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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드르제이 프로바즈니크의 「부서진 목소리들」, 소녀 합창단을 침묵의 기계로 바꾸다

Molly Se-kyung

재능 있는 열세 살 소녀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녀 합창단에 들어갈 자격을 얻지만, 그 보상은 서서히 올가미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이것이 「부서진 목소리들」(원제 「Sbormistr」, 국제 제목 「Broken Voices」)의 차가운 동력이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온드르제이 프로바즈니크(Ondřej Provazník)는 모두가 사랑하는 합창 지휘자의 유혹적이면서도 부식성 강한 권위를 중심으로 이 체코 심리 스릴러를 쌓아 올렸다. 이 작품은 야심에 관한 영화다 — 한 아이의, 한 가족의, 한 기관의 야심 — 그리고 그 야심이 얼마나 쉽게 목줄로 바뀌는지에 관한 영화다.

신인 카테르지나 팔브로바(Kateřina Falbrová)는 앙상블의 존경받는 지휘자 비트 마하의 눈에 들 만큼 재능 있는 신참 성악도 카롤리나를 연기한다. 마하 역은 유라이 로이(Juraj Loj)가 서늘한 침착함으로 그려낸다. 카롤리나는 언니와 한 무리의 경쟁자들과 함께 노래하며, 이들 모두는 독창 파트를, 인정을, 마에스트로의 시선을 두고 다툰다. 프로바즈니크는 연습실을 아름다움과 위협이 동시에 존재하는 공간으로 촬영한다. 완벽한 소리를 향한 추구가, 그 방 안의 어른들이 애써 보지 않으려는 모든 것을 은근히 눈감아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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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초, 체코슬로바키아가 공산주의에서 빠져나와 더 탐욕스럽고 겉모습에 민감한 시대로 접어들던 무렵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Bambini di Praga 사건에 공공연히 기대고 있다 — 프라하의 저명한 아동 합창단 지휘자가 여러 해에 걸쳐 자신이 맡은 소녀들을 학대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실제 스캔들이다. 프로바즈니크와 공동 각본가 카테르지나 온드르제이코바(Kateřina Ondřejková)는 그 결과물을 재현이 아니라 느슨한 해석이라고 신중하게 강조해 왔다. 이름과 세부 사항은 지어낸 것이며, 이야기는 법정의 사실보다 길들이기와 공모, 부인의 작동 방식에 훨씬 더 관심을 둔다.

「부서진 목소리들」을 각인시키는 것은 그 공포를 얼마나 평범하게 느껴지도록 만드느냐다. 로이는 마하를 단 한 번도 괴물로 연기하지 않는다. 그는 방 안의 모두가 기쁘게 해 주고 싶어 하는 남자로 그를 연기하는데, 그편이 훨씬 더 끔찍하다. 첫 주연을 맡은 팔브로바는 경계심 어린 정적으로 중심을 지켜내며, 평론가들은 시사회에서 이를 특별히 짚어냈다. 리뷰어들은 예술적 폭정을 그린 이 영화를 두고 「위플래쉬」를 손쉬운 비유로 끌어왔지만, 프로바즈니크가 겨냥하는 것은 더 조용하고 더 치명적인 무엇이다 — 기관이 스스로의 명성을 지키는 방식, 그리고 한 아이가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해 비밀을 지키는 법을 배우는 방식이다.

음악은 덫의 일부다. 치솟아 오르는 합창단의 절제된 소리는 진정으로 아름답고, 영화는 관객이 그 아름다움을 그것을 낳은 강압으로부터 떼어내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소녀들이 억지로 짜내야 하는 모든 음표는, 명성에 눈먼 부모들과 훌륭한 결과 그 자체를 정당화로 여기는 기관에 의해, 지휘대의 남자에게 얼마나 큰 통제권이 쥐어졌는지를 재는 척도이기도 하다. 카메라는 설명하기보다 얼굴에 오래 머물러, 두려움은 시선과 머뭇거림, 그리고 소녀들이 총애를 유지하려 감수하는 작은 타협들 속에 쌓여간다.

