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ITVX, 10개월 만에 스트리밍 36억 회 신기록…Sky가 사는 건 그 뒤의 시청 습관

Molly Se-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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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V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ITVX가 올해를 두 달이나 남기고 자체 연간 스트리밍 기록을 갈아치웠다. ITV는 이 수치를 영국 최대 민영 방송사가 마침내 스트리밍 사업자로 거듭났다는 증거로 내세운다. 기록은 진짜다. 하지만 이 기록이 보여 주는 것은 새로운 텔레비전이라기보다 ITV의 가장 오래된 습관이 온라인으로 옮겨 가는 장면이다. 연속극, 리얼리티 쇼의 ‘집’, 축구 대회, 그리고 벽처럼 늘어선 아카이브 채널 말이다.

올가을 이 구분은 평소보다 훨씬 중요하다. 기록을 세운 서비스가 팔리는 중이기 때문이다. Sky는 ITV의 채널과 ITVX를 인수하기로 합의했고, 영국 정부는 막 규제 당국에 거래 심사를 지시했다. 주문형 시청에 미칠 영향을 따지는 새 기준도 포함됐다. MCM의 판단은 간단하다. Sky가 돈을 내는 대상은 영국판 Netflix가 아니다. 이제 앱을 통해 이어지는 국민적 습관이다. 이번 스트리밍 기록은 그 습관에 붙은 가장 선명한 가격표다.

시청자에게 이것은 생활의 문제다. Coronation Street와 Big Brother, 그리고 ITV의 다음 대형 드라마가 머무는 곳이 ITVX라면, 그 주인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곳에 무엇을 남겨 둬야 하는지가 영국인 상당수가 무료로 보는 프로그램을 결정한다.

ITVX 스트리밍 36억 회 기록, 실제로 무엇을 셌나

TVBEurope와 Telecompaper가 전한 ITV 자료에 따르면 ITVX의 스트리밍 횟수는 2026년 10월 30일(금) 36억 회에 이르러 2025년 연간 합계를 10개월 만에 넘어섰다. 10월 한 달에만 3억 5800만 회로, 전년 같은 달보다 33% 늘었다. ITV는 서비스 역사상 최고의 10월이라고 밝혔고, Telecompaper는 월드컵 기간을 빼면 2026년 들어 가장 큰 전년 대비 증가 폭이라고 짚었다.

핵심은 세부 내역에 있다. TVBEurope에 따르면 1위는 Big Brother로 5300만 회를 기록했고, 이 중 3000만 회 이상이 10월 한 달에 나왔다. 드라마는 같은 달 1억 1200만 회로 37% 늘었다. 이 장르가 1억 회를 넘긴 것은 올해 들어 네 번째 달이다. 연속극은 장르별 2위로, 38% 증가한 6100만 회를 기록했다.

여기에 FAST 채널이 더해진다. 앱 안에서 돌아가는 광고 기반 무료 실시간 채널이다. ITV는 지난 한 달 사이 채널을 20개 넘게 늘렸고, 영화 전문 채널과 아카이브 프로그램을 연달아 내보내는 채널도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들 채널의 시청량은 전년보다 31% 늘었다. 새로 문을 연 Classic Corrie 채널은 Coronation Street의 지난 회차를 잇달아 틀어 주는데, 벌써 서비스 내 시청 5위 채널에 올랐다.

이 숫자들을 함께 놓고 보면 하나의 패턴이 드러난다. ITVX 최고의 한 해를 끌고 가는 엔진은 장수 리얼리티 포맷, 수십 년째 방송 중인 연속극 두 편, 그리고 재방송 채널이다. 이 프로그램들에서 가장 새로운 것은 그것을 보는 화면뿐이다.

Big Brother·Coronation Street·월드컵, ITV의 오래된 습관이 새 화면으로

ITV의 자체 보고에서 이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지난해 이 서비스가 2024년 연간 합계를 한 달 앞당겨 넘어섰을 때, Advanced Television은 Coronation Street와 Emmerdale이 합쳐 5억 회에 가까운 스트리밍을 기록해 30% 늘었고, Love Island와 The Only Way Is Essex가 4억 회에 조금 못 미치는 횟수를 모았다고 보도했다. I’m A Celebrity… Get Me Out of Here!는 그 시즌 9500만 회에 이르렀다. 드라마는 ITV가 Drama Drop Sundays라고 부르는, 매주 새 박스세트를 공개하는 편성에 힘입어 9억 1700만 회를 차지했다.

