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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y: 스탤론의 아픈 과거를 들여다보다

Alice L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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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y(2023)의 첫 장면은 젊은 실베스터 스탤론이 멍들고 피투성이가 된 얼굴로 아파트 거울을 주먹으로 치는 모습을 오래 비춘다. 자기혐오가 날것 그대로 드러나는 순간이지만, 동시에 스스로를 다잡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강렬한 이 장면을 톰 짐니 감독은 할리우드의 전설을 다룬 다큐멘터리의 중심축으로 삼는다. 그러나 Sly는 스탤론의 필모그래피를 향수 어린 시선으로 돌아보면서도, 정작 그 사람의 내면을 겹겹이 들여다보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는다.

영화는 스탤론과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구성되며, 그의 출연작 장면과 아널드 슈워제네거, 프랭크 스탤론 주니어, 쿠엔틴 타란티노, 탈리아 샤이어, 헨리 윙클러, 존 허즈펠드, 웨슬리 모리스 등 동료들의 이야기가 교차한다. 짐니의 연출은 무난하지만 두드러지는 개성은 없다. 인터뷰이의 발언, 아카이브 영상, 스탤론 영화의 상징적인 음악을 비중 있게 활용하는 사뭇 익숙한 다큐멘터리 기법에 기대고 있다. 완성도는 탄탄하지만, 평범한 전기 다큐멘터리의 회고를 넘어설 만한 과감한 스타일이나 참신한 서사 방식은 찾아보기 어렵다.

Sly에서 가장 빛나는 대목은 스탤론이 파란만장했던 어린 시절과 할리우드에서 겪은 초기의 고난을 털어놓을 때다. 가난과 괴롭힘, 꿈을 향한 끈질긴 추구를 가감 없이 회상하는 그의 이야기는 영화에 진정성을 더한다. 명성을 얻기까지 그를 지탱한 심리적 회복력을 엿볼 수 있는 강렬한 장면들이다. 이를테면 Rocky의 각본을 사흘간 정신없이 써 내려갔다고 이야기할 때는 목소리에서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Sly가 진가를 발휘하는 순간은 바로 이런 대목이다. 영화사에 오래 남을 인물들을 만들어낸 창작자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동료들의 등장은 특히 타란티노가 스탤론이 영화계에 미친 영향을 짚는 대목에서 의미 있는 시각을 보탠다. 타란티노는 스탤론이 자신의 작품과 액션 영화 전반에 끼친 영향을 설명해 흥미를 더한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너무 드물게 등장한다. 영화에는 명확한 서사적 흐름도 부족하다. 시대와 주제를 오가지만 이를 하나로 묶어주는 중심축이 없다. 이처럼 산만한 구성 탓에 작품을 깊이 있게 파고드는 탐구라기보다 축하와 회고의 자리에 가깝게 느껴진다.

가장 아쉬운 부분 가운데 하나는 짧은 언급을 제외하면 스탤론의 가족 관계를 거의 다루지 않는다는 점이다. 형제자매와 부모, 자녀와의 관계를 짚기는 하지만 깊이 파고들지는 않는다. Rocky 시리즈에서 함께 출연한 그의 여동생 탈리아 샤이어는 인상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등장하는 시간은 짧다. 프랭크 스탤론 주니어의 진심 어린 이야기 역시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 듯하다. 이 관계들이 스탤론의 작품과 사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더 깊이 들여다봤다면 영화에 도움이 됐을 것이다.

다큐멘터리는 어느 순간 명장면 모음집에 가까워지며 힘을 잃는다. Rocky, Rambo를 비롯한 고전 영화의 장면들은 분명 즐겁지만, 스탤론의 창작 과정이나 사생활을 충분히 파고들지는 않는다. 영화에는 명확한 서사적 흐름도 부족하다. 시대와 주제를 오가지만 이를 하나로 묶어주는 중심축이 없다. 이처럼 산만한 구성 탓에 작품을 깊이 있게 파고드는 탐구라기보다 축하와 회고의 자리에 가깝게 느껴진다.

인터뷰이들의 이야기가 주는 효과는 저마다 다르다. 슈워제네거는 또 다른 액션 영화의 전설이라는 독특한 관점에서 통찰력 있는 회고를 들려준다. 타란티노의 이야기는 특히 흥미롭고, 스탤론이 자신의 작품에 미친 영향을 짚는다. 반면 헨리 윙클러나 존 허즈펠드처럼 이야기의 중심에서 다소 벗어난 인물도 있다. 이들의 발언은 스탤론을 전체적으로 조명하는 데 별다른 보탬이 되지 않는다.

전형적인 다큐멘터리 구성을 고수하는 점은 영화의 독창성을 더욱 제한한다. 참신한 서사 기법이나 실험적인 이야기 방식은 찾아볼 수 없다. 전개 속도도 고르지 않다. 일부 대목은 늘어지는 반면, 스탤론의 경력에서 중요한 순간들은 서둘러 지나간다. 이런 들쭉날쭉한 구성 탓에 영화에 꾸준히 몰입하기 어렵다.

장르의 문법을 놓고 보면 Sly는 할리우드 거물을 다룬 다른 전기 다큐멘터리들과 잘 어울린다. 하지만 대상을 한층 섬세하게 탐구하는 The Beaches of Agnès 같은 작품이 보여주는 깊이와 내면 성찰에는 미치지 못한다. Sly는 실베스터 스탤론을 제대로 이해할 기회를 놓친 작품이다. 전설 뒤에 숨은 인물의 모습을 조금씩 보여주지만, 작품을 매력적으로 만들었을 법한 깊은 자기 성찰은 비켜간다.

스탤론의 작품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Sly를 통해 필모그래피를 훑어보는 여정에 만족할 것이다. 다만 그 여정은 피상적인 수준에 머문다. 아카이브 영상과 상징적인 장면들은 향수와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스탤론의 삶과 예술성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싶은 관객에게 이 영화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대상의 복합성을 담아내지 못한 채 표면만 훑는 찬사에 그친다.

결국 Sly는 만듦새는 좋지만 기억에 오래 남지는 않는 다큐멘터리다. 스탤론의 경력을 향수 어린 시선으로 돌아보지만, 유명인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넘쳐나는 가운데 두각을 드러낼 만한 깊이와 독창성이 부족하다. 스탤론의 열성 팬이라면 촬영 현장 뒷이야기와 아카이브 영상을 반길 테니, 이들에게 가장 잘 맞는 작품이다.

출연진

사진: The Movie Database (T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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