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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Deal with a Heartbreak: 공감은 가지만 갈피를 못 잡는 로맨틱 코미디

Veronica Lo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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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Deal with a Heartbreak의 첫 장면은 어색하면서도 묘하게 시선을 끈다. 작가이자 인플루언서인 30대 주인공 마리아 페(히셀라 폰세 데 레온, Gisela Ponce de León)는 침대에 다리를 꼬고 앉아 노트북 화면을 바라본다. 문서 제목은 ‘실연 가이드’. 커서가 얄밉게 깜박이는 가운데 입술을 깨물던 그녀는 갑자기 이렇게 입력한다. “첫 번째 단계: 샤워하면서 울기.” 사적인 아픔을 전문적인 조언으로 바꾸려는 여성의 모습은 묘하게 현실적이다. 동시에 코미디와 드라마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영화의 고충도 엿보인다.

조안나 롬바르디(Joanna Lombardi) 감독의 페루 로맨틱 코미디는 이별의 여파를 헤쳐 나가는 마리아 페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그녀는 자기 자신은 엉뚱한 선택을 거듭하면서도 자조서를 쓰려 한다. 사적인 아픔을 전문적인 조언으로 풀어내는 여성이라는 설정은 재치와 자기 성찰을 펼치기에 더없이 좋은 소재다. 하지만 How to Deal with a Heartbreak는 연출 과정에서 비틀거리고, 코미디도 드라마도 어느 한쪽에 온전히 힘을 싣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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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배우들의 앙상블이다. 히셀라 폰세 데 레온은 대본이 때때로 힘을 실어주지 못하는 순간에도 연약함과 유머를 균형 있게 담아낸다. 마리아 페의 좌절과 자기 의심, 이따금 찾아오는 명료한 순간까지 섬세하게 표현한다. 마리아 페의 절친 나탈리아 역을 맡은 카리나 호르단(Karina Jordán)은 날카로운 재치와 한결같은 의리로 장면을 장악한다. 두 사람의 호흡은 여러 풍파를 함께 견뎌온 우정에 뿌리를 두고 있어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카롤리나 역의 젤리 레아테기(Jely Reategui)는 따뜻함과 경쾌함을 더하며, 꼭 필요한 웃음을 선사한다. 페르난도 역의 살바도르 델 솔라르(Salvador del Solar)는 차분하고 현실적인 에너지로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든든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배우들의 호흡은 이야기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줄거리가 진부한 설정으로 흐르는 순간에도 대화만큼은 진짜처럼 느껴진다. 루카 역의 제이슨 데이(Jason Day)와 산티아고 역의 크리스토퍼 폰 우커만(Christopher Von Uckermann)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연애 상대로 등장하며, 마리아 페가 선택할 수 있는 서로 다른 길을 상징한다. 데이의 루카는 매력적이지만 종잡을 수 없고, 우커만의 산티아고는 안정적이지만 심심하다. 이런 대비는 안정과 열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마리아 페의 내면을 부각한다.

시각적인 측면에서 롬바르디의 연출은 무난하지만 두드러지는 구석은 없다. 인상적인 쇼트나 대담한 스타일을 찾아보기 어렵고, 이야기를 끊김 없이 진행시키는 평이한 구도와 속도감이 이어질 뿐 뚜렷한 개성은 느껴지지 않는다. 촬영은 기능적인 수준에 머물며, 부드러운 조명과 단순한 구성이 시각적 서사보다 대사를 앞세운다. 라틴 팝과 인디 음악을 섞은 사운드트랙은 가끔 장면에 잘 어울리지만, 대부분은 배경으로 물러난다.

영화가 가장 흔들리는 부분은 이야기 전개다. 마리아 페가 가이드를 쓰려는 과정과 루카, 산티아고를 둘러싼 잘못된 연애가 번갈아 이어지지만, 두 갈래 이야기는 매끄럽게 맞물리지 않는다. 롬바르디가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고 싶은 건지, 인물 중심의 드라마를 만들고 싶은 건지 정하지 못한 듯하다. 감정이 충분히 무르익을 시간이 필요한 순간들을 서둘러 지나치면서 전체적인 속도도 들쭉날쭉해진다. 이를테면 마리아 페가 루카와 관계를 시작하기로 하는 결정은 갑작스럽고 충분히 탐구되지 않아, 그 선택에 설득력을 더할 만한 과정이 빠져 있다.

실연과 회복이라는 주제를 다루기는 하지만 깊이 파고들지는 않는다. 마리아 페는 자신을 알아가고 성장해 가지만, 영화는 종종 피상적인 통찰에 만족한다. 그녀가 쓰는 ‘실연 가이드’는 자신의 회복 과정을 비유하는 장치가 되지만, 이야기는 그 가능성을 끝까지 밀고 나가지 않는다.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과거의 연애를 돌아보는 장면도 서둘러 지나가 성찰을 위한 여지가 거의 남지 않는다.

다소 급하게 마무리되는 결말은 마리아 페의 성장과 회복을 보여주며 인물의 여정을 깔끔하게 정리하려 한다. 영화의 구조적 약점에도 그 변화는 나름의 설득력을 갖춘다.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이야기 속에서 작지만 반가운 성취다. 마리아 페가 마침내 가이드를 완성하는 마지막 장면은 만족스럽지만, 더 깊이 있게 다뤄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How to Deal with a Heartbreak에는 매력과 유머가 빛나는 순간이 있지만, 끝내 잠재력을 온전히 끌어내지는 못한다. 배우들의 연기는 안정적이고 앙상블도 돋보이지만, 대본과 연출이 발목을 잡아 오래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에 드라마를 조금 곁들인 영화를 즐기는 관객이라면 특히 공감할 만하다. 반면 인물을 깊이 들여다보는 이야기나 실연을 섬세하게 파고드는 작품을 기대한다면 아쉬움이 클 수 있다.

How to Deal with a Heartbreak는 The Big Sick이나 Crazy, Stupid, Love 같은 영화가 보여준 날카로운 유머와 감정의 깊이에 미치지 못한다. 두 작품은 유머와 드라마를 자연스럽게 엮어 웃음과 진솔한 감정의 울림을 함께 전한다. 그에 비해 롬바르디의 영화는 장르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어느 한쪽도 온전히 끌어안지 못한다.

결국 How to Deal with a Heartbreak는 장점과 아쉬움이 뒤섞인 작품이다. 진심은 느껴지지만 좀처럼 중심을 잡지 못한다. 배우들의 연기는 탄탄하고 설정도 흥미롭지만, 완성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출연진

사진: The Movie Database (T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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