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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r Sticky Love: 기억상실 로맨스를 날것의 거친 매력으로 비틀다

Camille Lefèv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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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r Sticky Love에서 고은새(안하영)가 비에 젖어 머리카락이 얼굴에 들러붙은 채 장태하의 복싱 체육관에 비틀거리며 들어서는 순간, 그녀는 단순히 새로운 공간에 발을 들이는 게 아니다. 자신의 것이 아닌 삶 속으로 들어선다. 기억을 잃고 정체를 숨긴 채 살아가는 검사, 그리고 보호 본능과 향수 어린 감정이 뒤섞인 이유로 그녀의 남자친구를 자처하는 전직 조직원 출신 복싱 코치. 이것이 시리즈의 첫 수다. 김장한과 모지혜가 만든 이 작품은 익숙한 기억상실 설정을 새로운 자리, 어수선하고 복잡하며 말 그대로 끈적한 곳에 붙여보려는 2026년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다.

Our Sticky Love는 자신이 누구를 겨냥하는지 잘 안다. 기억을 잃은 여자와 그녀를 지키려는 남자라는 로맨틱 코미디의 출발점으로 문을 열지만, 거기서 멈추지는 않는다. 초반부터 범죄 스릴러 요소를 끌어들이며 허성태가 연기하는 백상길이 이끄는 범죄 조직을 등장시킨다. 은새에게는 숨을 곳이, 태하에게는 그녀를 지켜야 할 이유가 생기는 셈이다. 이 작품은 단순히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가 아니다. 생존과 정체성, 그리고 세상이 두 사람을 갈라놓으려 할 때 서로를 붙잡는 조용한 방식에 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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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인은 태하 역으로 지금까지 보여준 연기 가운데 손꼽힐 만큼 입체적인 모습을 선보인다. 링 위에서 주먹을 날릴 때든, 망설이며 은새의 손을 잡을 때든 모든 동작에 의도가 실려 있다는 점에서 그의 연기는 몸의 움직임 자체로 강한 인상을 남긴다. 그는 과거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으면서도 음울한 전직 조직원의 전형적인 모습으로만 그려지지 않는다. 특히 태하가 은새에게 복싱을 가르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태하가 가장 익숙한 공간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줄 뿐 아니라, 그가 어떻게 마음을 표현하는지도 드러내기 때문이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건네는 다정함이다.

반면 안하영에게 주어진 역할은 더 까다롭다. 기억을 잃은 여성은 혼란과 두려움, 호기심을 오가야 하는데, 그는 이를 섬세하게 풀어낸다. 다만 대본이 지나치게 많은 것을 요구하는 순간도 있다. 인물의 진짜 감정보다는 익숙한 클리셰에 가까운 반응을 끌어내는 대목이다. 예컨대 은새가 검사였던 과거를 보여주는 증거와 마주하는 장면에서는 어색한 대사에 짓눌린 듯 안하영의 연기가 다소 흔들린다.

조연진은 힘이 닿는 곳마다 작품을 한층 끌어올린다. 태하의 할머니 고연홍 역을 맡은 김영옥은 등장하는 장면마다 따뜻함과 지혜를 불어넣는다. 은새와 태하를 바라보는 그녀의 조용하고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한 눈빛은 어떤 설명조의 독백보다 두 사람의 관계를 더 잘 말해준다. 전배수와 서정연 역시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에 깊이를 더한다. 그 덕에 태피 마을은 비밀을 지키기는 어렵지만 서로 털어놓기는 한결 쉬운, 그 자체로 하나의 인물 같은 공간이 된다.

김장한의 연출은 탄탄하지만 특별히 눈에 띄지는 않는다. 은새와 태하가 체육관 옥상에 앉아 별을 바라보는 장면처럼 감정의 울림을 살리는 장면을 어떻게 구성할지 알지만, 시각적으로 과감한 시도는 많지 않다. 시리즈는 주제의 무게를 대사와 배우들의 연기에 상당 부분 맡긴다. 조용한 순간의 호흡을 조절하는 데서는 특히 장점을 보인다. 전반부는 기억상실에서 비롯된 소동과 시골 마을의 유머, 조직 범죄극을 한데 엮는데, 결과는 고르지 않다. 일부 에피소드는 지나치게 늘어진 느낌을 주며, 슬랩스틱이나 은새와 태하 사이의 반복되는 오해에 너무 기대기도 한다.

느와르풍 범죄극으로 방향을 트는 대목은 갑작스럽지만, 로맨틱 코미디에서 벗어나 분위기를 환기한다는 점에서는 반갑다. 다만 시리즈는 어느 한 장르에도 온전히 몸을 싣지 않으며, 이것이 가장 큰 약점이다. 로맨스에 집중할 때는 흐름이 고르지 않고, 범죄극으로 깊이 들어갈 때는 제대로 된 스릴러가 갖춰야 할 긴장감과 위기감이 부족하다.

주제 면에서 Our Sticky Love는 사랑을 희생과 보호의 실천으로 그려내려 한다.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태하가 거짓말을 하는 것은 자신을 위한 선택만은 아니다. 은새가 그를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그녀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다. 이 작품은 기억이 없어도 사랑이 존재할 수 있는지, 사랑이 그저 감정이 아니라 선택일 수 있는지를 탐색한다. 이것이 작품에서 가장 설득력 있는 발상이며, 기억상실을 둘러싼 소동 이상의 깊이를 이야기에 부여한다.

범죄 요소를 살짝 곁들인 로맨스와 코미디를 즐기는 K드라마 팬이라면 Our Sticky Love가 취향에 맞을 가능성이 크다. 획기적인 작품은 아니지만 재미있고, 연기가 탄탄하며, 때때로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좀 더 독창적이거나 시각적으로 강렬한 작품을 찾는 이들에게는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다.

결국 Our Sticky Love는 기복은 있지만 매력적인 로맨틱 코미디로, 진심 어린 따뜻함과 유머를 담은 순간들을 선사한다. 정해인의 연기가 단연 돋보이며, 작품이 힘을 잃는 순간에도 시리즈를 이끌어간다. 연출은 무난하지만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하고, 장르 전환은 때때로 갑작스럽다.

출연진

사진: The Movie Database (T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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