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The Machine》: 끝내 리듬을 찾지 못하는 어색한 장르 혼합

Veronica Loop
Google에서 추가하기

The Machine은 혼란스러운 야외 파티 장면으로 막을 연다. 버트 크라이셔(Bert Kreischer)는 자신을 연기하며, 소원해진 아버지 알버트(마크 해밀, Mark Hamill)와 어색하게 재회한다. 두 사람 사이의 긴장감은 과거사 때문만이 아니다. 크라이셔가 연기하는 인물은 눈에 띄게 취한 채, 차라리 어디든 다른 곳에 있고 싶다는 듯 버벅거리며 재회 자리를 버틴다. 코미디와 범죄극 사이에서 불안하게 흔들리는 영화의 분위기를 단번에 보여주는 장면이다. 영화는 끝내 중심을 잡지 못한 채 장르 사이를 오간다.

피터 아텐시오가 크라이셔의 스탠드업 코미디를 영화로 옮긴 이 작품은 엉성한 조합이다. 술에 절었던 코미디언의 과거에 마피아의 복수극을 억지로 엮었다. 도난당한 회중시계가 복수의 불씨가 되고, 버트가 러시아에서 자신의 과거 행적을 되짚게 된다는 설정에는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The Machine은 이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한다. 우선 구조부터 삐걱댄다. 버트의 거칠었던 대학 시절을 담은 회상 장면이 현재의 이야기를 끊어놓아, 지금 벌어지는 일에 몰입하기 어렵다. 복수심에 불타는 마피아 조직원 이디나(이바 바비치)가 버트와 알버트를 납치하면 긴장감이 고조돼야 하지만, 젊은 버트(지미 타트로)에게 끊임없이 화면을 넘기면서 위기감은 희석된다.

The Machine이 가장 크게 흔들리는 지점은 톤이다. 이 영화는 요란한 코미디이자 액션 스릴러이며, 진한 부자 드라마이기도 하려 한다. 하지만 어느 한 장르에도 제대로 발을 들이지 못한 탓에 각각의 요소가 모두 미완성으로 남는다. 액션 장면은 가끔 활기를 띠고, 특히 총격과 격투를 결합한 건푸 장면에서 바비치의 몸놀림이 돋보인다. 그러나 흔한 액션 장면을 넘어설 만큼 정교하거나 참신하지는 않다. 크라이셔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코미디 장면도 스크린에서는 좀처럼 웃음을 끌어내지 못한다. 스탠드업 코미디언을 클라이맥스의 대규모 격투 장면에 투입하려면 정말 웃겨야 하는데, The Machine은 그렇지 않다.

크라이셔의 연기는 영화의 가장 큰 약점이다. 스탠드업 무대에서는 타고난 매력이 빛나지만, 여기서는 그 에너지를 극적인 역할로 옮기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버트는 미워할 수 없는 사고뭉치여야 하지만, 크라이셔의 연기는 종종 밋밋하다. 인물을 온전히 체화하기보다 아직 대사를 다듬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알버트 역의 해밀은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이며 괴짜 같은 인물에 깊이를 더한다. 그래도 캐릭터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느낌은 남는다. 영화의 감정적 중심이 되어야 할 부자 관계는 복잡하게 꼬인 줄거리와 일관성 없는 톤에 가려진다.

사운드 디자인과 음악은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으려 한다. 하지만 이런 시도도 들쭉날쭉한 전개를 만회하지는 못한다. Green Day의 When I Come Around, Electric Light Orchestra의 Mr. Blue Sky 같은 곡을 담은 사운드트랙은 향수를 자극하려 하지만, 이야기의 일부라기보다 뒤늦게 덧붙인 것처럼 들리는 경우가 많다.

아텐시오와 크라이셔가 그린 그림은 분명하다. 범죄 스릴러의 틀에 구원과 속죄를 다룬 코미디를 담으려는 것이다. 하지만 결과물에는 일관성이 부족하다. The Machine은 버트 크라이셔의 스탠드업만큼 웃기지도 않고, 고전 액션 코미디의 짜릿함을 선사하지도 않는다. 어느 한쪽에도 온전히 기대지 못한 채 두 정체성 사이에 갇힌 영화처럼 느껴진다.

러시아를 배경으로 한 설정은 시각적으로 흥미로운 구석이 있다. 특히 모스크바와 주변 풍경을 담은 장면들이 그렇다. 버트의 미국 생활과 러시아에서 보낸 과거가 대비되는 모습은 시선을 끌지만, 이런 장면은 너무 드물게 등장한다. 촬영은 무난하지만, 액션 장면이나 코미디가 강한 인상을 남기도록 뒷받침할 만한 개성은 부족하다.

조연진은 영화에 부족한 활기를 조금이나마 보탠다. 버트의 아내 리앤 역을 맡은 스테파니 커츠바는 안정적인 연기로 이야기에 감정의 무게를 더한다. 이고르 역의 니콜라 주리치코와 스펀지 역의 마틴 포드는 웃음을 주는 순간들을 만들어내지만, 두 인물 모두 충분히 입체적으로 그려지지 않아 오래 기억에 남을 여지가 적다.

주제 면에서 The Machine은 구원과 과거 행동의 대가를 다룬다. 무모했던 청년 버트가 책임감 있는 어른으로 변해가는 여정은 매력적인 이야기의 축이 될 수 있지만, 파편적인 구성 탓에 영화는 이 주제를 충분히 파고들지 못한다. 마피아의 복수극은 부분적으로 흥미롭지만, 이야기의 감정적 중심과는 따로 논다.

결국 The Machine은 너무 많은 것을 하려다 어느 하나도 제대로 해내지 못한 영화다. 생기 없이 엉성한 이 작품은 버트 크라이셔의 열성 팬만을 위한 영화에 그치며, 손쓸 수 없을 만큼 망가져 있다.

출연진

사진: The Movie Database (TMDB)

태그: , , , , ,

Google에서 추가하기

토론

댓글 0개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