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The Champion》: 과감한 결말도 뻔한 전개를 구하지 못한다

Martha O'H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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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널티킥이 허공에 떠 있는 듯하다. 승리와 참패 사이,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순간이다. The Champion(2024)은 이 장면을 제법 능숙하게 쌓아 올린다. 스위트 에메(Swit Eme)가 연기한 디에고는 결연한 표정으로 서 있다. 그가 결정해야 하는 건 경기의 승패만이 아니라 자신의 미래이기도 하다. 그런데 영화는 뜻밖에도 여기서 화면을 돌려 버린다. 공이 골망을 흔드는지, 골대를 맞고 튀어나오는지 끝내 보여주지 않는다. 대신 우리는 결의와 불확실함이 뒤섞인 디에고의 표정만 바라보다 화면이 어둠으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본다. 크레디트가 올라간 뒤에도 오래 머릿속에 남을 만한 대담한 선택이다. 아쉬운 점은 영화의 나머지 부분이 그만큼 인상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카를로스 테론(Carlos Therón) 감독의 스포츠 드라마는 아틀레티코 데 마드리드의 스무 살 축구 천재 디에고를 따라간다. 타고난 재능은 충동적인 행동에 가려져 있다. 구단은 젊은 스타의 과한 행동을 바로잡으려 스포츠 분야 경험이 전혀 없는 내성적인 심리학 교수 알렉스(다니 로비라, Dani Rovira)를 고용한다. 이후 펼쳐지는 이야기는 서로 정반대인 두 사람이 끌리는 익숙한 구도에 크게 기대고 있다. 불같은 성미의 선수와 괴짜 멘토가 성격 차이로 부딪치며 가까워진다는 이야기다. 출발점에는 가능성이 있지만, The Champion은 익숙한 틀을 넘어서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테론의 연출은 안정적이지만 특별한 개성이 없다. 영화의 호흡은 신중하다 못해 때로는 늘어지며, 디에고가 경기장에서 활약하는 모습과 알렉스가 경기장 밖에서 그에게 다가가려는 시도를 번갈아 보여준다. 진짜 매력이 살아나는 순간도 있다. 알렉스가 나이트클럽에서 디에고의 팀 동료들 틈에 섞이려다 실패하는 장면에서는 로비라의 연기가 빛나고, 어색한 모습이 모처럼 웃음을 안긴다. 하지만 재치가 번뜩이는 순간은 드물고 서로 떨어져 있다. 뉘앙스보다 훈계에 치중하는 각본 속에 그나마 있는 매력마저 묻혀 버린다.

영화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건 배우들이다. 로비라는 알렉스에게 조용한 온기를 불어넣는다. 섬세한 몸짓과 절제된 유머가 연기를 단단하게 받친다. 디에고 역의 에메는 젊은 선수의 불안정한 에너지를 설득력 있게 포착하지만, 캐릭터는 종종 일차원적으로 느껴진다. 온전히 살아 있는 인물이라기보다 분노를 터뜨리는 장면과 연약함을 드러내는 독백을 모아 놓은 듯하다. 티토 역의 파블로 치아펠라(Pablo Chiapella), 후안마 역의 루이스 페르난데스(Luis Fernández) 등 조연들도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지만, 각본에서 충분히 살리지 못한 배역을 맡았다.

The Champion이 가장 크게 흔들리는 지점은 연출의 실행력이다. 축구 장면은 무난하게 촬영됐지만, 최근 스포츠 영화인 The Killer(2023)에서 볼 수 있었던 역동성에는 미치지 못한다. 테론의 연출은 영감을 불어넣기보다 기능적인 수준에 머문다. 소재를 한 단계 끌어올릴 만한 인상적인 쇼트나 창의적인 구도가 없다. 음악은 과장된 감상주의와 뻔한 희망의 정서를 오가며, 영화의 급격한 분위기 변화에 어울리는 음색을 좀처럼 찾지 못한다.

속죄와 책임이라는 주제도 지나치게 무거운 진정성으로 다뤄진다. 무모한 청년에서 성숙한 선수로 변해 가는 디에고의 여정은 시작부터 훤히 내다보이고, 외톨이에서 멘토로 거듭나는 알렉스의 변화는 서두른 듯하다. 테론이 이 이야기를 드라마로 만들지 시트콤으로 만들지 결정하지 못한 것처럼 보일 정도다. 디에고의 폭발적인 감정과 알렉스의 차분한 훈계 같은 감정적 장면들은 예측 가능해, 이야기에서 진짜 긴장감을 앗아간다.

The Champion을 규정하는 실책을 하나 꼽으라면 결말이다. 디에고의 페널티킥을 미해결로 남기는 선택은 대담한 예술적 시도라기보다 값싼 회피처럼 느껴진다. 테론은 관객이 결과를 곱씹기를 바랐던 듯하지만, 정작 남는 건 답답함이다. 끝까지 지켜볼 수조차 없는 일에 왜 마음을 쓰라고 했는지 의문만 든다.

The Champion은 감정적 깊이를 노리지만 피상적인 이야기에 머무는 영화다. 진부한 설정과 아쉬운 선택들 아래 진심 어린 이야기가 숨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안타깝다. 하지만 더 탄탄한 연출과 섬세한 각본, 분명한 방향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결국 기억에서 쉽게 지워질 또 하나의 스포츠 드라마가 될 뿐이다.

MCM 평점: 5.7/10 — 완성도 2 / 이야기 1 / 연기 2 / 독창성 1 / 장르 적합성 1.

출연진

사진: The Movie Database (T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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