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뇌는 두 기관이다, 하나가 아니다 — 6억 년 전 분리된 기원

Peter Fi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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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자들은 여러 세대에 걸쳐 뇌의 모든 세포가 하나의 조상 세포, 즉 분열과 분화를 거쳐 뇌의 모든 영역을 만들어낸 단일 전구세포에서 비롯됐다고 여겨왔다. 하지만 이 가설은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

스탠퍼드 의대 연구진은 뇌의 앞부분과 뒷부분이 완전히 별개의 세포 계통에서 자라며, 두 계통은 서로 소통하기도 전에 각자 다른 운명으로 굳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한 세포 집단은 전뇌와 중뇌를 형성하도록 정해져 있었고, 다른 집단은 후뇌를 형성하도록 고정돼 있었다. 두 집단 사이에는 분자 경계가 있어 발달 과정에서 어느 세포도 이를 넘어가지 않는다. 이들은 하나의 나무에서 갈라져 나온 두 가지가 아니다. 진화가 같은 두개골 안에 나란히 심어놓은 서로 다른 두 그루의 나무다.

이 발견은 기초 생물학을 넘어 임상 현장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과 척수성 근위축증은 모두 후뇌의 신경세포를 집중적으로 파괴한다. 그런데 연구자들은 몸 밖에서 후뇌 신경세포를 어떻게 배양해야 할지 몰라 실험실에서 이 부위를 거의 연구하지 못했다. 이제 그 장벽이 무너졌다.

끝내 만나지 않는 두 여정

성인의 뇌는 크게 세 영역으로 나뉜다. 사고와 언어, 의식을 담당하는 전뇌, 신호를 전달하는 중뇌, 그리고 허락을 구하지 않고도 생명을 유지하는 모든 기능을 작동시키는 후뇌(뇌간)다. 심장 박동과 호흡, 삼키는 데 필요한 근육 활동이 여기에 포함된다. 하나의 조상 전구세포가 이 모든 영역을 만들어냈다는 단순한 위계가 표준 모델이었다.

스탠퍼드 연구팀은 몸의 구조가 형성되기 시작하는 가장 초기 단계인 낭배 형성기의 생쥐 배아를 살펴보다 기존 모델을 뒤흔드는 사실을 발견했다. 서로 다른 유전자를 발현하는 두 종류의 전구세포 집단이 이미 존재했던 것이다. Otx2라는 유전자로 구분되는 한 집단은 오직 전뇌와 중뇌를 형성하도록 정해져 있었다. Gbx2로 구분되는 다른 집단은 후뇌를 형성하는 운명으로 고정돼 있었다. 두 세포 유형은 서로 겹치지 않았고, 역할을 맞바꾸지도 않았으며, 상대 집단의 세포 유형을 만들어내지도 않았다.

증거는 세포들이 어디로 이동하는지 추적하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연구진은 각 세포 유형 안에서 DNA가 물리적으로 어떻게 감겨 있는지도 조사했다. 어떤 유전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지 결정하는 포장 구조인 염색질은 전구세포가 처음 생겨난 순간부터 서로 근본적으로 달랐다. 각 세포에는 다른 방향으로 향하라는 지시만 담긴 게 아니었다. 다른 곳으로는 갈 수 없게 하는 구조적 제약까지 있었다.

연구의 공동 제1저자인 대학원생 레이얀 조카이(Rayyan Jokhai)는 “이전의 후뇌 신경세포 생성 시도는 전뇌와 중뇌 전구세포를 후뇌 세포로 유도하려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라고 말했다. 수십 년간 이어진 실험실의 난제는 발달 초기 단계에 숨어 있던 명쾌한 답을 찾았다. 연구자들은 잘못된 출발 세포에서 후뇌 신경세포를 만들려 했던 것이다.

6억 년 진화의 증거

이번 발견은 생쥐 배아에만 나타나는 특이 현상이 아니었다. 스탠퍼드 연구팀은 5억 5천만 년에 걸친 진화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닭과 제브라피시, 그리고 척추동물과 먼 공통 조상을 공유하는 작은 해저 생물인 별벌레에서도 똑같은 두 기원 양상을 확인했다. 우리 계통과 약 6억~7억 년 전에 갈라진 해파리조차 몸의 양 끝에 서로 구별되는 두 신경계를 갖고 있다.

이제 결론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진화가 하나의 원시 뇌를 두 갈래로 나눠 후뇌와 전뇌를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독립적으로 진화해온 두 신경계를 점차 한 생물체 안에 함께 배치한 것이다.

연구 책임자이자 스탠퍼드 의대 발달생물학 부교수인 카일 로(Kyle Loh)는 “이번 연구는 진화가 이미 존재하던 두 신경계를 공간적으로 밀어 서로 합쳤다는 점을 시사합니다”라며 “뇌가 하나의 기관으로 만들어졌다면 효율은 더 높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 뇌는 태초부터 이어져온 방식에 따라 서로 분리된 두 부분으로 만들어집니다”라고 말했다.