올해는 방송 텔레비전이 가진 가장 강력한 촉진제가 더해졌다. 남자 축구 월드컵이다. Advanced Television이 다룬 ITV 상반기 실적은 대회가 시청자 참여를 크게 끌어올렸다고 평가했고, ITVX는 역대 최고의 상반기 시청 실적을 올리며 27% 성장했다. 캐롤린 매콜(Carolyn McCall) 최고경영자는 당시 ITVX가 “시청과 디지털 광고 매출 모두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부끄러울 일은 하나도 없다. 연속극과 리얼리티 쇼는 대중 방송사가 원래 잘해야 하는 바로 그 영역이고, 그 시청자를 잃지 않고 편성표에서 앱으로 옮기기란 쉽지 않다. 요점은 더 좁다. ITVX의 성장은 기존 시청자의 이주이지 새 시청자의 정복이 아니다. 이 사실이 Sky가 사는 것의 성격을 정하고, 규제 당국이 던져야 할 질문도 정한다.

ITVX는 다시보기 앱이 아니라 진짜 스트리밍 서비스라는 반론

가장 강력한 반론은 ITV 스스로에게서 나오며, 온전히 소개할 가치가 있다. 이 관점에서 ITVX는 대부분의 방송사 스트리밍 서비스가 해내지 못한 일을 해냈다. ITV의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부문 총괄 케빈 라이고(Kevin Lygo)는 ITVX를 “영국에서 압도적인 상업 BVoD 스트리밍 서비스”라고 불렀고, TVBEurope는 ITVX 시청량이 출시 이후 연평균 25%씩 늘어 상업 방송사 스트리밍 시장 전체의 16%를 앞섰다는 ITV 수치를 보도했다. 매주 공개되는 드라마 박스세트는 방송 전략이 아니라 스트리밍 전략이다. 젊은 시청자도 들어오고 있다. ITV에 따르면 지난해 I’m A Celebrity 첫 방송에는 16~34세 시청자 270만 명이 몰렸다. 저녁 편성표 앞에 앉아 본 적 없는 누군가가 휴대전화로 원하는 시간에 연속극을 본다면, 프로그램이 얼마나 오래됐든 그는 분명 새로운 유형의 시청자다.

이 해석대로라면 이번 기록을 ‘옛 ITV’라고 부르는 것은 성과를 놓치는 일이다. 모든 스트리밍 서비스는 콘텐츠 라이브러리와 습관을 만드는 몇몇 포맷 위에 세워진다. ITVX는 그것을 직접 소유하고 있을 뿐이다.

이 주장은 실행에 대해서는 옳고, 결론에 대해서는 틀렸다. 라이브러리가 핵심이자 한계다. 기록을 끌어올린 숫자는 ITV가 이미 갖고 있던 것들이고, 돈은 시청보다 느리게 움직인다. 상반기 ITVX 시청량은 27% 늘었지만 디지털 광고 매출은 13% 증가에 그쳤다. RSM UK의 미디어 애널리스트 어밀리아 맥퍼슨(Amelia MacPherson)은 Advanced Television에 진짜 시험대는 ITV가 월드컵 효과를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바꿀 수 있느냐이며, 단기 성과를 장기 매출로 전환하려면 이 시청자들을 붙잡고 관계를 깊게 만드는 일이 결정적이라고 말했다. 대회 하나와 방영 중인 리얼리티 시리즈, 재방송 채널에 기댄 기록은 강한 분기 실적일 뿐, 아직 사업 모델은 아니다.

Sky의 ITV 인수가 기록을 가격표로 바꾸는 이유

여기서 기록은 보도자료를 벗어나 협상 테이블 위의 숫자가 된다. Variety는 7월 합의된 거래 조건을 보도했다. ITV Media & Entertainment에 최대 16억 파운드다. 거래 완료 시 현금 12억 파운드, The Great British Bake Off 제작사인 Sky 소유 Love Productions(평가액 2억 파운드), 그리고 2027년 광고 매출 실적에 연동된 최대 2억 파운드의 조건부 지급으로 구성된다. 사실상 가격의 일부는 거래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7년에 ITV 광고가 얼마나 성과를 내느냐에 달려 있다.

