니다. 이것은 권력의 집중이다. AI 혁명은 차고에서 만들어진 영리한 알고리즘이 아니라, 이 10메가와트짜리 뇌를 구축할 여력이 있는 5개의 거대 기업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2025년 AI 가속기 대전
Google Ironwood (TPU v7): 유형: ASIC. 최대 HBM (메모리): 192 GB HBM3e. 최대 메모리 대역폭: 7.4 TB/s. 핵심 스케일링 아키텍처: 9,216-칩 슈퍼팟 (9.6 Tb/s ICI). 주요 사용 사례: 추론 및 훈련.
NVIDIA Blackwell B200: 유형: GPU. 최대 HBM (메모리): 192 GB HBM3e. 최대 메모리 대역폭: 8 TB/s. 핵심 스케일링 아키텍처: NVLink 5 (1.8 TB/s). 주요 사용 사례: 범용 훈련 및 추론.
AMD Instinct MI300X: 유형: GPU. 최대 HBM (메모리): 192 GB HBM3. 최대 메모리 대역폭: 5.3 TB/s. 핵심 스케일링 아키텍처: 8-GPU 링(Ring). 주요 사용 사례: 범용 훈련 및 추론.
AWS Trainium / Inferentia 2: 유형: ASIC. 최대 HBM (메모리): (Trn) N/A / (Inf2) 32 GB HBM. 최대 메모리 대역폭: (Inf2) N/A. 핵심 스케일링 아키텍처: AWS Neuron SDK / 클러스터. 주요 사용 사례: 분리형: 훈련(Trn) / 추론(Inf).
Microsoft Maia 100: 유형: ASIC. 최대 HBM (메모리): 64 GB HBM2E. 최대 메모리 대역폭: N/A. 핵심 스케일링 아키텍처: 이더넷 기반 패브릭. 주요 사용 사례: 내부용 (OpenAI) 훈련 및 추론.
반도체 전쟁의 그림자
구글, 엔비디아, 아마존 간의 기업 전투는 훨씬 더 거대하고 중대한 갈등, 즉 미국과 중국 간의 지정학적 “반도체 전쟁(Chip War)”의 그림자 아래서 벌어지고 있다.
스마트폰에서부터 최첨단 군사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현대 세계 전체는 숨 막힐 정도로 취약한 공급망 위에 구축되어 있다. TSMC의 본거지인 대만의 “실리콘 방패(Silicon Shield)”는 “전 세계 최첨단 반도체의 약 90%”를 생산한다. “핵심 지정학적 발화점”인 대만 해협에 생산이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은 세계 경제의 가장 큰 단일 취약점이다.
최근 몇 년간 미국은 이러한 의존성을 무기화하여, 중국의 기술적, 군사적 부상을 늦추기 위해 “전면적인 수출 통제”를 단행했다. 이에 맞서 중국은 “반도체 자급자족”을 위한 필사적인 탐색 속에서 “군민 융합 전략”을 가속화하며 “반도체 굴기(崛起)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이러한 탐색은 화웨이(Huawei)와 같이 국가가 주도하는 기업들을 통해 구체화된다. 어센드(Ascend) 910C와 같은 토종 AI 칩 개발 노력은 중국 내 엔비디아의 아성에 직접적인 도전이 되고 있다. 이러한 수직 통합은 중국의 “군민 융합 전략”과 결합되어, 서방 동맹국들이 중국 공급망의 어느 부분과 협력하는 것이 안전한지 식별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러한 글로벌 불안정성은 빅테크 기업들에게 실존적 위험을 초래한다. 대만에서의 군사적 충돌은 AI 산업을 하룻밤 사이에 중단시킬 수 있다. 만성적인 엔비디아 공급 부족은 공급망 대재앙에 비하면 사소한 불편함에 불과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구글의 아이언우드는 경쟁 제품 그 이상이다. 그것은 “기업 주권(corporate sovereignty)” 행위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업들은 자신들만의 맞춤형 실리콘을 설계함으로써 “공급망 위험을 완화”하고 “제3자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인다”. 그들은 지적 재산권을 소유한다. 더 이상 단일 기업(엔비디아)이나 단일 취약 지역(대만)에 의존하지 않는다. 제조 파트너를 다각화하여 지정학적 충격 속에서도 비즈니스 모델이 생존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기업 간의 군비 경쟁과 지정학적 군비 경쟁은 이제 동전의 양면이다. 구글과 아마존의 막대한 투자는 사실상 미국의 산업 정책을 이행하고 있다. 그들은 서방 동맹 기술 영역(“칩4(Chip 4)” 동맹)의 산업적 중추를 만들고 있으며, 화웨이의 어센드 910C와 같은 중국의 토종 솔루션이 필사적으로 좁히려는 “기술적 격차”를 확고히 하고 있다.
견딜 수 없는 연산의 무게
이는 우리를 다시 10메가와트 포드 문제로 되돌린다. 기업 및 지정학적 야망에 의해 촉발된 AI 군비 경쟁은 이제 그 자체의 물리적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무차별 대입” 방식 확장의 환경적 대가는 엄청나다.
앤트로픽이 구글 TPU를 사용하기로 한 계약은 “1기가와트가 넘는” 전력에 해당한다. 이는 100개의 아이언우드 포드가 동시에 가동되거나, 대규모 원자력 발전소 하나의 전체 생산량이 단일 기업에 헌정되는 것과 맞먹는다. 그리고 그 기업은 수많은 기업 중 하나일 뿐이다.
단 하나의 “생각”이 남기는 탄소 발자국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명확해지고 있다.