프로바즈니크는 연습실만큼이나 가정에도 관심을 둔다. 합창단에서의 카롤리나의 자리는, 마에스트로의 관심을 경고가 아니라 인정으로 읽는 가족에게 자랑거리이며, 이미 앙상블에 들어가 있는 언니는 아군이자 경쟁자, 보호자이자 반면교사가 된다. 영화는 평범한 열망 — 재능 있는 딸이 보상받기를 바라는 마음 — 이 어떻게 학대의 기계를 매끄럽게 돌리는지, 그리고 한 가정이 어떻게 스스로를 설득해 눈을 돌리는지를 가차 없이 드러낸다. 이것은 표면에서만 시대극이다. 명성이 침묵을 사들이고 아이들이 그 대가를 떠안는, 영화가 그려내는 역학은 명백히 지금의 것이다.

그 어느 것도 후원자들이 바라던 말끔한 수상 행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체코 영화·텔레비전 아카데미의 관계자들은 「부서진 목소리들」을 자국의 아카데미 출품작으로 공공연히 추천했고, 여러 영화인은 이 압박을 조작적이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나 정작 전체 회원이 투표했을 때, 그들은 대신 클라라 타소프스카(Klára Tasovská)의 다큐멘터리 「I’m Not Everything I Want to Be」를 택했다. 영화는 또한 카타르시스에 이르기를 멈춘다. 학대가 어떻게 조장되는지를 진단하는 데는 대단히 자신 있지만, 그 어떤 청산도 상상하지 않기에, 정의를 — 혹은 카롤리나 주위의 어른들이 그저 행동에 나서기라도 하기를 — 바라는 관객은 그 불편함을 고스란히 안은 채 극장을 나서게 된다. 그 거부는 의도적이지만, 이는 영화가 하나의 시스템을 고발하되 그것을 치유한 척은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Kateřina Falbrová in the Czech drama Broken Voices (2025)
Kateřina Falbrová in Broken Voices (2025)

적어도 영화제 성적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부서진 목소리들」은 카를로비바리(Karlovy Vary)의 주경쟁 부문에서 프리미어를 가졌고, 그곳에서 팔브로바는 심사위원특별언급을, 영화는 유로파 시네마 라벨(Europa Cinemas Label)을 받았다. 여기에 체코 영화비평가상 최우수 작품상, 올덴부르크 관객상, 트롬쇠 국제영화제 FIPRESCI상이 더해졌으며, 작품은 마라케시에서 상하이까지 영화제들을 계속 순회해 왔다. 본국에서는 넷플릭스에 오르기 전에 먼저 극장에 걸렸고, 국제 배급권은 중부 유럽을 훌쩍 넘어선 배급을 위해 팔려나갔다. 러닝타임은 104분, 장르는 드라마이자 스릴러다.

이제 스페인 관객의 차례다. 스페인에서 「El coro de Praga」라는 제목으로 불리는 이 영화는, 체코 개봉으로부터 일 년이 훌쩍 지난 2026년 8월 21일 스페인 극장에서 개봉한다. 영화제의 영예가 시사하는 관객을 끌어모을지, 아니면 그 소재가 부르는 경계심을 마주할지와 무관하게, 이 작품은 시즌에서 가장 조용히 불안을 자아내는 유럽 드라마 가운데 하나로 당도한다 — 아이들의 목소리로 가득 찬 방을 하나의 경고처럼 들리게 만드는 영화다. 이 작품은 전주국제영화제(2026년 5월)에서 상영되었으며, 한국 정식 개봉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스페인에서는 2026년 8월 21일 개봉한다.

출연진

  • Kateřina Falbrová — Valerie (13)
  • Anna Michalcová — Judita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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