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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 티에리, 「피아니스트의 전설」 속 이름 없는 소녀에서 칸의 두 영화까지

Penelope H. Fr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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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 티에리
멜라니 티에리
Photo: Georges Biard / CC BY-SA 4.0, via Wikimedia Commons
출생1981년 7월 17일
Saint-Germain-en-Laye, France
직업배우
대표작피아니스트의 전설, 맨 오브 마스크, Da 5 블러드
수상세자르상 · 2 Swann d'Or for Best Actress, Cabourg Film Festival · Valois for Best Actress, Angoulême Francophone Film Festival · Best Actress, Saint-Jean-de-Luz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주세페 토르나토레의 영화로 처음 국제 무대에 얼굴을 알렸을 때, 멜라니 티에리에게는 이름이 없었다. 엔딩 크레딧에는 ‘소녀’라고만 적혀 있다. 배에서 내리지 않을 피아니스트가 둥근 창 너머로 바라보는 얼굴, 영화는 그저 시선의 대상이 되는 것 외에는 그녀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그건 그녀가 걸어온 길을 솔직하게 비춘 장면이기도 했다. 배우가 되기 전 모델로 활동했고, 스크린에 처음 등장한 10년 동안에도 종종 그런 방식으로 소비됐기 때문이다. 이후의 변화는 더디게 찾아왔다. 그녀의 명성을 쌓아 올린 배역들은 오히려 얼굴을 지우는 역할이었다. 추방당한 남편을 말없이 기다리는 작가, 점령하의 우크라이나에서 유대인 소년을 숨겨주고 우크라이나어로 말하는 여성, 거의 한마디도 하지 않는 지방 출신의 아내. 사람들의 시선이 그저 바라보는 데서 멈춘 뒤 배우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그녀의 경력은 그 질문에 오랜 시간 답해온 여정이다.

레스토랑 업계 영업사원과 약국 보조원의 딸로 태어난 티에리는 자신이 태어난 도시 생제르맹앙레에서 몇 킬로미터 떨어진 사르트루빌에서 자랐다. 열세 살 때부터 광고와 TV 영화에 출연했고, 이어 모델 활동을 시작했다. 에르메스 캠페인에 참여했고, 보그 이탈리아에서는 파올로 로베르시와 피터 린드버그의 카메라 앞에 섰으며, 이브 생로랑의 향수 Opium 캠페인에도 등장했다.

첫 장편 영화 주연은 파트리크 팀시트의 풍자극 Quasimodo d’El Paris에서 맡은 에스메랄다 역이었다. 영화는 티에리가 열여덟 살이 되기 넉 달 전인 1999년 3월 극장에 걸렸다. 그녀는 1981년 7월 17일 태어났다. 그보다 조금 앞서 촬영한 토르나토레의 영화 피아니스트의 전설에서는 팀 로스의 상대역을 맡았다. 다른 가능성을 처음 보여준 작품은 샤이엔 카롱이 연출한 2005년 스릴러 Écorchés였다. 이 작품으로 생장드뤼즈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듬해 마이웬은 Pardonnez-moi에 그녀를 캐스팅했고, 무대에서는 아망다 스테르스의 Le Vieux Juif blonde에서 주연을 맡았다.

이후에는 대작 영화로의 우회로가 이어졌다. 2008년에는 모리스 G. 당텍의 소설을 각색한 마티외 카소비츠의 바빌론 A.D.에서 빈 디젤의 상대역으로 출연했다. 감독과 주연 배우 사이의 갈등이 공개적으로 불거지며 개봉 과정에 잡음이 일었고, 평단과 흥행 모두에서 실패한 작품이었다. 같은 해 제롬 살의 라르고 윈치는 예상 밖의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진정한 주목을 안겨준 작품은 규모가 더 작았다. 중독 치료 시설을 배경으로 한 필리프 고도의 드라마 Le Dernier pour la route에서 프랑수아 클뤼제의 상대역인 젊은 환자를 연기했고, 그해 2010년 2월 세자르상 신인여우상을 받았다. 이어 베르트랑 타베르니에는 그녀에게 La Princesse de Montpensier의 타이틀 롤을 맡겼고, 이 작품은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그다음 10년 동안 그녀는 프랑스 작가주의 영화와 국제적인 앙상블 영화 사이를 오갔다. 테리 길리엄의 제로법칙의 비밀에 출연했고, 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아의 어 퍼펙트 데이에서는 베니시오 델 토로와 호흡을 맞췄다. 스테파니 디 주스토의 더 댄서와 알베르 뒤퐁텔의 맨 오브 마스크에서 조연을 맡아 세자르상 후보에 두 차례 올랐다. 그녀의 연기 경력을 새롭게 규정한 협업은 에마뉘엘 팽키엘과의 작업이었다. Je ne suis pas un salaud에 이어 팽키엘은 La Douleur에서 마르그리트 뒤라스 역을 맡겼다. 수용소로 끌려간 로베르 앙텔므가 돌아오기를, 점령기와 해방 직후의 파리에서 기다리는 작가였다. 정적인 연기와 뒤라스의 산문을 읽는 목소리로 완성한 이 연기는 세자르상 여우주연상 첫 후보 지명과 카부르 영화제 스완도르 여우주연상으로 이어졌다.

