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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제임스 본드 찾기, 젊은 무명 노렸지만 최종 후보 셋은 모두 36세

Molly Se-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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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제임스 본드 찾기는 젊음을 약속하며 시작됐다. 보도에 따르면 드니 빌뇌브(Denis Villeneuve) 감독이 원한 것은 새 얼굴, 무명 배우, 턱시도를 입은 채 나이 들어갈 만큼 젊은 남자였다. 지금 런던에서 최종 스크린 테스트를 치르는 후보 명단은 그 구상과 전혀 닮지 않았다. Deadline이 이름을 밝힌 잭 로던(Jack Lowden), 캘럼 터너(Callum Turner), 조시 오코너(Josh O’Connor) 세 배우는 같은 해에 몇 달 간격으로 태어났고, 저마다 십 년 넘게 호평받는 영화와 드라마로 경력을 쌓아 왔다.

주문서가 어긋난 것처럼 보인다. 실은 절차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Amazon MGM Studios는 젊은 무명 배우라는 계획을 지난번에 통했던 공식으로 조용히 바꿔 놓았다. 배역을 감당할 만큼 연륜을 쌓은 삼십 대 후반의 배우다. 그리고 그 판단은 옳다. 본드는 소년이 그 안에서 자라는 배역이 아니다. 어른이 된 남자가 시간을 들여 몸에 맞춰 가는 배역이다. 프로듀서 에이미 파스칼(Amy Pascal)의 표현을 빌리면, 차기 본드의 ‘정말 다른’ 무언가는 빌뇌브와 각본가 스티븐 나이트(Steven Knight)에게서 나와야 한다. 주연 배우의 출생증명서에서 나올 일이 아니다.

도박사가 아닌 사람이 왜 이 문제에 신경 써야 할까. 디너재킷을 입은 남자의 나이가 앞으로 10년 동안 이 시리즈가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를 정하기 때문이다. 20대 본드라면 미숙함을 중심에 둔 리부트, 아직 일을 배우는 스파이의 이야기가 된다. 40세에 가까운 본드는 이미 과거를 지닌 남자다. 관객이 이 인물의 스크린 역사 대부분에서 돈을 내고 본 것은 바로 그쪽이었다.

제임스 본드 찾기, ‘젊은 무명’에서 멀어지기까지

젊은 무명 배우라는 구상에는 기록이 남아 있다. 2025년 9월 Deadline은 빌뇌브의 방침이 ‘무명 배우’, 그것도 영국의 ‘새 얼굴’을 캐스팅하는 것이라고 보도했고, 뒤이은 보도들은 목표를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잡았다. 한 소식통은 이 매체에 누가 배역을 맡든 “맨손으로 순식간에 사람을 죽일 수 있을 것처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2026년 1월 Euronews는 그 논리를 이어받아 〈Euphoria〉의 스타로 당시 28세였던 제이콥 엘로디(Jacob Elordi)를 ‘역대 최연소 스파이’가 될 후보로 소개했다. Amazon이 더 젊은 배우를 원한다는 이전 보도와도 들어맞는다는 설명이었다.

BBC에 따르면 엘로디는 테스트를 치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Deadline 소식통에 따르면 최종 단계에 오른 것은 최소 4건의 테스트 제안이며, 그중 3건이 로던, 터너, 오코너에게 간 것으로 전해졌다. 네 번째 이름은 아직 새어 나오지 않았다. The Hollywood Reporter와 Variety는 로던과 터너만 거론했고, Variety는 두 사람이 “후보군에 들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BBC 보도에 따르면 테스트는 스턴트, 카메라 앞 존재감, 대사 연기의 세 부분으로 이뤄진다.

