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뜨거운 배신》은 네온 조명만 화려할 뿐, 이야기도 주인공도 잃어버린 스릴러다

디에고 프레이타스 감독이 2023년에 선보인 브라질 에로틱 스릴러.
Martha O'H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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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배신〉은 디에구 프레이타스가 연출한 2023년작 브라질 영화다. 장르 표기는 드라마, 미스터리, 로맨스지만 화면 한가운데에 놓인 것은 로맨스보다 육체다. 주인공 바비(지오바나 란셀로티)는 오랜 연인 카이오(미카엘 보르지스)의 배신을 알게 되고, 인생의 새로운 모험에 나서기로 한다. 그 길에서 판사 마르쿠(레안드루 리마)를 만나고, 두 사람 사이에는 짙은 성적 긴장이 흐른다. 줄거리는 한 줄로 요약되고, 영화도 그 한 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원작은 수 헤케르의 소설 『O Lado Bom de Ser Traída』이고, 글자 그대로 옮기면 ‘배신당하는 것의 좋은 면’이다. 원제는 배신을 해방의 출발점으로 읽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출발점은 나쁘지 않다. Decider의 묘사에 따르면 영화는 온통 네온 그린으로 물든 상파울루의 밤거리에서 시작한다. 바비는 오토바이를 몰고 달리고, 뒤따라온 낯선 남자와 뜨겁게 얽히다가 꿈에서 깬다. 현실의 바비는 식탁에서 깜빡 잠들었던 사람이고, 식탁 위에는 결혼식 준비용 꽃과 페이스트리가 널려 있다. 꿈속의 남자와 현실의 연인 사이에 벌어진 간극이 이야기를 움직일 동력이 되어야 한다. 이 간극은 바비가 배신을 알기 전부터 이미 관계가 어딘가 어긋나 있었다는 암시이기도 하다. 문제는 영화가 이 동력을 오래 쥐고 있지 못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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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y Steady Cut은 바로 그 지점을 짚는다. 영화가 카이오의 배신이라는 본래 이야기에서 멀어져, 바비가 동의한 육체적 관계를 다루는 〈50가지 그림자〉류의 영화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이 매체에 따르면 바비와 마르쿠의 장면은 서사가 붙지 않은 몽타주로 이어진다. 두 사람이 가까워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마르쿠는 자기 삶의 문을 끝내 열어주지 않고, 관계는 거기서 더 깊어지지 않는다. Heaven of Horror 역시 〈원초적 본능〉이나 폴란드 넷플릭스 영화 〈365일〉과 같은 계열을 기대하라고 말한다. 노출과 정사 장면이 많고, 스릴러로서의 플롯은 얇아서 반전 대부분을 미리 읽을 수 있다는 평이다.

연출에 대한 평가는 더 박하다. Decider는 프레이타스가 극적인 조명에는 집착하지만 톤의 일관성과 이야기의 정합성에는 통제력이 훨씬 약하다고 쓴다. 과하게 양식화된 정사 장면을 위해 영화가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말도 덧붙인다. Ready Steady Cut은 한발 더 나가, 감독이 인물들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르는 듯하다고 평한다. 같은 매체는 정사 장면이 지나치게 잦고 남성의 시선으로 찍혔다고 지적한다. 바비의 쾌락을 위한 장면이라 해도 그런 시선에서는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다. 노출은 불필요했고 장면 구성은 판에 박혔다는 평도 같은 글에 있다.

그렇다고 볼거리가 없는 영화는 아니다. Heaven of Horror는 제작 수준과 촬영지 선택이 훌륭하다고 인정하고, 이 영화가 자신 아닌 다른 무엇이 되려 하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는다. 같은 글에 따르면 등장인물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거의 전부 몸을 단련한 사람들이고, 옷은 거의 입지 않는다. 이 영화는 그 몸들을 보여주려고 만든 영화다. 바비가 머리를 어둡게 염색하고 바이크 클럽에 들어가는 대목도 같은 매체는 급진적이지만 남이 원하는 모습이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사는 것처럼 보인다고 읽는다. 이 해석이 영화의 가장 너그러운 독법이다.

스릴러 쪽은 느슨하다. Heaven of Horror는 범죄자와 스토커, 알고 보니 악당이었던 친구가 등장한다고 전하면서도 어느 것 하나 충격적이지 않다고 평한다. 검은 머리에 키 크고 우울한 남자들 사이에서 안경 쓰고 조용한 다정한 친구를 의심하라는 식의 공식이 그대로 작동한다는 말이다. Decider가 지적한 대로, 범죄 조직과 청문회 이야기는 막판 20분에 이야기가 속도를 낼 때까지 선반 위에 올려져 있다. ScreenRant의 결말 해설에 따르면 마지막에 치아구가 카이오의 사무실을 찾아가 피투성이가 된 그를 보고, 카이오는 괴한들이 침입해 자신을 공격했다고 말한다. 긴장이 이 장면에 한꺼번에 몰리는 구조다.

주변 인물도 이 구조 안에서는 사건의 부품에 가깝다. Decider는 카밀라 지 루카스가 연기하는 패티를 늘 들떠 있는 인물로, 브루누 몬탈레오네의 치아구를 안경과 폴로셔츠 차림의 네온과 가죽 세계의 이방인으로 요약한다. 두 사람 모두 한 줄 설명을 넘어서는 순간이 없다.

란셀로티와 리마의 연기는 이런 대본 위에서 평가해야 한다. 배신당한 사람의 당혹과 해방감, 낯선 남자에게 끌리는 충동을 오가야 하는 역할인데, 영화는 그 감정을 대사로 쌓아주기보다 다음 정사 장면으로 넘겨버린다. Decider가 전하는 카이오와의 첫 장면에서 바비가 하는 일은 소파에 눕는 것뿐이다. 리마의 마르쿠 역시 신비로운 판사라는 윤곽 이상을 얻지 못한다. 〈뜨거운 배신〉은 숨기는 것이 없는 영화이고, 그 점은 Heaven of Horror의 말대로 존중할 만하다. 다만 배신이라는 제목이 약속한 서늘함도, 뜨겁다는 말이 암시하는 감정의 열기도 이 영화에서는 찾기 어렵다. 남는 것은 조명과 몸이다.

출연진

사진: The Movie Database (T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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