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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프트뱅크의 ABB 로봇 사업 인수 막았다…공장 데이터 유출 우려

ABB는 53억7500만 달러 규모 매각의 중국 부문이 금지된 뒤에도 양사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소프트뱅크그룹은 11월 10일 실적을 발표한다
Victor Mas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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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소프트뱅크의 ABB 로봇 사업 중국 내 인수를 막았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한 결정 배경에는 시장 점유율과는 거리가 먼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중국 조립라인의 산업용 로봇이 수집한 데이터가 일본으로 넘어가 인공지능 모델 훈련에 활용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소프트뱅크가 주요 투자자로 참여한 OpenAI의 모델도 포함된다.

이로써 자동차 차체를 용접하고 전자제품을 포장하는 공장용 로봇 팔은 중국 정부가 이제 반도체와 비슷한 수준으로 지키는 대상이 됐다. 중국에서 이런 기계를 만들고 정비하는 사람들과 기계를 구매하는 제조업체들 모두에게 이번 결정은 국경을 넘는 로봇 거래라면 무엇이든 던져야 할 질문을 남긴다. 구매 계약만으로는 답할 수 없는 질문, 바로 로봇이 현장에서 익힌 것을 누가 소유하는가 하는 문제다.

스위스와 스웨덴에 뿌리를 둔 엔지니어링 기업 ABB는 소프트뱅크로부터 중국 외국인투자 안보심사 업무 메커니즘 사무국(Office of the Working Mechanism for Foreign Investment Security Review)이 중국 내 ABB 로보틱스 사업 인수를 금지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손정의가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ABB가 해당 사업부를 별도 상장사로 분리하려던 계획을 접은 뒤, 지난해 기업가치 53억7500만 달러에 사업부 전체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로봇 사업부의 2024년 매출은 약 23억 달러였으며, 전 세계에서 약 7000명을 고용하고 있다. 손정의는 이 사업부를 자신이 ‘피지컬 AI’라고 부르는 분야의 하드웨어 핵심으로 내세웠다.

중국은 이 사업부의 최대 시장이며, 소유권만 빼면 사업의 상당 부분은 이미 중국에 자리 잡고 있다. ABB가 중국 고객에게 판매하는 로봇의 90% 이상은 중국에서 생산된다. 그중 상당수는 상하이 푸둥 지구에 있는 1억5000만 달러 규모의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이 공장은 상하이시 정부의 지원을 받아 ABB가 건설했으며, 2022년 가동을 시작했다. ABB는 중국에서 전체 사업을 통틀어 약 1만2700명을 고용하고 있다. FT 보도에 따르면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ABB의 중국 공급망을 세부적으로 조사했으며, 사업부의 일부 생산 역량을 중국에 남겨 두라는 요구도 했다.

이번 금지 조치는 인수자에게도 뜻밖이었다. 거래는 2월 중국의 경쟁 심사를 통과했고, 소프트뱅크와 가까운 관계자들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별도의 안보 심사 역시 승인될 것으로 예상했다. 소프트뱅크는 이제 무엇이 잘못됐는지, 재신청이 가능한지 파악하려 하고 있다. ABB는 두 회사가 긴밀한 대화를 이어가며 거래와 관련해 건설적인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불확실한 부분이 많다. ABB의 발표는 중국 내 사업에만 해당하며, 소프트뱅크가 최대 시장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부를 인수할 수 있는지, 그렇게 규모가 줄어든 거래도 합의된 가격만큼의 가치가 있을지는 두 회사 모두 밝히지 않았다. 베이징은 이번 매각으로 데이터가 해외로 이전되거나 국가 안보가 훼손될 것이라는 점을 공개적으로 입증하지 않았다. 이번 결정은 미국이 비슷한 주장을 할 때 중국 관리들이 반박해 온 논리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미국이 해외 기술 투자 제한안을 추진하면서 국가 안보를 지나치게 넓게 해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 당국은 또 지난 4월, 중국에서 창업한 뒤 싱가포르로 이전한 AI 스타트업 Manus를 메타가 약 20억 달러에 인수하려던 거래도 막았다.

자동차 제조업체와 전자제품 조립업체를 비롯한 ABB 고객의 공장 현장에는 당장 달라지는 것이 없다. 매각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고, 상하이 공장도 여전히 ABB 소유이기 때문이다. 금지 조치는 중국에만 적용된다. 유럽과 아메리카, 아시아의 나머지 지역에서 ABB 로봇을 구매하는 고객은 이번 결정으로 달라지는 것이 없다. 다만 이들의 공급업체를 앞으로 누가 소유하게 될지는 불투명해졌다.

매각은 2026년 중반에서 하반기 사이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제 그 일정을 지키기는 어려워 보인다. 소프트뱅크는 11월 10일 9월까지 6개월간의 실적을 발표한다. 재신청할지, 거래 구조를 바꿀지, 아니면 인수에서 손을 뗄지 소프트뱅크가 밝힐 예정인 첫 공식 일정이다.

손정의가 원한 것은 로봇 팔이었다. 베이징은 그 로봇 팔이 중국 생산라인에서 익히는 것은 중국에 남아야 한다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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