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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자전 빨라지자 윤초 폐지… 2027년부터 시계 조정 끝

Susan 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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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시계에 간혹 자정 직전 억지로 끼워 넣던 낯선 1초가 사라진다. 세계 도량형을 통일하는 국제기구인 국제도량형총회가 협정세계시(UTC)를 윤초를 더하거나 빼지 않는 연속적인 시간 체계로 바꾸기로 의결했다. UTC는 휴대전화와 은행, 인터넷의 모든 서버가 보이지 않게 기준으로 삼는 시간이다. 따라서 거의 모든 것이 작동하는 시계 자체가 바뀌는 셈이지만, 그 순간을 눈으로 확인할 사람은 없다.

이 결정의 배경에는 지구에서 벌어진 작은 반전이 있다. 지구의 자전 속도가 점차 느려지면서 원자시계가 지구보다 앞서 나가곤 했고, 지구가 따라잡을 때까지 1초를 기다리도록 윤초를 도입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지구는 오히려 더 빠르게 자전하고 있다. 총회에 자문한 지구 자전 전문가들은 시계에서 1초를 삭제하는 ‘음의 윤초’가 필요해질 가능성이 빠르게 커져, 대략 10년 안에 3분의 1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음의 윤초가 실제로 적용된 적은 한 번도 없다. 이번 결의문은 핵심 기반 시설이 음의 윤초에 “대체로 준비돼 있지 않다”고 경고하면서, 대비 비용이 밀레니엄 버그에 견줄 만하다고 밝혔다.

익숙한 양의 윤초도 오랫동안 여러 시스템에 문제를 일으켜 왔다. 일반적인 분은 23:59:59에 끝나고 곧바로 자정으로 넘어간다. 윤초가 들어가면 23:59:60이 추가되는데, 상당수 소프트웨어는 이런 타임스탬프가 존재할 수 없다고 가정한다. 2012년 6월 말 윤초가 추가됐을 때 Reddit, Mozilla, Qantas와 Linux를 사용하는 여러 사이트에서 문제가 보고됐다. 2017년 새해 첫날에는 Cloudflare DNS 소프트웨어의 숫자 하나가 음수가 되면서 코드가 오작동했다. 문제가 가장 심했을 때는 DNS 질의의 약 0.2%가 영향을 받았다. Cloudflare 엔지니어들은 원인을 한 문장으로 요약했다. “DNS 서비스에 영향을 준 버그의 근본 원인은 시간이 거꾸로 갈 수 없다는 믿음이었다.”

주요 기술 기업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추가되는 1초를 그대로 적용하지 않았다. Google은 ‘스미어링’이라는 방식으로 약 20시간에 걸쳐 1초를 조금씩 늘려 분산했다. 엔지니어들이 윤초를 “하드웨어 인프라를 관리하는 사람들에게 큰 골칫거리”라고 표현한 바 있는 Meta는 이를 17시간에 걸쳐 분산한다. 하지만 이 우회책도 새로운 문제를 낳았다. 총회는 결의문에서 각 업체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분산하기 때문에 변경 과정에서 시스템마다 시간이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일부 조직이 UTC를 포기하고 윤초를 적용한 적이 없는 GPS 시간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우려했다.

그 밖의 사람들에게 이번 변화는 느끼지 못할 정도로 조용히 이뤄질 예정이다. 국제도량형국(BIPM) 시간 부문 책임자 파트리치아 타벨라(Patrizia Tavella)는 Wired에 “좋은 소식은 우리가 할 일이 없다는 겁니다!”라며 “초를 계속 쌓아 가고, 60초로 이뤄진 ‘일반적인’ 분을 유지하면 됩니다”라고 말했다. 휴대전화는 지금처럼 계속 시간을 동기화하며, 마지막 조정 이후 37초로 유지돼 온 UTC와 순수 원자시의 차이도 수백 년 동안 그대로 남을 전망이다.

그 대가는 태양의 움직임과 시계가 조금씩 어긋나는 것이다. 시계는 더 이상 지구의 자전과 1초 이내로 맞춰지지 않는다. 총회는 두 시간의 차이가 최대 1시간까지 벌어지는 것을 허용했다. 그 정도면 수백 년 동안 UTC를 연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소 급격한 변화처럼 들릴 수 있지만, 결의문이 지적하듯 이미 여러 지역의 시간대는 현지 태양시와 1시간 넘게 차이가 난다. 많은 나라에서는 매년 봄과 가을에 서머타임을 적용하며 시계를 1시간씩 바꾸기도 한다. 지구의 실제 방향을 알아야 하는 천문학자와 위성 운영자들은 항법 위성과 지구 자전 서비스가 이미 제공하는 데이터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결정이 모든 문제를 말끔히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수십억 대 기기 안에 윤초 관련 코드는 그대로 남고, 네트워크 시간 운영자들은 많은 Linux 시스템에서 시간대 데이터와 함께 배포되는 공식 윤초 목록이 올해 말 만료된 뒤 갱신되지 않을 경우 소프트웨어가 어떻게 작동할지를 이미 논의하고 있다. 국제 무선 통신 협약에 따라 시보를 방송하는 방송국에는 전환 기간이 주어진다. 기존 장비로는 더 큰 시간 차이를 그보다 일찍 반영할 수 없어, 전환은 2035년까지, 늦어도 2040년까지 이뤄진다. 윤시간을 도입하기로 정한 것도 아니다. 타벨라는 Wired에 “아직 윤시간에 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문제는 몇 세기 뒤 사람들에게 남겨 둔 셈이다.

이번 표결은 베르사유에서 열린 제28차 국제도량형총회에서 이뤄졌다. 회의는 10월 15일 폐막했으며, 연속적인 UTC는 1875년 미터협약 체결일이자 세계 측정의 날인 2027년 5월 20일부터 시행된다. 그전까지 예정된 윤초는 없다. 2016년 12월 31일 추가된 윤초는 1972년 제도가 시작된 뒤 27번째였으며, 마지막 윤초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시계는 그저 계속 시간을 세고, 지구는 지구만의 시간을 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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