터너는 1990년 2월, 오코너는 같은 해 5월, 로던은 6월에 태어났다. 셋 다 36세다. 오래전부터 보도된 대로 2027년에 촬영이 시작되면 촬영장에서 37세 안팎이 된다. Deadline과 BBC의 보도대로 2028년에 개봉한다면 낙점된 배우는 개봉 시점에 38세 안팎이다. 대니얼 크레이그(Daniel Craig)는 2006년 11월 〈Casino Royale〉(국내 개봉명 ‘007 카지노 로얄’)이 개봉했을 때 38세였다. 게다가 명단에 무명 배우는 없다. 로던은 Apple TV의 〈Slow Horses〉에서 MI5 요원 리버 카트라이트를 연기하고 크리스토퍼 놀런(Christopher Nolan)의 〈Dunkirk〉(국내 개봉명 ‘덩케르크’)에도 출연했다. 터너는 Apple TV의 〈Masters of the Air〉에서 주연을 맡았다. 오코너는 〈The Crown〉에서 찰스 왕세자를 연기한 뒤 〈Challengers〉, 그리고 크레이그 본인과 호흡을 맞춘 〈Wake Up Dead Man: A Knives Out Mystery〉에서 주연을 맡았다.

역대 제임스 본드의 데뷔 나이가 말해 주는 것

이 배역의 역사는 ‘새 얼굴’ 논리가 인정하는 것보다 그 나이에 훨씬 너그럽다. 숀 코너리(Sean Connery)는 1962년 〈Dr. No〉가 개봉했을 때 32세였다. 로저 무어(Roger Moore)는 1973년 데뷔 당시 45세였고, 티머시 돌턴(Timothy Dalton)과 피어스 브로스넌(Pierce Brosnan)은 처음 스크린에서 본드를 연기할 때 둘 다 40세를 넘긴 뒤였다. 크레이그는 38세였다. 30세에 등장한 유일한 배우는 조지 레이전비(George Lazenby)였고, 그는 영화 한 편으로 끝났다.

지난번 캐스팅은 더 선명한 선례를 남겼다. 헨리 카빌(Henry Cavill)은 20년 전 마지막 선택이 자신과 크레이그 둘 사이에서 갈렸다고 말한 바 있다. “최종적으로는, 이건 제가 전해 들은 얘기인데, 결국 저와 대니얼 둘만 남았고, 제가 더 젊은 쪽이었다고 하더라고요.” BBC가 인용한 바에 따르면 카빌은 2022년 팟캐스트 Happy Sad Confused에서 이렇게 말했다. 제작진은 나이가 더 많은 쪽을 택했다. 당시 20대 초반이던 카빌은 “아마 그때는 준비가 안 돼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인물에게 나이는 중립적인 세부 사항이 아니다. 본드를 규정하는 것은 이미 해낸 임무와, 다음 임무로 짊어지고 가는 상실이다. 본드가 더블오 자격을 얻는 과정을 그린 〈Casino Royale〉조차 신참 역에 마흔을 바라보는 배우를 앉혔다. Deadline은 지난해 나이트가 새 이야기를 MI6 이전, 본드가 해군 장교였던 시절로 되돌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런 기원 이야기가 젊은 배우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번이 그것을 증명했다.

더 젊고 더 유명한 제임스 본드를 원하는 이유

젊음을 옹호하는 주장은 가볍지 않고, 그 가장 강한 형태는 시간에 관한 것이다. Amazon이 창작 주도권을 가져가기 전까지 시리즈를 제작해 온 바버라 브로콜리(Barbara Broccoli)는 2022년 Variety에 이렇게 말했다. “본드를 캐스팅하면 그건 10년, 12년짜리 약속이에요.” 그 계산대로라면 28세에 캐스팅된 배우는 영화 네다섯 편을 찍고도 끝날 때 여전히 40대 초반이다. 36세에 캐스팅된 배우는 50세를 넘겨 임기를 마치고, 스튜디오는 다음 후계 구도를 더 일찍 짜야 한다. BBC에 따르면 Amazon은 2021년 본드 배급권을 포함해 MGM을 85억 달러에 인수했다. 자기 시대의 첫 본드는 전 세계에서 통해야 하고, 세계적인 팬층을 지닌 젊은 이름은 보험처럼 보인다.

