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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함, 크나큰 무대를 떠난 뒤에야 자기 관객을 만난 가수 출신 배우

Penelope H. Fr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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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함
박서함
Photo: 오렌지디 / CC BY 3.0, via Wikimedia Commons
출생1993년 10월 28일
Siheung, Gyeonggi Province, South Korea
직업가수, 배우

박서함은 업계 매체들이 줄곧 유망하다고 평가한 K팝 그룹에서 5년을 보낸 뒤 팀을 떠났고, 한 편의 스트리밍 시리즈를 통해 그룹이 끝내 만나지 못했던 시청자들을 만났다. 이제 시맨틱 에러의 디자인과 학생 장재영으로 알려진 배우 박서함은 음악방송 무대와 연습실에서 실력을 쌓았다. 그가 맡는 역할마다 어떤 각도에서든 시선을 받는 법을 익힌 공연자의 훈련이 배어 있다.

흔히 그의 이야기는 한 아이돌이 음악을 포기하고 연기로 전향한 과정으로 소개된다. 하지만 순서가 틀렸다. 연기가 먼저였고 음악은 긴 우회로였으며, 노래는 그에게서 완전히 떠난 적이 없다.

1993년 10월 28일 태어난 시흥은 서울 남서쪽에 있는 경기도의 도시다. 이곳에서 박서함은 처음엔 박경복으로 불렸고, 어린 시절 박승준으로 개명해 그 이름으로 데뷔했다. 음악은 집안 내력이었다. 아버지 박한석은 시흥윈드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 아들은 대신 연습생의 길을 택했다. 방탄소년단이 될 멤버들과 같은 시기에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 생활을 했고, 2013년 2월에는 JYP엔터테인먼트의 제10기 공개 오디션에서 2위를 차지해 연기 연습생으로 계약했다. 두 회사 모두 그에게 데뷔 기회를 주지는 않았다.

데뷔는 규모가 훨씬 작은 YNB엔터테인먼트에서 이뤄졌다. 박서함과 훗날 같은 그룹으로 활동할 멤버들은 걸그룹 베스티의 백업 댄서로 먼저 무대에 섰다. YNB는 이들 가운데 다섯 명을 모아 ‘크다’는 뜻의 한국어 ‘크나큰’을 줄인 크나큰(KNK)을 결성하고, 2016년 3월 3일 싱글 앨범 Knock으로 그룹을 선보였다. 독립 기획사 소속 그룹으로서는 초반 성적이 좋았다. ‘Back Again’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EP Awake는 한국 차트 7위, 빌보드 월드 앨범 차트 14위에 올랐고, 빌보드는 크나큰을 2016년 상반기 가장 유망한 K팝 데뷔 그룹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2017년에는 ‘Sun, Moon, Star’를 수록한 싱글 앨범 Gravity가 6위까지 올랐고, 재발매 앨범 Gravity, Completed에는 ‘Rain’이 추가됐다. 같은 해 10월 크나큰은 싱글 ‘U / Back Again’을 발표하며 일본에 데뷔했다.

이 성적이 예고한 돌파구는 끝내 찾아오지 않았다. 2017년 말 박서함과 인성, 희준은 JTBC와 YG엔터테인먼트가 진행한 서바이벌 프로그램 믹스나인에 출연했다. 세 사람 모두 오디션을 통과했지만 최종 무대에 오르기 전에 탈락했다. 2018년에는 유진이 공황장애 진단을 받은 뒤 그룹을 떠났다. 그해 9월 남은 네 멤버는 오랜 기간 이어진 매니지먼트 문제를 이유로 YNB와의 계약을 끝내고 220엔터테인먼트에서 다시 팀을 꾸렸다. 그해 10월 박승준은 세 번째 이름인 박서함으로 개명했다. 가족들이 첫 번째 이름으로 돌아가는 데 반대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동원을 새 멤버로 영입한 크나큰은 활동을 이어갔다. 2019년에는 Lonely Night와 ‘Sunset’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여름 싱글 앨범 KNK S/S Collection을 발표했고, 미국 4개 도시와 유럽 6개 도시를 돌며 투어를 열었다. 2020년 9월에는 EP KNK Airline을 선보였다. 타이틀곡 ‘Ride’가 수록된 이 앨범은 팬들이 MAKESTAR에서 프로젝트 비용을 모금한 지 10분 만에 제작이 확정됐다.

