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화려한 추리극, 힘 빠지는 로맨스에 잠기다

Martin C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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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Love and Deep Water는 요시자와 료가 연기하는 스구루의 모습으로 막을 연다. 말끔한 흰색 집사 유니폼은 반짝이는 MSC Bellissima의 갑판과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카메라는 윤이 나는 목재 벽면과 크리스털 샹들리에, 저 멀리 끝없이 펼쳐진 에게해까지 호화로운 선내 시설을 천천히 훑는다. 다키 유스케 감독의 이 작품은 시각적으로 풍성한 도입부를 선보이며, 현대판 Murder on the Orient Express와 Love Actually를 결합한 로맨틱 코미디·미스터리를 꿈꾼다.

출발점은 단순하지만 기대를 품게 한다. MSC Bellissima에서 헌신적으로 일하는 집사 스구루 우부카타(요시자와 료)는 자신과 과거를 공유한다고 주장하는 수수께끼의 여성 치즈루 반자쿠(미야자키 아오이)를 만난다. 두 사람이 우연히 마주친 때 배 안에서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이 뜻밖의 한 쌍은 개성 강한 승객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추리극에 휘말린다. 영화의 강점은 미술에 있다. 금빛으로 장식된 복도와 웅장한 연회 장면마다 호화로움이 넘쳐나며, 관객을 바다 위 상류층의 세계로 데려간다. 미스터리 역시 서사에 영리하게 녹아들어 있고, 승객마다 품은 비밀이 이야기에 흥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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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In Love and Deep Water는 여러 장르를 한꺼번에 다루려다 삐걱거린다. 스구루와 치즈루의 로맨스는 충분히 다듬어지지 않은 채 어색한 눈빛과 진심이 덜 실린 고백의 연속으로 축소되고, 감정적으로 공감을 끌어낼 깊이도 부족하다. 유머를 노린 대목도 대개 힘을 쓰지 못한다. 농담은 에게해에 닻을 내리듯 둔탁하게 떨어진다. 미스터리도 흥미롭기는 하지만 전개 속도가 고르지 않다. 핵심적인 진실은 서둘러 밝혀지고, 클라이맥스는 아쉬울 만큼 갑작스럽게 끝난다.

치즈루 역의 미야자키 아오이는 단연 돋보이는 연기를 펼친다. 연약함과 교활함 사이에 놓인 여성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이야기에 꼭 필요한 결을 보탠다. 한 번의 눈길만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미야자키의 능력은 영화의 하이라이트로, 치즈루를 작품의 정서적 중심에 세운다. 스구루 역의 요시자와 료 역시 매력적이지만, 복잡하게 꼬인 이야기 속에서 인물의 변화가 묻힐 때가 있다. 호리카와 아이나 역의 기쿠치 린코와 야부치 하쓰미 역의 요시다 요를 비롯한 조연진은 각자 반가운 활력을 불어넣지만, 지나치게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는 영화 탓에 활약할 기회가 자주 가로막힌다.

로맨스와 코미디, 미스터리, 스릴러를 한데 엮으려는 시도는 야심 차다. 하지만 결국 하나의 유기적인 작품이라기보다 여러 장르를 뒤섞은 모음처럼 느껴진다. 특히 미스터리의 결말은 실망스럽다. 살인범이 그런 행동을 한 동기가 지나치게 모호해 영화 내내 쌓아온 긴장감마저 약해진다. 두 주연 사이에 충분한 호흡이 없는 탓에 로맨스도 힘을 잃고,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는 억지스럽고 설득력이 떨어진다.

In Love and Deep Water는 눈부시게 아름답지만 서사의 완성도는 고르지 않은 작품이다. 많은 것을 약속하고도 기대에 미치지 못해, 관객에게 아쉬움과 놓쳐버린 기회에 대한 생각을 남긴다. 화려한 미술은 분명 영화의 가장 큰 장점으로, 이야기가 펼쳐질 호화로운 배경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여러 장르의 균형을 잡고 인물들을 효과적으로 발전시키지 못한 탓에 오래 기억될 작품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다키 유스케의 연출은 무난하지만 개성이 부족하다. 유람선의 호화로운 분위기를 포착하는 솜씨는 인상적이지만, 여러 요소를 하나로 묶는 일관된 서사를 만들어내는 데는 어려움을 겪는다. 장면에 따라 늘어지는 대목이 있는가 하면 다른 장면은 급하게 지나가 전개가 들쭉날쭉하고, 그 결과 관람 경험도 매끄럽지 않다.

In Love and Deep Water는 사랑과 배신, 정체성을 찾으려는 여정을 다룬다. 그러나 이런 주제는 어느 하나 충분히 파고들지 못해 관객에게 미완의 감각을 남긴다. 로맨스와 미스터리를 결합하려는 시도는 야심 차지만, 두 장르가 서로를 보완하기보다는 충돌하면서 결국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로맨스 드라마와 살인 미스터리를 즐기는 관객이라면 In Love and Deep Water에 흥미를 느낄 수 있다. 반면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나 치밀하게 짜인 스릴러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 여러 장르가 뒤섞인 탓에 어느 한쪽의 관객에게도 선뜻 권하기 어렵고, 바로 그 점이 결국 작품의 발목을 잡는다.

독창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아쉽다. 배경과 설정은 흥미롭지만 이야기 자체는 기시감이 강하고, 로맨스와 미스터리 장르에 이미 익숙한 관습에 크게 기대고 있다. 새로움이 부족하다 보니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작품만의 색깔을 드러내기도 쉽지 않다.

결점에도 불구하고 In Love and Deep Water에는 빛나는 순간이 있다. 미야자키 아오이와 요시자와 료의 연기는 탄탄하고, 미술 역시 눈에 띄게 인상적이다. 다만 이런 장점만으로는 작품의 더 큰 약점을 만회하기에 부족하다.

결국 In Love and Deep Water는 너무 많은 것을 하려다 정작 이뤄낸 것은 적은 영화다. 눈부신 영상미와 고르지 못한 서사가 공존해, 관객에게 아쉬움만 남길 가능성이 크다.

출연진

사진: The Movie Database (T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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