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The Whole Truth》, 벽의 구멍은 매혹적이지만 영화는 그만큼 뻗어 나가지 못한다

Martha O'H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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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hole Truth》가 끝난 뒤에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은 건 벽에 난 구멍이었다. 남매는 조부모의 집에서 그 구멍을 발견한다. 구멍은 있어서는 안 될 곳으로 이어져 있다. 이야기는 그게 전부다. 위싯 사사나티엥(Wisit Sasanatieng) 감독은 영화 전체를 이 하나의 아이디어 위에 쌓아 올렸고, 대략 ‘유령이 깃든 구멍의 수수께끼’라는 뜻인 태국어 제목을 보면 그도 이 점을 알고 있는 듯하다.

도입부는 빠르게 전개된다. 핌(수타타 우돔실프(Sutatta Udomsilp))은 인기가 많은 치어리더다. 동생 풋(나타팟 님지라왓(Nattapat Nimjirawat))은 다리 보조기를 착용한 채 또래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편인데, 영화는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다. 두 아이를 홀로 키우는 어머니 마이(니콜 테리오(Nicole Theriault))는 막 승진한 참이다. 그러던 어느 비 오는 밤, 자동차 사고가 나고 마이는 중환자실에서 혼수상태에 빠진다. 한 남자가 집 앞에 나타나 자신이 아이들의 할아버지 퐁(솜폽 벤자티쿨(Sompob Benjathikul))이라고 말한다. 병원에서 두 아이는 할머니 완(타리카 티다팃(Tarika Thidathit))을 만난다. 완은 풋을 실수로 “크릿”이라고 부르고, 아이들이 어릴 적 살던 방이라며 엄마가 쓰던 옛 방으로 들어가라고 고집한다. 남매는 그 방을 기억하지 못한다. 퐁은 완이 치매를 앓고 있다며, 이상한 행동을 해도 마음에 담아 두지 말라고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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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는 편리한 설명이고, 영화는 그 설명을 능숙하게 활용한다. 증상과 귀신 들림의 경계를 흐려 놓아, 지금 보고 있는 것이 어느 쪽인지 알 수 없게 만든다. 완이 혼란스러운 걸까, 아니면 집이 그런 걸까? 아비셰크 J. 바자이(Abishek J. Bajaj)의 각본은 꽤 오랫동안 이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 초반부 장면들이 영화 전체에서 가장 오싹한 이유다. 핌은 구멍을 보라며 할아버지를 데려간다. 퐁은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 완도 마찬가지다. 두 사람은 아이들이 거짓말을 한다고 여기고, 퐁은 화를 내며 나가 버린다. 완은 한때 시계가 걸려 있던 빈 벽을 바라보다가 잠자리에 들 시간이라고 말한다. 그 순간 초자연적인 일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지만, 이후의 장면 대부분보다 오히려 더 서늘하다.

풋은 구멍 너머로 처음 집과 꼭 닮았지만 썩어 가는 두 번째 집을 본다. 그 안에서는 검은 머리의 형체가 움직인다. 구멍은 닫혔다가 다시 나타난다. 위싯 감독은 이 과정을 서두르지 않고, 화면보다 먼저 긁는 듯한 소리가 들려오게 한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풋의 학교 친구 페임(사다논 두롱카웨롯(Sadanont Durongkhaweroj))이 집에 있을 때 찾아온다. 페임은 풋을 괴롭히며, 풋에게 불리한 증거로 동영상을 들이밀고 있다. 풋이 구멍 너머를 들여다보고 얼굴이 검고 기괴할 만큼 부풀어 오른 아이를 발견해도, 입과 코에서 검은 액체가 흘러내리는 모습을 봐도 페임은 아무것도 듣지 못하고 보지도 못한다. 그러다 직접 보겠다며 몸을 기울인 페임은 코피를 흘리며 물러서고, 풋이 자신을 밀쳤다고 탓한다. 집의 논리가 진실을 말하는 사람에게 등을 돌린다는 점에서, 짧지만 몹시 불쾌한 장면이다.

배우들의 연기는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탄탄하다. 솜폽은 대사로 드러나는 것보다 더 많은 사연을 품은 듯한 퐁의 다혈질적인 면을 짧은 순간에도 살려내고, 타리카는 완의 기억이 흐려지는 모습을 섬뜩해지기 전부터 안타깝게 그린다. 수타타와 나타팟은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들에 반응해야 하기에 더 어려운 역할을 맡았지만, 끝까지 설득력 있는 연기를 보여준다. 페임은 가장 입체감이 부족한 인물이다. 이야기를 앞으로 밀어붙이는 역할에 그치는 괴롭힘꾼이다.

영화는 이야기를 키우려 할 때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여러 세대에 걸친 이야기를 하려 하지만, 초기 리뷰 가운데 하나는 이런 서사에 필요한 섬세함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나도 동의한다. 가족의 비밀과 귀신 들린 집, 퐁의 복수심(한 줄거리 소개에서는 잘못된 복수의 여정이라고 표현한다)이 모두 같은 러닝타임을 차지하려 든다. 전개 속도도 흔들린다. 늘어지는 대목이 있는가 하면, 충분히 풀어냈어야 할 이야기를 급하게 지나치는 부분도 있다. 마지막 막은 그때까지 이어 온 미스터리보다 힘이 빠진다.

영화는 2021년 12월 2일 태국어 음성과 영어 자막으로 Netflix에 공개됐다. 반응은 엇갈렸다. Rotten Tomatoes의 일부 시청자는 놀랄 만큼 저평가된 작품이라며, 설정과 정서적 중심축만으로도 볼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후한 평가이긴 하지만, 왜 그런 말을 하는지는 알 것 같다. 구멍은 훌륭한 이야기의 출발점이고, 영화는 그 아이디어를 믿고 밀고 나갈 때 가장 빛난다.

이 영화를 훌륭한 작품이라고 부르지는 않겠다. 인상적인 벽 하나와 제값을 하는 몇몇 장면, 그리고 줄거리보다 더 멀리까지 영화를 끌고 가는 분위기와 배우들이 있다. 빈틈없는 미스터리를 원한다면 다른 작품을 찾는 편이 낫다. 그 벽을 위해 엉킨 결말을 눈감아 줄 수 있다면, 저녁 한때 즐기기에는 괜찮은 영화다.

출연진

사진: The Movie Database (TMDB)

  • 키타팟 퐁루에아 — 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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