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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그로키피디아, 5개월 ‘조용한 동결’ 끝에 책장 디자인으로 새단장

Adrian Kess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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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Elon Musk)는 그로키피디아를 그저 또 하나의 웹사이트로 소개하지 않았다. 위키피디아를 크게 개선한 서비스라고 했고, 그의 표현을 빌리면 “우주를 이해하려는 xAI의 목표를 향한 필수 단계”라고 강조했다. 이 프로젝트의 최신 소식은 한층 보기 좋아진 홈페이지다. 하지만 관련 소식마다 이름이 빠지지 않는 당사자는 이번 변화를 직접 알리지 않았다.

이번 업데이트로 로고가 바뀌고 첫 화면은 도서관처럼 꾸며졌다. 주요 문서는 회전시켜 볼 수 있는 디지털 책으로 표시되고, 많이 읽힌 항목은 책등이 늘어선 스크롤형 서가에 배치되며, 최신 수정 내역을 보여주는 추적기도 생겼다. 몇 달 만에 가장 눈에 띄는 변화지만, 정작 중요한 변화는 아니다. 백과사전의 성패는 오류를 바로잡는 시스템에 달려 있다. 그런데 올해 대부분의 기간 동안 창립자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이 그 시스템은 멈춰 있었다.

SpaceXAI 디자인 총괄 벤지 테일러(Benji Taylor)는 v0.3 출시를 “새롭게 단장한 그로키피디아”라고 소개했다. 이번 변화를 처음 보도한 The Verge에 따르면, 문서 페이지는 핵심 사실 표가 더 깔끔해지고 줄 간격이 좁아진 것 외에는 대체로 그대로였다. 이전 홈페이지는 로고와 검색창이 전부나 다름없었다. SpaceXAI는 논평을 요청한 매체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새 서가가 가리는 것은 5개월간의 침묵이다. 연구자 르네 디레스타(Renée DiResta)와 로널드 로버트슨(Ronald Robertson)은 8월 Lawfare에 기고한 글에서 그로키피디아의 편집 절차가 4월 24일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수정 제안 22만5,496건이 달린 문서 3만4,519개를 살펴본 결과, 앞선 3개월 동안 승인되거나 거부된 수정이 하나도 없었고 제안 1만3,002건은 “검토 중” 상태에 묶여 있었다고 전했다. 3월 중순의 대규모 재작성으로 기존 수정 내역의 연결 지점이 이미 망가진 탓에, 승인됐던 수정도 “강조 표시된 부분을 찾을 수 없음”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거부된 것으로 표시되기 시작했다. 회사도 머스크도 이 상황을 알리지 않았다. Lawfare가 확인한 바로는 머스크가 그로키피디아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마지막 시점은 2월이었다.

눈여겨볼 대목은 그 이후의 흐름이다. 그로키피디아는 머스크가 “Wokipedia”라고 조롱해 온 위키피디아에 맞서 내놓은 그의 개인적 대안이었다. 그는 서비스가 충분히 나아지면 이름을 Encyclopedia Galactica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그사이 기반이 흔들렸다. SpaceX는 2월에 전량 주식 교환 방식으로 xAI를 흡수했고, 전직 스타링크 임원 마이클 니콜스(Michael Nicolls)는 4월 AI 사업부 대표가 됐으며, 이 사업부는 7월 SpaceXAI로 이름을 바꿨다. 편집 중단은 니콜스가 자리를 맡은 지 2주 뒤 시작됐다. 두 사건이 서로 관련 있다는 주장은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았고, 보도된 자료만으로도 이를 확인할 수 없다. 확인되는 사실은 그보다 제한적이지만 외면하기 어렵다. 머스크가 사명으로 내세운 백과사전은 그의 AI 회사가 재편되는 동안 멈춰 섰고, 공개된 기록으로 볼 때 그는 아무 말 없이 그 상태를 방치했다.

편집 중단은 그로키피디아 내부의 문제에 그치지 않았다. 스스로 오류를 바로잡지 않는 백과사전은 제자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오류가 그 자리에 굳어 간다. Lawfare는 ChatGPT와 Google의 AI Mode를 포함한 AI 시스템에서 그로키피디아를 인용한 사례가 약 35만6,000건에 달하고, 6월 한 달에만 방문자가 670만 명이었다고 집계했다. 대기열에 남은 수정 하나하나는 계속 제공되는 부정확하거나 오래된 정보였고, 다른 기계들로 전달되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 사이트 겉모습은 전과 다를 바 없었다.

이 과정에 참여한 사람들의 규모는 처음부터 크지 않았다. Lawfare에 따르면 파워 유저 13명이 전체 사용자 편집 요청의 42.6%를 제출했고, 가장 활발하게 참여한 이용자는 수정 요청을 8,000건 넘게 냈다. 컬럼비아대학교 Tow Center는 2025년 12월 기준으로 AI가 생성한 제안이 전체 수정 제안의 75%를 이미 넘어섰다고 밝혔다. 소수의 자원봉사자들이 계속 제안을 보내고 있었지만, 시스템은 몇 달 동안 조용히 응답을 멈춘 상태였다.

그로키피디아는 2025년 10월 말 위키피디아 문서를 복제한 페이지들로 서비스를 시작했고, 한 달 뒤 v0.2를 내놓았다. 현재 문서 수는 600만 건을 넘는다. 독자는 문서의 수정을 요청할 수 있지만 직접 편집할 수는 없다. 편집은 9월 말 다시 시작됐고, 이는 새 디자인이 공개되기 직전이었다.

책장 디자인 아래 묻힌 진짜 소식은 편집 작업이 재개됐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재개가 계속 이어질지는 디자인이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다. 밀린 수정 요청이 얼마나 빨리 처리되는지, 3월에 뒤엉킨 결정들이 복구되는지, 다음번에 편집 절차가 중단될 때 기여자들에게 누군가 알릴지가 관건이다.

새 홈페이지에는 최신 수정 내역을 보여주는 추적기가 있다. 만약 봄에도 이 기능이 있었다면, 한때 우주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머스크가 약속했던 이 사이트에서 4월 말부터 9월 말까지 새로운 수정이 하나도 없었다는 사실을 보여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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