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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나테 레인스베, 목수가 될 뻔했던 노르웨이 배우의 반전

Penelope H. Fr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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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나테 레인스베
레나테 레인스베
Photo: Harald Krichel / CC BY-SA 4.0, via Wikimedia Commons
출생1987년 11월 24일
Solbergelva, Drammen, Norway
직업배우
대표작백룸,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센티멘탈 밸류
수상Cannes Film Festival Award for Best Actress · Amanda Award for Best Actress · European Film Award for Best European Actress · Hedda

계획은 이미 세워져 있었다. 노르웨이에서 제안받는 배역에 지친 레나테 레인스베(Renate Reinsve)는 연기를 그만두고 이탈리아로 건너가 목공을 배우기로 마음먹었다. 언젠가 소녀와 여성들을 위한 목공 학교를 운영하겠다는 생각도 품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 요아킴 트리에(Joachim Trier) 감독이 전화를 걸어 그녀를 염두에 두고 각본을 쓰고 있다고 알렸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다. 무대를 떠나 작업대로 향할 뻔했던 그녀는 이제 유럽의 거장 감독들과 미국 호러 스튜디오가 찾는 배우가 됐다. 인물이 망설이는 순간마저 화면에서 가장 역동적인 장면처럼 보이게 만드는 능력 때문이다.

레인스베는 오슬로 서쪽, 자신이 태어난 도시 드람멘 외곽의 강가에 자리한 작은 마을 솔베르그엘바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 ADHD 진단을 받은 뒤, 그녀는 연극에서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을 찾았다. 학교 수업은 그만큼 그녀의 관심을 붙잡아두지 못했다. 열여섯 살에 퇴학당한 뒤 노르웨이를 떠나 스코틀랜드로 향했고, 에든버러의 한 호스텔에서 바텐더로 일했다. 그렇게 돌아간 길 끝에서 오슬로 국립예술아카데미에 진학했고, 졸업 후에는 무대에 올랐다. 처음에는 트론헤임의 트뢰넬라그 극장에서, 이후에는 오슬로의 데 노르스케 테아트레에서 활동했다.

먼저 그녀의 이름을 알린 곳은 연극 무대였다. 데 노르스케 테아트레에 합류하기 2년 전인 2014년, 프리드리히 뒤렌마트(Friedrich Dürrenmatt)의 The Visit 공연으로 노르웨이 최고 권위의 연극상인 헤다상을 받았다. 첫 영화 출연은 거의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짧았다. 2011년 개봉한 트리에 감독의 오슬로, 8월31일에서 당시 스물세 살이었던 그녀에게 주어진 대사는 “파티에 가자” 한마디뿐이었지만, 감독은 그녀를 기억해뒀다. 그 후 10년 동안 노르웨이 영화와 TV 작품에 꾸준히 출연했다. 호러 속편과 난민 코미디, 청소년 시리즈에도 나왔지만, 무대에서 보여준 역량에 걸맞은 영화 배역은 찾지 못했다. 본인의 말에 따르면, 목공을 배우려는 계획을 세우게 된 것도 바로 그 조연 연기들이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트리에와 공동 각본가 에스킬 보그트(Eskil Vogt)는 그녀를 중심에 두고 율리에라는 인물을 만들었다. 오슬로에 사는 한 여성이 열두 개 장에 걸쳐 전공과 연인, 야망을 바꿔가는 이야기다. 제목은 스스로를 재단하는 율리에의 시선을 농담처럼 빌려 그녀를 세상에서 가장 나쁜 사람이라고 부른다.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는 2021년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처음 공개됐고, 레인스베는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 배역으로 아만다상, 즉 노르웨이의 국내 영화상을 수상했고 BAFTA 후보에도 올랐다.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는 한 세대의 초상으로 이 영화는 세계 각지에서 주목받았다.

이후 그녀가 택한 작품들은 한 번의 성공을 되풀이하려는 행보라기보다 여러 방향으로 뻗어가는 선택에 가까웠다. 2024년 한 해에만 다섯 편의 색깔이 전혀 다른 작품에 출연했다. 테아 흐비스텐달(Thea Hvistendahl)이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John Ajvide Lindqvist)의 소설을 각색한 노르웨이의 애도 드라마 Håndtering av udøde,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Gael García Bernal)과 함께한 피에로 메시나(Piero Messina) 감독의 SF 로맨스 Another End, 세바스찬 스탠(Sebastian Stan)이 연기한 기형의 배우 옆집에 사는 극작가 잉그리드를 맡은 애런 심버그(Aaron Schimberg) 감독의 어 디프런트 맨,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받고 유럽영화상 후보에도 오른 할브단 울만 퇸델(Halfdan Ullmann Tøndel) 감독의 모든 것은 아르망에서 시작되었다가 그 작품들이다. 마지막으로 애플 TV+ 시리즈 무죄추정에서는 제이크 질렌할(Jake Gyllenhaal)이 연기한 검사와 마주하는 검사 캐럴린 폴헤머스 역을 맡았다.