조카이는 “연구 결과에 놀랐습니다”라며 “’뇌’라는 말은 하나로 이어진 기관, 즉 단일한 기원을 가진 기관을 떠올리게 하니까요. 하지만 5억 년 전에도 서로 분리된 신경계가 있었고, 지금은 거의 하나처럼 기능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발견이 여는 가능성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이나 척수성 근위축증을 앓는 사람들에게 이번 발견은 곧바로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두 질환 모두 삼키기와 호흡을 조절하는 후뇌 신경세포가 점차 기능을 멈추게 한다. 환자는 안전하게 삼키지 못하게 되고, 음식물이나 액체가 기도로 들어가 폐렴을 일으킬 위험이 커진다. 결국에는 스스로 숨을 쉬는 능력도 잃는다. 척수성 근위축증은 1세 미만 영아의 유전적 사망 원인 가운데 가장 흔하다. 근위축성 측삭경화증은 주로 40~70세에 진단된다.

두 질환이 모두 후뇌를 공격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실험 접시에서 후뇌 신경세포를 배양해야 연구할 수 있었고, 이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자들이 잘못된 출발 세포에서 후뇌 신경세포를 만들려 했기 때문이다. 스탠퍼드 연구팀은 이제 올바른 전구세포의 정체성을 활용해 인간 다능성 줄기세포를 기능성 후뇌 운동신경세포로 유도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실험실에서 배양한 세포는 활동전위를 발생시켰고 얼굴과 혀, 목을 조절하는 후뇌 영역에 특이적인 단백질을 발현했다.

덜 알려진 연관성도 있다. 후뇌에는 배고픔을 조절하는 회로가 있으며, 세마글루타이드처럼 오젬픽과 위고비의 활성 성분인 약물이 바로 이곳에서 작용한다. 이 신경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하고 연구할 수 있게 되면, 해당 약물이 세포 수준에서 어떻게 식욕을 억제하는지 밝혀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

발달 과정에서 두 계통이 갈라진다는 사실은 확인됐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은 진화의 작동 방식이다. 서로 독립적으로 진화한 두 신경계가 정확히 언제, 어떻게 접촉하고 결합해 우리가 뇌라고 부르는 기관이 됐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 과정은 수억 년에 걸쳐 일어났으며, 그 역사는 지금도 재구성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전뇌와 중뇌, 후뇌라는 세 뇌 영역을 다뤘다. 연구팀의 다음 연구 대상은 척수의 발달 기원이다.

몇 가지 유의할 점도 있다. 핵심 실험은 생쥐 배아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후뇌에 관한 발견을 확인하기 위해 인간 다능성 줄기세포를 활용했지만, 인간의 낭배 형성 과정 자체를 직접 관찰하지는 않았다. Otx2와 Gbx2 세포 집단이 정확히 언제 처음 분리되는지도 규명하지 못했다. 실험실에서 후뇌 신경세포를 배양하는 기술은 연구 플랫폼이지 치료법이 아니다. 임상에 적용되기까지는 앞으로도 수년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조카이는 “이제 이 질환들을 더 잘 이해하고 재생 치료법 개발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모델을 갖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뇌의 두 기원에 관한 흔한 질문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뇌가 두 개 있다는 뜻인가요?

하나의 두개골 안에 서로 독립적인 두 정신이 있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발달 과정만 놓고 보면 후뇌(뇌간)와 전뇌·중뇌는 배아 발달의 가장 이른 시점부터 서로 완전히 다른 전구세포 계통에서 비롯됐다. 성인이 되면 하나의 기관처럼 기능하지만, 진화가 점차 결합시킨 두 고대 신경계가 합쳐져 만들어진 것이다.

후뇌는 실제로 어떤 일을 하나요?

후뇌, 즉 뇌간은 호흡과 심장 박동, 수면 조절, 배고픔 신호처럼 생명을 유지하는 자동 기능을 담당한다. 삼키고 말할 수 있게 해주는 얼굴과 혀, 목 근육도 조절한다. 전뇌는 언어와 추론, 기억, 의식 같은 고차원 기능을 맡는다.

왜 이제야 발견된 건가요?

하나의 전구세포에서 뇌 전체가 만들어진다는 모델은 발달의 가장 초기 단계인 낭배 형성기에서 직접 검증된 적이 없었다. 기존 실험에서는 전구세포 유형을 먼저 구분하지 않은 채 뇌간 신경세포를 만들려 했고, 결과도 일관되지 않았다. 스탠퍼드 연구는 뇌의 어느 부분도 아직 뚜렷한 형태를 갖추기 전 시점을 살펴보며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번 발견은 ALS와 SMA 연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두 질환은 호흡과 삼키기를 조절하는 후뇌 신경세포를 파괴한다. 이전에는 이 세포를 실험실에서 안정적으로 배양할 수 없었다. 세포 모델이 없으면 두 질환을 분자 수준에서 연구하기가 거의 불가능했다. 스탠퍼드 연구팀은 이제 기능성 인간 후뇌 신경세포를 처음으로 배양해 ALS와 SMA의 질환 모델 및 약물 선별 연구의 길을 열었다.

이번 연구는 9월 18일 Nature Neuroscience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다음 단계로 척수의 발달 기원을 연구할 계획이다.

이제 실질적인 질문은 양방향으로 열려 있다. 후뇌 질환의 작동 원리를 마침내 실험실에서 연구할 수 있게 됐다면, 잘못된 출발점 때문에 지금껏 보이지 않았던 뇌의 두 기관 구조에 관한 또 다른 비밀은 무엇일까?

참고 문헌: 던디스(Dundes)와 조카이 등, “전뇌·중뇌와 후뇌의 분리된 발달 기원”, Nature Neuroscience,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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