명단이 너무 좁다는 지적도 있다. World of Reel의 조던 루이미(Jordan Ruimy)는 2025년 10월 사정에 밝은 소식통에게서 Amazon이 조용히 엘로디를 밀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썼다. 또 마리나 하이드(Marina Hyde)가 5월 팟캐스트 The Rest Is Entertainment에서 여러 소식통이 이 호주 배우를 ‘폴 포지션’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쪽에서 보면 최종 3인은 안전한 선택이다. 같은 나이의 영국 배우 셋, 모두 호평받은 드라마와 영화제 출품작 경력을 지녔다. 파스칼이 ‘정말 다른’ 무언가를 원한다면, 이 명단으로 그걸 어떻게 해내느냐고 비판하는 쪽이 묻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제임스 본드의 시계는 생일이 아니라 개봉으로 간다

남은 시간을 근거로 한 주장은 본드 영화가 제때 나온다는 전제에 기대고 있다. 그런데 오랫동안 그렇지 않았다. 크레이그의 다섯 편은 〈Casino Royale〉부터 2021년 〈No Time to Die〉(국내 개봉명 ‘007 노 타임 투 다이’)까지 15년이 걸렸고, 그는 53세에 하차했다. 같은 속도라면 38세 신참도 거의 같은 나이에 임기를 마친다. 28세 배우는 끝에서 몇 년을 더 벌겠지만, 그 값은 처음에 치른다. 시리즈가 초반 몇 편을 어른 정장을 입은 소년을 납득시키는 데 써야 하기 때문이다.

스타를 원하는 주장에도 비용이 따른다. 스타는 배역이 덮어써야 할 대중적 이미지를 안고 온다. 이름이 나온 최종 후보 셋 중 세계 흥행을 이끄는 배우는 없다. 그래서 본드에게는 예전에 해 온 일을 다시 할 여지가 남는다. 배우의 명성을 빌리는 대신, 인정받는 배우를 세계적인 배우로 만드는 일이다. 명단이 좁다는 지적에 답하자면, 같은 나이의 세 남자를 가르는 것은 기질이고, 스턴트와 존재감과 대사로 짜인 스크린 테스트는 바로 그것을 찾아내도록 설계돼 있다.

세 사람은 서류상으로도 이미 다르게 읽힌다. 〈Slow Horses〉에서 로던과 함께 출연하는 게리 올드먼(Gary Oldman)은 9월 “본드의 레시피 가운데 하나는, 살짝 능청스러운 구석과 눈빛의 장난기가 있어야 한다는 건데, 잭 로던에게 그런 자질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로던을 ‘젊다’고도 했다. 이 일에서 36세라면, 젊은 게 맞다. 루이미는 오코너를 “여기서 가장 흥미로운 이름”이라 부르며 “블록버스터보다 작가주의 영화에 더 관심 있는” 배우라고 평했다. 2월 베를린영화제에서 소문에 대한 질문을 받은 터너는 기자들에게 “그 질문을 하기엔 너무 이르네요. 거기에 대해선 말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답했다.

파스칼 자신의 말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그는 8월 Deadline에 “우리는 정말, 정말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며 “대니얼 크레이그의 뒤를 잇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차근차근 진행되는 탐색은 대개 이번처럼 끝난다. 오랜 작업으로 이미 자기 역량을 보여 준 배우들 앞에서다.

차기 제임스 본드, 확인된 사실과 아직 추측인 것

확인된 사실부터 보자. Amazon MGM Studios는 아직 누구의 이름도 발표하지 않았다. 유일한 공식 입장은 5월에 나온 것으로, “차기 제임스 본드 찾기가 진행 중”이며 캐스팅 과정의 세부 사항에는 언급하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Deadline은 자신들이 밝힌 세 이름을 미확인으로 규정했고, 네 번째 후보는 이름이 공개되지 않았다. 그 배우가 훨씬 젊은 것으로 드러난다면 이 글이 설명한 흐름은 깨진다. Deadline은 최종 결정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다고도 전했지만, 파스칼은 연말을 “유력한 시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생년월일은 공개된 기록이다. 2027년 촬영과 2028년 개봉은 보도된 목표일 뿐, 발표된 일정이 아니다.

나머지는 MCM의 해석이다. 이 최종 명단의 나이는 의도된 선택이며, 타당한 선택이다. 빌뇌브는 새 얼굴을 원했다고 알려졌다. 그가 곧 얻게 될 것은 세월이 묻은 얼굴이고, 디너재킷은 늘 그런 얼굴에 더 잘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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