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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이런 엿같은 사랑’: 기억 잃은 검사와 남자친구라 우기는 조폭 복서

Camille Lefèvre

한 여자가 시골 병원에서 눈을 뜬다. 제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처음 본 사람이 침대 위로 몸을 숙이며 자신이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라고 말한다. 믿을 근거도, 반박할 근거도 없다. 자신에 대해 알던 모든 것이 지워졌고, 그녀가 누구인지에 대한 유일한 이야기는 제 나름의 이유로 둘이 연인이라 우기기로 한 낯선 남자에게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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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엿같은 사랑’은 넷플릭스가 범죄 스릴러로 감싼 한국 로맨틱 코미디이며, 두 결의 마찰이 곧 설계 전부다. 정해인은 조직의 언저리로 흘러든 전직 복서 장태하를 연기하고, 하영은 기억상실 탓에 아무도 신원을 확인해 줄 수 없는 마을에 발이 묶인 엘리트 검사 고은세를 맡는다. 그는 둘이 연인이라 말한다. 이를 부정할 기억도, 달리 갈 곳도 없는 그녀는 그의 삶으로 들어가 그 말이 서 있게 둔다.

가짜 연애라는 장치는 이 장르에서 가장 닳은 수법에 속하고, 작품은 그걸 알기에 뒤집는다. 익숙한 판본에서는 둘 다 거짓을 공유하고, 남들 앞에서 배역을 지켜내는 데서 웃음이 나온다. 여기서는 앎이 한쪽에만 있다. 은세는 연기하는 게 아니라 믿는다. 함께 쓰는 부엌, 빌려 입은 옷, 낯선 두 사람이 나눠 쓰는 집은 겉으로는 코미디로, 그 밑에서는 윤리의 문제로 움직인다. 속고 있는 사람이 완전한 진심으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작품을 지탱하는 것이 이 비대칭이다. 시청자는 주인공에게 없는 정보를 쥔 채 태하와 똑같은 자리에 놓이고, 다정한 장면마다 그 그늘이 드리운다. 지키려고 한 거짓말도 거짓말이며, 이야기는 그 불편함을 서둘러 풀지 않고 로맨스 안에 살게 둔다. 그녀가 언제 진실을 알게 될지, 그 대가가 무엇일지가 팽팽한 실처럼 구애 전체를 관통한다.

이 이중의 결은 감독 김장한의 서명이다. ‘마이 데몬’에서 그는 초자연적 위협 위에 로맨스를 세우고, 위험이 다정함을 지우는 대신 벼리게 두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는 거의 어떤 로맨틱 코미디도 스스로에게 허락하지 않는, 감정의 느린 축적에 대한 인내를 보여 주었다. 여기서는 조직의 추격과 구애를 한 화면에 담아야 하며, 마을의 온기에서 갑작스러운 한기로 옮겨 가는 티저의 편집에 이미 읽히는 그의 감각은, 하나가 다른 하나의 판돈을 올리게 만든다.

캐스팅도 논거의 일부다. 정해인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와 ‘봄밤’의 다정하고 상처 입은 연인으로 이름을 얻었다. 어떤 종류의 드라마가 시청자로 하여금 한눈에 믿게끔 길들인 그 남자친구다. 그를 조직의 편에 세우고, 거짓 앞에 무방비인 여자에게 거짓을 말하게 하는 일은, 쌓아 온 그 부드러움을 재료로 바꾼다. 그리고 그늘에서는 허성태가 조직의 두목으로 기다린다. 그녀의 잊힌 과거가 묻혀 있지 못할 이유다.

전제 밑에는 더 날카로운 물음이 있다. 한 사람의 얼마만큼이 기억이고, 얼마만큼이 공동체가 부여한 역할인가. 직함도 사건 기록도 계급도 벗겨진 고은세는 마을의 누구에게도 더는 검사가 아니다. 태하의 여자친구이고, 처음으로 그 값이 받아 낸 유죄 판결의 수로 매겨지지 않는다. 서울의 전문직이 시골 복서의 짝으로 살아간다는 지위의 역전을, 작품은 무대에 올리면서도 그것을 짚기 위해 한 번도 멈추지 않는다.

작품이 진짜 물음을 열어 두는 곳이 바로 여기다. 기억이 돌아오면, 그것은 그녀가 얻어 낸 자아를 돌려주고 그녀가 지어낼 수 있었던 자아를 앗아 간다. 과거가 완전히 부재한 가운데 쌓은 인연은 그 과거의 귀환을 온전히 견디지 못한다. 두 사람이 어떤 식으로든 맺어지리라는 것을 장르는 보장한다. 다만 그 자리에 그녀의 두 모습 가운데 어느 쪽이 서 있을지는 약속하지 않는다.

‘이런 엿같은 사랑’은 2026년 8월 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며, 총 열두 편에 각 편은 약 한 시간이다. 극본은 모지혜, 연출은 김장한, 제작은 Studio S가 맡았다. 정해인과 하영과 더불어 허성태가 범죄 조직의 두목 백상길을 연기하고, 전배수와 서정연이 함께한다. 이야기는 웹툰이나 실화를 옮긴 것이 아닌 오리지널이며, 열두 편이 한꺼번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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