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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아파트’: 관리비를 노린 조직 보스가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선거에 나선다

Veronica Loop

평생 조직을 이끌어 온 남자가 갓 지은 아파트에 들어서서 몇 초 만에 판을 읽는다. 금고가 있다. 선거가 있다. 꼭대기에는 돈이 어디로 가는지 정하면서도 아무도 영수증을 요구하지 않는 누군가가 있다. 박해강은 바로 이 구조를 예전에도 굴려 봤다. 달라진 건 하나, 이제 그것이 규약과 함께 온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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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는 그 즉각적인 알아봄 위에 코미디를 세운다. 지성이 연기하는 전직 조직 보스 박해강은 돈이 궁하고, 한국 아파트 단지의 장기수선충당금에 눈독을 들인다. 모두가 내지만 거의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그 관리비 말이다. 거기에 닿기 위해 그는 직업 범죄자라면 결코 한탕의 목록에 올리지 않을 단 하나의 수를 둔다.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것이다. 선거 운동이 곧 한탕이고, 표가 곧 자물쇠다.

이 발상이 흔한 한탕극보다 날카로운 건, 그가 오기 전부터 대표회의가 이미 썩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건물 예산을 쥐는 선출직 입주자대표회의는 실재하고 소송도 잦은 제도로, 그 이름은 횡령과 조작된 투표, 부풀린 유지·보수 계약과 함께 뉴스에 오른다. 박해강은 깨끗한 기구를 더럽히지 않는다. 이미 제 언어를 쓰는 곳으로 걸어 들어가, 거의 제 이익을 거스르면서, 돈이 어디로 새는지 읽어 낼 수 있는 유일한 주민이 된다.

이 뒤집힘이 드라마의 엔진이고, 지성에게 수년 만의 최고의 배역을 안긴다. 매 장면 밑에 깔린 농담은 건물에서 가장 덜 부정직한 사람이 바로 그 조직 보스라는 것이다. 나머지 모두는 정족수 규정과 위임장 표, 업체 리베이트를 통해 사익을 세탁하는 법을 익혔다. 박해강은 그저 같은 판을 더 잘 둘 뿐이고, 그것이 딴것인 척하는 데 시간을 덜 쓸 뿐이다. 그 곁에 JTBC는 이빨 있는 풍자를 예고하는 진용을 세운다. 한국 영화의 손꼽히는 수상 배우 문소리가 건물 권력의 붙박이 톱니 장숙진을 맡는다.

박해강의 무게추는 하윤경이 연기하는 신참 변호사 강하리다. 그의 무기가 다른 삶에서 물려받은 위협이라면, 그녀의 무기는 법이다. 규약의 조항, 절차상의 이의, 아무도 원치 않던 감사. 두 사람의 동맹은 드라마의 가장 맑은 착상이다. 조직 보스와 변호사는 둘 다 지렛대의 전문가이고, 완력과 깨알 같은 글자 사이의 결투는 뒤질 새 방을 끊임없이 찾아낸다.

아파트는 오래도록 한국 픽션이 가장 아끼는 계급의 지도였다. ‘기생충’은 반지하와 언덕 위 집 사이에 선을 그었다. ‘아파트’는 그 지도를 건물 한 채의 대차대조표까지 좁히고 더 직설적인 질문을 던진다. 돈에 손댈 자격은 대체 누구에게 있는가, 그리고 거기에 닿은 이가 그 돈이 어떻게 쌓였는지에 관해 더는 환상을 품지 않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그래서 이 코미디는 시청자 자신의 관리비 고지서에까지 닿는 불안을 품는다.

드라마는 제 구원의 곡선이 지닌 한계에 정직하고, 바로 그 정직함이 닮은꼴의 한탕극 위로 작품을 끌어올린다. 부패한 회장 하나를 잡으면 충당금은 다시 채워지지만, 그것을 훔칠 만하게 만든 유인은 바뀌지 않는다. 건물은 새 회장을 뽑고, 돈은 거의 아무도 지키지 않는 채 그 자리에 남는다. 그것이 드라마가 일부러 열어 둔 긴장이다.

‘아파트’는 2026년 7월 11일 JTBC에서 주말마다 열두 편으로 시작하며, 해외 시청자에게는 넷플릭스로 공개된다.

출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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