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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ert Serra, 투우사의 하루를 클로즈업으로 담고 판단은 끝내 유보한 ‘고독의 오후’

내레이션도 음악도 판단도 없는 126분, 투우사 로카 레이의 하루를 클로즈업으로 응시하다
Molly Se-kyung

Albert Serra는 관객 앞에서 짐승을 죽이는 한 남자를 카메라에 담으면서도, 단 한 번도 뒤로 물러나 그를 설명하지 않는다. ‘고독의 오후’는 페루 출신 투우사 Andrés Roca Rey의 단 하루를 좇는다. 호텔 방에서 화려한 투우복을 한 땀씩 꿰매 입는 순간부터, 몇 시간 뒤 지친 몸에서 그 옷이 다시 벗겨지는 순간까지. 두 번의 입고 벗는 의식 사이에서 황소들이 클로즈업 속에 죽어가지만, Serra는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일러주지 않는다.

그 거부가 곧 영화 전부다. Serra는 다큐멘터리가 관객을 이끌기 위해 흔히 쓰는 장치를 모두 걷어낸다. 내레이션도, 음악도, 인터뷰도, 전통이나 그 반대자들에 대한 친절한 설명도 없다. 남는 것은 거리의 가까움과 시간의 길이뿐이다. 망원 렌즈는 Roca Rey의 얼굴에 바짝 다가가 집중의 표정이 기도처럼 보일 때까지 머무른 뒤, 짐승에게로 돌아가 견디기 힘든 지점을 한참 지나서까지 응시한다. 그 결과는 투우에 대한 논증이라기보다, 한 인간이 그것을 얼마나 오래 바라볼 수 있는지에 대한 시험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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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a Rey는 배역이 아니며 이것은 연기도 아니다. 그러나 누구를 찍을 것인가라는 선택은 여전히 편집적 행위다. Serra는 한물간 투우사나 이름 없는 일꾼이 아니라, 현재 투우계에서 가장 큰 현역 스타를 골랐다. 그 결정은 영화를 이 관행이 가장 대중적이고 가장 강력히 옹호되는 형태에 묶어 둔다. 가득 찬 경기장, 실제로 오가는 돈,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선 젊은 스타라는 형태에. 화면 속 남자는 거의 같은 비율로 사랑받고 또 혐오받으며, 종종 같은 오후를 지켜본 사람들 사이에서 그렇다. Serra는 그 모순을 한 사람의 몸 안에 넣고 프레임을 거두지 않는다.

Serra는 인내심으로 자기 이름을 쌓아 올린 감독이다. 그의 영화들은 의식이 낯설어질 때까지 시간을 늘인다. 신하들에게 둘러싸여 죽어가는 왕이든, 태평양에 표류하는 식민지 관료든, 밤의 숲을 거니는 방탕한 귀족들이든. 그는 닫힌 세계 안의 한 육체에 시선을 고정하고, 그 세계가 요구하는 동작을 수행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이 정도 규모의 다큐멘터리는 그에게 새로운 영역이지만 방법론은 새롭지 않다. 그는 무대로 꾸민 궁정을 실제 경기장으로, 배우를 진짜 위험에 놓인 인간으로 바꿔 놓았을 뿐이다. 나머지는 인내가 해낸다.

화면은 망원 렌즈와 빡빡한 프레이밍으로 짜여 있고, 이는 카메라와 죽음 사이의 거리를 무너뜨린다. 얼굴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황소는 눈 하나, 옆구리, 상처처럼 파편으로 먼저 도착하고, 싸움의 더 넓은 기하학은 그다음에야 윤곽을 드러낸다. 소리는 가깝지만 불친절하다. 숨소리와 발굽 소리, 팀이 낮게 주고받는 신호가 전부이고, 군중은 이미지의 가장자리 너머 어딘가에서 웅성거림으로 밀려나 있다. Serra는 스펙터클을 연출한다기보다, 스펙터클을 으레 바라보게 되는 그 편안한 중간 거리를 제거한다.

구조는 하루 그 자체다. 옷을 입는 일은 여러 손이 달라붙는 의식이다. 빛의 옷은 갑옷처럼, 천천히, 거의 침묵 속에서 입혀진다. 그다음 경기장, 짐승 주위를 숙련된 동선으로 움직이는 동료들, 케이프 동작, 긴 접근, 그리고 죽음, 마지막으로 모래 위를 끌려가는 사체. Serra는 투우를 볼거리인 만큼이나 노동으로 다룬다. 연습되고, 반복되며, 육체를 소진시키는 일. 다음 날 오후 또 다른 도시에서 같은 일을 되풀이하는 작은 무리가 수행하는 일이다. 영화는 매번 옷을 벗는 순간으로 되돌아온다. 마치 핵심이 승리가 아니라 탈진에 있다는 듯이.

영화가 보류하는 것은 곧 영화가 결판내기를 거부하는 것이기도 하다. Roca Rey의 직업적 거품 안에만 머무름으로써, 영화는 짐승의 죽음이 경기장 바깥에서 무엇을 뜻하는지 묻지 않고, 반대편의 목소리를 들이지 않으며, 그토록 적나라하게 보여준 윤리에 대해 어떤 청산도 내놓지 않는다. 관객은 그 침묵을 엄정함으로도, 회피로도 읽어 왔고, 일부는 그 차이를 표시하듯 상영 도중 자리를 떴다. Serra가 그 불편함을 원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불편함을 원하는 것과 그에 대해 할 말이 있는 것은 같지 않다. 영화는 자신의 중립이 숙고된 입장인지, 아니면 입장을 피하는 한 방식인지 끝내 정리하지 않는다.

‘고독의 오후’는 Albert Serra가 연출했고 러닝타임은 126분이다. Andrés Roca Rey와 그의 동료들, 그중에서도 Roberto Domínguez, Francisco Manuel “Viruta” Durán, Antonio Chacón, Paco Gómez가 모두 자기 자신으로 등장한다. 이 작품은 산세바스티안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조개상을 받았고, 영화제 순회와 예술영화 개봉을 거치며 동류의 다큐멘터리 가운데 가장 많은 논쟁을 부른 한 편이다.

이 영화는 6월 3일 한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이미 유럽과 아메리카를 거친 여정의 늦은 정착지이며, 그곳에서도 찬탄과 거부로 똑같이 갈렸다. Serra는 오후를 건네주고 판단은 자신이 쥔 채 내려놓지 않는다. 어두운 객석에 홀로 앉은 관객이 그것으로 무엇을 할지가, 그가 연출하기를 거부한 영화의 마지막 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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