같은 필모그래피를 조금 덜 호의적으로 읽는 방법도 있다. La Douleur가 있는가 하면, 2012년 감옥에 갇힌 젊은 엄마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Ombline도 있다. 티에리는 타이틀 롤을 맡았지만 작품을 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당시 주연을 맡은 다른 작품들 역시 뚜렷한 흔적을 남기지 못했다. 바빌론 A.D.가 열어줄 것으로 기대했던 할리우드 진출의 문은 대부분 닫혀 있었고, 이후 영어권 작품에서도 앙상블 출연이나 주연에 이은 배역을 맡는 데 그쳤다. 신인 시절 그녀에게 상을 안겼던 세자르상 아카데미는 이후 네 차례나 후보에 올렸지만, 또 다른 트로피를 주지는 않았다. 프랑스 영화계에서 그녀의 입지는 탄탄하지만, 관객이 먼저 다가가야 하는 영화들 속에서 한 배역씩 차근차근 쌓아 올린 결과다.

그래도 2020년대 들어 그녀를 만나는 관객층은 넓어졌다. 스파이크 리의 Da 5 블러드에서는 베트남에서 지뢰 제거 단체를 운영하는 프랑스인 에디 부비에를 연기했다. 에리크 톨레다노와 올리비에 나카슈가 만든 Arte 시리즈 En thérapie에서는 상담자에게 사랑에 빠지는 월요일의 내담자 아리안을 맡았다. 상담자는 프레데리크 피에로가 연기했다. 위탁모가 자신이 키운 소년을 돌려보내야 하는 이야기를 그린 파비앵 고르자르의 La Vraie Famille는 앙굴렘 영화제에서 티에리에게 여우주연상 발루아를 안겼다. 팽키엘은 아하론 아펠펠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La Chambre de Mariana에서 그녀와 다시 작업했다. 전쟁 중 매춘업소에 유대인 소년을 숨겨주는 성매매 여성을 연기한 작품이다. 배역을 위해 우크라이나어를 배웠고, 그 결과 2026년 세자르상과 뤼미에르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모두 올랐다. 세자르상은 레아 드뤼케르에게 돌아갔는데, 그는 석 달 뒤 칸영화제에서 티에리와 함께 출연하게 된다. 니콜라 마티외의 소설을 각색한 알렉스 뤼츠의 Connemara는 2025년 칸영화제에 초청됐다. 티에리는 파리에서 번아웃을 겪고 보주로 돌아가는 여성을 연기했다.

올해 그녀는 거의 어디에나 모습을 드러냈다. 4월에는 다비드 루의 La Femme de가 공개됐다. 로렌의 부유한 산업가의 아내 마리안을 연기한 작품이다. 티에리는 Numéro와의 인터뷰에서 봉쇄 기간 중이던 거의 6년 전에 이 프로젝트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거의 말을 하지 않는 인물을 연기하는 건 굉장히 힘든 작업이었어요. 모든 것을 다른 방식으로 드러내야 하니까요.” 같은 달에는 하이메 로살레스의 Morlaix가 프랑스 극장에서 개봉했다. 티에리는 성인이 된 그웬을 연기했다. 5월에는 고르자르와 다시 만나 코미디 C’est quoi l’amour ?를 선보였다. 칸영화제에서는 두 편의 영화로 관객을 만났다. 샤를린 부르주아-타케의 La Vie d’une femme는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티에리는 드뤼케르가 연기한 외과의사를 뒤쫓는 소설가 프리다 역을 맡았다. 감독주간에 초청된 라두 주데의 프랑스어 장편 데뷔작 Le Journal d’une femme de chambre에서는 보르도에 사는 루마니아인 가정부의 고용주를 연기했다. 이 인물의 이름은 마르그리트 도나디외로,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태어날 때 받은 이름이다. 6월에는 카부르 영화제가 단 한 작품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필모그래피 전체를 두고 그녀에게 스완도르 여우주연상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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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에리는 2002년부터 가수 라파엘과 교제해왔다. 두 사람은 2022년 6월 결혼했고 아들 셋을 두고 있다. 2017년에는 라파엘의 앨범 Anticyclone에 수록된 ‘La question est why’를 함께 불렀다. 2025년 1월에는 레지옹 도뇌르 훈장 수훈자로 선정됐다.

앞으로의 일정도 이미 잡혀 있다. Le Journal d’une femme de chambre는 10월 28일 프랑스 극장에서 개봉한다. 1943년 벨기에 레지스탕스가 점령당한 신문 르 수아르의 패러디판을 인쇄한 사건을 다룬 미카엘 R. 로스캄의 Le Faux Soir는 토론토에서 처음 공개된 뒤 산세바스티안 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됐으며, 2027년 1월 27일 프랑스에서 개봉한다. 월리스 스테그너의 작품을 1970년대 노르망디 배경으로 옮긴 카린 타르디외의 La vie obstinée는 올여름 브누아 마지멜, 레아 드뤼케르와 함께 촬영했다. 이름 없는 소녀는 이제 많은 말을 하지 않고도 모든 것을 표현해야 하는 인물을 맡길 때 감독들이 찾는 배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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