크나큰의 음반 목록을 있는 그대로 살펴보면, 많은 일을 제대로 해내고도 규모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한 그룹의 이야기가 드러난다. 업계 최대 기획사들과 방송 출연 기회와 차트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했던 소규모 기획사의 그룹이었다. 박서함은 그룹의 작곡가도 아니었다. 그룹의 이력에서 작곡 크레디트로 주로 언급되는 멤버는 유진과 희준, 리더 지훈이다. 박서함이 팀에 가져온 것은 존재감이었고, 그는 이미 다른 무대에서 그 힘을 시험하고 있었다. 2017년 프로그램 Idol Acting Competition, 작은 배역을 맡은 Children of the 20th Century, 웹드라마 Just One Bite와 One Fine Week 2가 그 무대였다. 220엔터테인먼트가 2021년 9월 30일, 향후 진로를 두고 오랜 논의 끝에 그가 크나큰을 떠난다고 발표했을 때, 그 결정은 배신이라기보다 8년 전 JYP가 그와 계약하며 염두에 뒀던 계획으로 돌아가는 일처럼 보였다.

그 복귀는 거의 곧바로 성과를 냈다. 저수리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김수정 감독이 연출한 왓챠 오리지널 8부작 시맨틱 에러는 2022년 2월 공개됐다. 박서함은 규칙을 중시하는 컴퓨터공학과 학생 추상우 역의 그룹 DKZ 박재찬과 호흡을 맞추며 장재영을 연기했다. 이 작품은 한국에서 주류 시청자층에까지 도달한 최초의 BL 시리즈가 됐다. 극장판 Semantic Error: The Movie는 부천영화제 상영분이 1분 만에 매진됐고, 한국 제작사들은 잇따라 BL 작품을 내놓았다. 두 주연 배우는 APAN 스타 어워즈에서 베스트 커플상을 공동 수상했으며, 박서함은 제1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인기스타상을 받았다.

하필 그때 시기가 잔인하게 엇갈렸다. 박서함은 2022년 3월 7일 엔피오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었고, 사흘 뒤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시작하면서 절정에 오른 상승세가 멈췄다. 그는 2023년 12월 소집 해제됐다. 그를 기다리고 있던 작품은 첫 사극인 탁류였다. 로운, 신예은과 함께 출연한 디즈니+ 시리즈로, 정직한 관리가 되기를 꿈꾸는 청년 정천의 이야기를 그린다. 첫 두 회는 부산국제영화제 제30회에서 먼저 공개됐고, 시리즈는 2025년 9월 스트리밍을 시작했다.

그사이 음악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2025년 박서함은 2011년 방영된 아이돌 지망생들의 예술고등학교 이야기, 드라마를 무대화한 Show Musical Dream High의 사운드트랙을 위해 이시우와 ‘My Valentine’을 새로 녹음했다. 원곡은 2PM의 닉쿤과 택연이 불렀다. 비중은 크지 않지만 그에게 잘 어울리는 작업이다. 그 세대 연습생들의 꿈을 빚어낸 아이돌 학교 판타지의 노래를, 그보다 덜 화려한 현실을 살아본 사람이 부른 셈이다.

올해는 박서함이 화면에서 가장 바쁘게 활동한 해다. 2월부터 3월까지 방송된 tvN 우주를 줄게에서 박윤성 역을 맡아 노정의, 배인혁과 삼각관계를 이뤘다. 여름에 내일도 출근에 카메오로 출연한 뒤, 9월 26일부터는 채널A에서 너에게 다이브의 공동 주연으로 출연하고 있다. 한국의 덱스터픽쳐스와 일본의 아뮤즈가 공동 제작한 판타지 로맨스로, 라쿠텐 비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 박서함은 스타인 김지연을 지키다 목숨을 잃는 경호원 정우재를 연기한다. 낡은 캠코더를 이용해 과거로 돌아가 그를 구하려는 김지연의 시도가 이야기의 중심이다. 첫 두 회의 국내 시청률은 0.3%와 0.5%로 낮았지만, 첫 주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TV·OTT 드라마 화제성 통합 차트에서는 7위에 올랐다. 방송 시청률과 온라인 관심 사이의 간극은 시맨틱 에러 이후 줄곧 박서함을 따라다녔다.

다음 무대는 말 그대로 무대다. 11월 14일 도쿄 휴릭홀에서 ‘프롤로그’라는 부제를 단 첫 일본 단독 팬미팅을 연다. 크나큰이 같은 나라에서 해외 데뷔를 한 지 9년 만이다. 이 행사는 어느 한쪽 경력에만 속하지 않는다. 어쩌면 그래서 박서함에게 잘 어울릴지도 모른다. 하룻밤 동안 가수와 배우는 같은 마이크 앞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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