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문화적 정체성과 공포를 엮은 대담한 데뷔작, 아쉬움 남긴 ‘It Lives Inside’

Martin C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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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미라의 유리병이 산산이 깨져 고등학교 복도 바닥에 흩어진다. 비샬 두타(Bishal Dutta) 감독의 초자연 공포 영화 “It Lives Inside”는 바로 이 순간을 기점으로 문화적 정체성을 공포와 엮어내려 한다. 메건 수리(Megan Suri)는 교외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성장기를 보내는 동안 자신의 뿌리를 지우려 애써 온 인도계 미국인 십 대 샘 역을 맡아 진정성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샘이 어머니의 문화적 전통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넘기는 도입부는 동화와 정체성의 복잡한 문제를 파고들겠다는 이야기의 방향을 제시한다.

두타의 연출은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한다. 특히 피샤치라 불리는 고대 악마가 존재감을 드러내는 장면에서 그렇다. 음향 설계도 인상적이다. 섬뜩한 속삭임과 갑작스러운 큰 소리를 활용해 관객을 내내 불안하게 만든다. 눈에 띄는 장면 하나는 타미라가 보이지 않는 존재의 공격을 받는 대목이다. 텅 빈 학교 복도에 타미라의 비명이 울려 퍼진다. 이 장면들에 활용된 실물 효과는 공포에 생생한 촉감을 더해 장르적 효과를 끌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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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의 내면 갈등을 다루는 방식은 설득력 있으며, 그 갈등이 공포 요소와 맞물릴 때 특히 힘을 발휘한다. 수리는 이 순간들에서 가장 빛난다. 샘이 느끼는 죄책감과 두려움, 그리고 마침내 결심에 이르는 과정을 진정성 있게 표현한다. 이를테면 타미라의 유리병을 깨뜨린 샘이 뒤늦게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깨닫는 장면은 수리가 복잡한 감정을 얼마나 잘 전달하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대목이다. 유산을 거부하던 샘이 이를 받아들이기까지의 여정은 영화의 정서적 중심축이다.

하지만 “It Lives Inside”는 문화적 논평을 풀어내는 과정에서 비틀거린다. 동화와 정체성의 복잡한 문제를 깊이 파고들 수 있는 풍부한 가능성을 품은 설정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종종 표면적인 탐색에 그친다. 악마의 공격은 시각적으로 섬뜩하지만 때로는 더 깊은 주제와 따로 노는 듯하다. 그 결과 공포 요소는 샘의 내면 갈등을 은유적으로 확장하기보다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장치처럼 보인다. 피샤치의 행동이 줄거리를 앞으로 밀어가는 것 외에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는 듯한 장면에서 이런 단절이 특히 두드러진다.

푸르나 역의 니루 바즈와(Neeru Bajwa)와 조이스 역의 베티 가브리엘(Betty Gabriel)을 비롯한 조연 배우들도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지만, 영화가 샘의 여정에 집중하면서 이들은 종종 주변으로 밀려난다. 특히 바즈와는 샘의 어머니 푸르나 역에 따뜻함과 답답함을 함께 불어넣는다. 바즈와와 수리가 함께하는 장면은 영화에서 감정적으로 가장 깊이 와닿는 순간들로, 엄마와 딸 사이의 세대 차이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조이스를 연기한 가브리엘은 인물에 미스터리와 우려의 기운을 더하지만,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캐릭터의 활용은 아쉽다.

이네시 역의 빅 사하이(Vik Sahay)는 출연 시간이 짧아 이야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제한적이다. 샘의 아버지인 이네시는 능동적으로 사건에 참여하기보다 배경에 머무는 인물에 가까워, 다소 단면적으로 그려진다. 러스 역의 게이지 마시(Gage Marsh) 역시 온전한 인물이라기보다는 줄거리를 위한 장치로 축소된다. 영화 2막에서 갑작스럽게 맞는 그의 죽음은 서두른 듯하고, 그 죽음이 충분한 충격을 주는 데 필요한 정서적 무게도 갖추지 못했다.

영화의 속도감은 3막에서도 흔들린다. 결말은 서두르는 데다 다소 작위적으로 느껴진다. 악마를 다시 유리병 안에 가두는 클라이맥스는 충분한 감정적 무게도, 만족스러운 결말로 이어질 만한 서사적 축적도 부족하다. 샘과 피샤치가 맞붙는 마지막 장면은 시각적으로 인상적이지만, 앞서 영화가 탐색한 문화적 정체성의 문제와는 동떨어져 보인다. 갑작스러운 마무리는 이 단절을 더욱 두드러지게 하며, 여러 이야기의 실마리를 풀지 않은 채 남겨둔다.

“It Lives Inside”는 문화적 정체성과 초자연적 공포를 결합한, 완성도에는 기복이 있지만 탄탄한 공포 영화다. 두타는 긴장감을 조성하고 주연 배우의 좋은 연기를 이끌어내는 능력에서 감독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동화와 정체성에 대한 영화의 탐색은 지금의 사회정치적 상황에 비춰 시의적절하고 의미도 있다. 다만 주제를 구현하는 과정은 자주 기대에 미치지 못해, 관객에게 가능성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주제적 유사성 때문에 “겟 아웃” 같은 영화와의 비교는 피하기 어렵다. 그러나 “It Lives Inside”에는 “겟 아웃”을 효과적으로 만든 날카로운 사회 풍자와 탄탄한 서사적 초점이 부족하다. 두타의 영화는 인도계 가족이 미국 사회에 동화되는 과정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여주지만, 결국 같은 수준의 깊이와 짜임새에는 도달하지 못한다.

장르의 관점에서 “It Lives Inside”는 공포 영화인 동시에 문화적 정체성에 관한 논평이 되려 한다. 실제로 공포를 자아내는 순간들을 만들어내는 데는 성공하지만, 정체성에 대한 탐색은 다소 피상적이다. 사회적 논평을 곁들인 공포 영화를 찾는 관객에게는 매력적일 수 있지만, 동화의 문제를 더 섬세하게 다루는 작품을 기대하는 관객에게는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다.

결국 “It Lives Inside”는 비샬 두타의 가능성 있는 데뷔작이지만, 들쭉날쭉한 전개와 주제를 깊이 있게 파고들지 못한 점이 아쉽다. 메건 수리의 연기는 단연 돋보이며, 샘의 여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 이야기의 중심을 단단히 잡아준다.

출연진

사진: The Movie Database (T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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