- 하나의 대형 AI 모델을 훈련시키는 데 626,000파운드(약 284,000kg) 이상의 CO2가 배출될 수 있으며, 이는 “미국 자동차 5대의 평생 배출량과 거의 맞먹는다”.
- 챗GPT 같은 AI에 한 번 질문하는 것은 “일반적인 구글 검색보다 약 100배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 생성형 AI 산업의 총 에너지 발자국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미 “저소득 국가 하나의 에너지 발자국과 맞먹는다”.
에너지뿐만이 아니다. 데이터센터는 더 한정된 자원인 물을 “집어삼키고” 있다. 그들은 “냉각을 위해 막대한 양의 물”을 필요로 하며, 종종 이미 물 부족에 시달리는 지역의 자원에 엄청난 부담을 준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평균적인 데이터센터는 이미 에너지 1킬로와트시(kWh)당 1.7리터의 물을 사용한다.
구글을 포함한 업계는 “효율성” 개선을 자랑하며 이 위기를 외면하려 한다. 구글은 아이언우드가 “2018년 1세대 클라우드 TPU보다 거의 30배 더 전력 효율적”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것은 교묘한 속임수다. 이는 ‘제본스의 역설(Jevons Paradox)’의 명백한 예시다. 즉, 바람직한 자원에 적용된 기술적 효율성 증가는 소비를 줄이지 않는다. 오히려 그 자원을 더 저렴하고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들어 소비를 증가시킨다.
아이언우드의 효율성은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가속화한다. 이는 더 큰 모델을 구축하고 더 많은 쿼리를 처리하는 것을 경제적, 기술적으로 가능하게 만들어 총 에너지 소비를 계속해서 끌어올린다. “안전과 윤리보다 속도를 우선시하는” 업계의 경쟁 – 구글 제미니(Gemini)의 편향된 결과물과 같이 이미 기록된 실패로 이어진 서두름 – 은 환경 파괴를 대차대조표에 잡히지 않는 거대한 ‘외부효과(externality)’로 남기며, 행성 규모의 윤리적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이 윤리적 위기는 AI 시스템이 인간의 편견을 내재하고 증폭시키며, 인권을 위협하고, 허위 정보를 통해 여론을 조작할 수 있는 잠재력에서 비롯된다. 미국 정부회계감사원(GAO)은 모니터링에도 불구하고, 성급하게 시장에 출시된 시스템들은 사실과 다르거나 편향된 콘텐츠를 생성하는 공격에 여전히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신속한 배포라는 기업의 목표가 안전 프로토콜을 압도하는 이러한 “군비 경쟁” 역학은 혁신과 책임감 사이에 근본적인 긴장을 야기한다.
결어: 하늘의 선캐처(Suncatcher)
구글의 엔지니어들도 이 역설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들은 에너지 소비 그래프를 보고 있다. 그들은 AI의 “무차별 대입” 방식 확장이 지구상에서는 한계에 부딪힌다는 것을 이해한다. 그들이 제안한 해결책은 업계 전체를 관통하는 완벽하고도 초현실적인 은유다.
그것은 “프로젝트 선캐처(Project Suncatcher)”라는 이름의 “장기적인 문샷(moonshot) 연구”다.
그 계획은 AI 데이터센터를 우주로 발사하는 것이다. 구글의 TPU를 탑재하고 “자유 공간 광학 링크”로 연결된 이 “태양광 동력의 소형 위성 편대”는 “여명-황혼 태양동기 저궤도(dawn-dusk sun-synchronous low-earth orbit)”에 배치될 것이다. 그곳에서 그들은 “거의 끊임없는 태양광”을 받아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물 없이 냉각할 수 있는 우주의 진공이라는 해결책을 얻게 된다.
이것은 공상과학이 아니다. 구글은 이미 저궤도 방사선을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입자 가속기에서 자사의 트릴리움(Trillium) 세대 TPU를 테스트했으며, 칩은 “손상 없이 생존했다”고 밝혔다. 플래닛 랩스(Planet Labs)와의 협력 하에 2027년 초 프로토타입 위성 발사가 계획되어 있다.
프로젝트 선캐처는 지상에서의 실패를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는 업계가 선택한 길, 즉 아이언우드와 같은 10메가와트짜리 뇌로 구동되는 길이 지구라는 행성에서는 지속 불가능하다는 고백이다. 구글 자신의 말처럼,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지상 자원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들의 로드맵이 초래할 “환경적 부담”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기술적 숭고함(technological sublime)의 궁극적인 표현이다. 신과 같은 지능을 향한 AI 군비 경쟁은, 우리 자신의 호기심이 요구하는 연산 비용이 너무나 거대해져서 그것을 감당하기 위해 말 그대로 우리 행성을 탈출해야만 하는 미래를 만들고 있다. 아이언우드 칩은 엔진이다. 하이퍼컴퓨터는 공장이다. 반도체 전쟁은 그림자다. 그리고 프로젝트 선캐처는 그 비상 탈출구다. 절박하고, 기발하며, 무섭도록 논리적인 공허 속으로의 도약이다.
하지만 이 논리에도 심각한 기술적, 경제적 난관이 없는 것은 아니다. 회의론자들은 우주가 냉각을 위한 마법 같은 해결책이 아니며, “현존하는 최고의 단열재”라고 재빨리 지적한다. 우주 기반 데이터센터는 수동적으로 냉각되지 않으며, 태양광 패널 크기에 버금가는 거대하고 복잡한 방열판(radiator)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이 시스템들은 막대한 유지보수 비용과 프로세서를 파괴하는 끊임없는 방사선 폭격을 감당해야 한다. 이는 이 “비상 탈출구”를 진정으로 천문학적인 규모의 도박으로 만드는 장애물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