그 모든 작품이 그녀에게 도움이 된 것은 아니다. 율리에 역은 그녀가 벗어나야 할 꼬리표를 남겼다. 해외 언론은 그녀를 밀레니얼 세대의 우유부단함을 상징하는 얼굴로 만들었지만, 그런 해석은 망설임보다 욕망에서 힘을 얻는 연기라는 점을 평면적으로 만들어버린다. 영어권 영화계가 처음 그녀에게 기대한 역할도 남성의 이야기가 중심을 도는 여성이었다. 무죄추정에서 그녀는 질렌할이 연기한 검사의 불륜 상대이자 살해당한 동료로, 대부분 회상 장면에 등장하며 이야기를 움직인다. 어 디프런트 맨에서는 두 남자가 서로를 가늠하는 기준이 되는 인물이다. 두 작품 모두에서 그녀는 날카로운 연기를 보여줬지만, 두 배역 모두 인물 바깥의 시선으로 쓰였다. 아들의 학교에서 비난이 이어지는 긴 오후 동안 그녀의 인물을 따라가는 모든 것은 아르망에서 시작되었다는, 영화가 그녀의 시점으로 구축될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보여줬다.

더 온전한 답은 다시 트리에 감독에게서 나왔다. 센티멘탈 밸류에서 레인스베는 오슬로의 연극배우 노라 보르그를 연기한다. 그녀와 사이가 멀어진 아버지이자 영화감독인 구스타브 보르그(스텔란 스카르스고르드, Stellan Skarsgård)는 자신이 연출할 작품의 각본을 들고 돌아와 노라에게 주연을 맡아달라고 한다. 노라가 거절하자 그는 그 배역을 엘 패닝(Elle Fanning)이 연기하는 미국 배우에게 준다. 영화 초반에 드러나는 노라의 무대 공포는 레인스베가 화면에서 보여준 연기 가운데서도 가장 신체적으로 강렬한 장면에 속한다. 이 작품은 2025년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고 아카데미상 후보 9개 부문에 올랐다. 2026년 3월에는 노르웨이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했다. 레인스베는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상은 Hamnet의 제시 버클리(Jessie Buckley)에게 돌아갔다. 같은 배역으로 골든글로브상과 BAFTA 후보에 오르고 유럽영화상을 받은 뒤였다.

그 뒤 몇 달 사이 그녀는 동시에 두 방향으로 나아갔다. 5월에는 크리스티안 문주(Cristian Mungiu) 감독의 드라마 피오르가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루마니아 복음주의 가정이 외딴 노르웨이 마을로 이사한 뒤 자녀를 해치고 있다는 의혹에 휘말리는 이야기로, 레인스베는 세바스찬 스탠이 연기한 미하이의 노르웨이인 아내 리스베트를 맡았다. 엿새 뒤에는 스무 살 유튜브 영화 제작자 케인 파슨스(Kane Parsons)의 장편 데뷔작 백룸이 미국 극장에 걸렸다. 레인스베는 치웨텔 에지오포(Chiwetel Ejiofor)가 연기하는 가구점 주인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텅 빈 방의 미로로 들어가는 치료사 메리 클라인 박사 역을 맡았다. 이 작품은 이후 전 세계에서 4억 달러가 넘는 흥행 수익을 거두며 A24 역사상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이제 같은 여배우가 한여름에 황금종려상 수상작과 대중적인 호러 히트작을 동시에 이끌고 있지만, 어느 쪽에서도 스타다운 과시를 앞세우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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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장 밖에서 그녀는 애니메이터 줄리안 나사리오 바르가스(Julian Nazario Vargas)와 아들을 두고 있다.

가을에는 같은 해에 선보이는 그녀의 또 다른 얼굴을 만날 수 있다. 이톤예 쇠이메르 구토름센(Itonje Søimer Guttormsen) 감독의 드라마 Butterfly는 그란카나리아의 리조트에서 자란 뒤 소원해진 이복자매의 이야기다. 레인스베가 전직 모델 릴리를 연기한 이 작품은 로테르담 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뒤 9월 말 노르웨이 극장가에서 개봉했다. 피오르는 10월 9일 네온을 통해 미국에서 개봉한다. 그리고 9월 중순부터 레인스베는 미아 한센뢰브(Mia Hansen-Løve) 감독의 If Love Should Die 촬영에 들어갔다. 고텐부르크에서 시작한 이번 작품에서 그녀는 가정교사 자리를 잃은 뒤 자신의 글로 살아가기로 결심한 18세기 작가 메리 울스턴크래프트(Mary Wollstonecraft)를 연기한다. 촬영은 다섯 나라를 오가며 12월 중순까지 이어진다. 한때 이탈리아에 작업장을 마련해 연기를 그만둘 길을 찾으려 했던 여성이, 이제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거부한 인물을 연기하며 겨울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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