이 거래는 Sky가 무엇을 산다고 생각하는지도 보여 준다. ITV Studios는 ITV plc에 남고, Variety에 따르면 Coronation Street, Emmerdale, Love Island, I’m A Celebrity와 낮 시간대 편성을 아우르는 장기 공급 계약을 맺는다. 2028~2032년 최소 지출 보장액은 21억 파운드다. Sky는 ITVX의 숫자를 움직이는 바로 그 프로그램들을 묶어 두는 셈이다. TheWrap은 통합 회사가 영국 가정 내 시청의 약 5분의 1을 차지해 BBC에 이어 2위가 되고 YouTube를 앞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Sky 그룹의 데이나 스트롱(Dana Strong) 최고경영자는 이번 합의를 “영국 미디어의 결정적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Sky 입장에서 습관을 사는 것은 합리적인 베팅이다. 습관을 지키는 비용은 히트작을 찾는 비용보다 싸다. 가장 큰 채널이 Classic Corrie와 Big Brother인 서비스라면 시청자를 붙잡는 데 할리우드급 예산이 필요 없다.

Sky·ITV 심사에 들어온 주문형 시청

거래는 이제 공식 심사를 받고 있다. 2026년 11월 4일 리사 낸디(Lisa Nandy) 영국 문화부 장관은 공익 개입 통지를 발령하고 경쟁시장청(CMA)과 Ofcom에 2027년 1월 27일까지 보고하라고 요청했다. Advanced Television이 공개한 낸디 장관의 성명은 이런 사안의 표준 근거인 뉴스 다원성과 미디어 소유 문제를 다루면서, 장관 스스로 현행법에 명시돼 있지 않다고 밝힌 근거를 하나 더했다. 영국 전역에서 폭넓은 방송·주문형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지, 그 프로그램이 “높은 품질을 갖추고 다양한 취향과 관심사에 호소하도록 기획된” 것인지다. 낸디 장관은 이 변화가 “현대의 시청 습관에 맞춘 것”이라며 이를 영구화하는 법안을 내겠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차분하게 반응했다. ITV 대변인은 TheWrap에 이번 거래가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과 더 잘 경쟁할 수 있는 규모와 자원을 갖춘 영국의 대표 주자”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Sky는 이번 거래가 공익에 부합한다고 믿는다며, ITV의 정체성과 공공 서비스 의무, Sky News와 ITV News의 독립된 편집 목소리를 보호하겠다는 약속을 이미 내놓았다고 밝혔다.

이 글의 논지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새로 추가된 근거다. 지금까지 프로그램의 다양성과 품질에 관한 영국 규정은 채널을 기준으로 쓰였다. 이를 주문형 카탈로그로 넓힌다는 것은 전 국민 시청자가 모이는 곳이 편성표가 아니라 앱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ITVX의 스트리밍 기록은 그 변화의 가장 좋은 증거이고, ITV는 심사가 시작된 바로 그 주에 이를 발표했다.

ITVX 숫자가 입증한 것, 아직 답하지 못한 것

확인된 사실: ITVX는 10월 30일 스트리밍 36억 회를 넘어 2025년 합계를 앞질렀다. 10월에는 3억 5800만 회로 33% 늘었다. Big Brother, 드라마, 연속극, FAST 채널이 그달 성장을 이끌었고, Classic Corrie는 이미 시청 5위 채널이다. ITVX는 역대 최고의 상반기를 보냈고 시청량은 27%, 디지털 광고 매출은 13% 늘었다. Sky는 ITV의 채널과 ITVX에 최대 16억 파운드를 지급하기로 합의했으며, 그중 일부는 2027년 광고 실적에 달려 있다. CMA와 Ofcom은 2027년 1월 27일까지 거래에 대해 보고하며, 이제 주문형 프로그램도 심사 기준에 들어갔다. ITV 최대 포맷인 I’m A Celebrity가 이달 돌아와 합계를 더 늘릴 것이다.

남은 질문: ITV 방식으로 센 스트리밍 1회가 사람들이 얼마나 오래 보는지, 광고주가 얼마를 내는지에 대해 얼마나 말해 주는가. 월드컵 없는 한 해에도 성장이 이어질까. Sky의 규모가 ITVX를 글로벌 스트리밍 업체에 맞설 만큼 강하게 만들까, 아니면 같은 습관을 더 효율적으로 팔게 할 뿐일까. MCM의 판단은 이렇다. 이번 기록은 축하하기에는 맞는 숫자이고, 평가 기준으로 삼기에는 틀린 숫자다. 규제 당국이 지켜봐야 할 숫자는 연속극과 리얼리티 쇼에 대한 보장 지출이 끝나는 2032년 이후에도 무료로 볼 수 있고 영국에서 만든 무엇이 ITVX에 남아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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