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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해커에 63억 달러 털렸다…대부분 20분 만에 빠져나가

Adrian Kess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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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10개 블록체인에 걸친 온라인 지갑을 해커에게 털려 약 63억 달러의 피해를 입었다. 피해액 대부분은 약 20분 사이 빠져나갔다. 암호화폐 해킹 피해로는 사상 최대 규모로, 경쟁 거래소 Bybit에서 15억 달러가 도난당한 종전 기록의 약 네 배다. 바이낸스는 공격자가 어떻게 침입했는지 파악하는 동안 출금을 중단했다. 따라서 플랫폼에 코인을 보유한 이용자는 당분간 자산을 외부로 옮길 수 없다.

거래소 측은 이용자에게 손실을 부담시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바이낸스는 SAFU 펀드와 회사 자금으로 모든 손실을 보전하겠습니다. 이용자 자금은 안전합니다”라고 성명을 통해 전했다. SAFU는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해 마련한 비상 준비금인 ‘사용자 보호 자산 펀드’를 가리킨다. 입금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자산에 접근할 수 없다는 점이다. 출금이 재개되기 전까지 바이낸스 잔액은 확인만 할 수 있을 뿐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없다. 거래소가 아닌 자신이 관리하는 지갑에 암호화폐를 보관하지 않을 때 감수해야 하는 위험이 바로 이런 것이다.

바이낸스가 처음 내놓은 설명은 단일 장비에 초점을 맞췄다. 초기 조사 결과, 침해당한 DevOps 엔지니어의 노트북을 통해 공격자가 서비스 컨테이너에 접근한 뒤 승인되지 않은 출금 거래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몇 시간 뒤 회사는 “추가 침해 지점”을 발견했다며 사건을 복합적인 공격으로 설명했다. 공동 최고경영자 리처드 텅(Richard Teng)은 “공격자가 엔지니어 한 명의 권한만 이용한 것은 아니며, 단 한 번의 ‘원클릭’ 공격도 아니었다”고 밝혔다. 바이낸스는 지갑의 개인 키가 유출됐다는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외부 조사기관들은 사전에 치밀하게 연습한 절도였다고 보고 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TRM Labs는 이더리움, 비트코인, 트론, XRP Ledger, 솔라나를 비롯한 10개 네트워크의 바이낸스 지갑에서 약 63억6,000만 달러가 빠져나간 경로를 추적했다. 또한 실제 탈취가 일어나기 몇 시간 전, 다른 지갑에서 공격 코드 시험이 이뤄진 흔적도 찾아냈다. 서로 다른 키 유형과 서명 방식을 쓰는 지갑들이 약 30분 만에 공격자가 만든 유효한 서명을 모두 생성했다는 점에서, TRM은 공격자가 바이낸스의 서명 시스템을 장악해 원하는 거래를 승인하도록 만들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결론 내렸다.

TRM은 이번 공격이 북한 정권의 해킹 조직 TraderTraitor의 소행이라고 높은 확신을 갖고 보고 있다. FBI가 Bybit 해킹의 배후로 지목한 조직이다. Chainalysis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바이낸스는 아직 범인을 특정하지 않았다.

자금을 동결하려는 움직임은 몇 분 만에 시작됐다. 스테이블코인은 발행사가 동결할 수 있는데, 실제로 발행사들이 조치에 나섰다. Tether는 약 17억7,000만 USDT, Circle은 약 8억2,500만 USDC, Ripple은 4,050만 RLUSD를 동결했다. TRM에 따르면 Arbitrum의 보안위원회도 해당 네트워크에서 공격자 지갑에 있던 약 3,000만 달러를 강제로 빼냈다. 바이낸스는 동결된 자산이 총 약 30억 달러라고 밝혔다. 비트코인과 이더에는 동결을 집행할 발행사가 없다. 공격자는 이 때문에 스테이블코인을 서둘러 이더로 바꾸려 했고, 자산을 동결 권한이 미치지 않는 곳으로 옮기기 위해 일부는 10% 넘는 할인율을 감수하고 매도했다.

하지만 안심시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TRM은 공격자가 여전히 42만 ETH와 1만8,270 BTC 이상을 장악하고 있으며, 이는 누구도 동결할 수 없는 약 24억 달러 규모라고 추산한다. 앞으로는 크로스체인 브리지와 스왑 서비스, 장외거래 중개업체를 거쳐 자금이 이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바이낸스는 이번 손실로 비상 준비금이 얼마나 소진될지 밝히지 않았고, 근본 원인도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 이용자 자금이 안전하다는 약속은 회사의 말에 기대고 있다. “추가 침해 지점”을 발견했다는 것과 침해가 차단됐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거래소는 이용자를 대신해 인터넷에 연결된 핫월렛에 코인을 보관하기 때문에 해커에게 매력적인 표적이 된다. 출금을 신속하게 처리하려면 지갑이 온라인 상태여야 한다. 지난달에는 Bitget이 3억8,750만 달러를 도난당했으며, 이 거래소 역시 북한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시장 전반에도 영향을 미쳤다. CNN에 따르면 소식이 전해진 뒤 비트코인과 이더 가격이 하락했고, 홍콩 정오 무렵에는 약 2~3% 낮은 수준에서 거래됐다.

출금 중단은 사기꾼에게도 활동할 틈을 준다. 바이낸스는 이용자들에게 “사기에 주의하고” “비공식 링크나 메시지, 계정 정보를 요구하는 요청을 믿지 말라”고 당부했다. 거래소는 비밀번호나 인증 코드, 지갑 정보를 요구하는 환불 또는 자금 회수 절차를 발표한 적이 없다. 따라서 출금을 빠르게 처리해 주겠다는 메시지는 어떤 로고를 달고 있든 사기다. 바이낸스는 어느 국가나 네트워크에서 먼저 이용이 재개될지도 밝히지 않았다.

출금은 10월 29일 22시 15분(UTC) 무렵부터 중단된 상태다. 바이낸스는 10월 30일 오전에 올린 업데이트에서 약 45시간 안에 출금을 재개한다는 계획에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이 일정대로라면 11월 1일 일요일 이른 시간대가 되지만, 모든 네트워크의 출금이 동시에 재개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회사는 복구 작업을 마친 뒤 준비금 증명(Proof of Reserves)을 업데이트하고, 조사가 끝나면 기술 사후 분석 보고서를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때까지 암호화폐 업계 최대 거래소는 암호화폐가 불필요하게 만들고자 했던 바로 그 한 가지를 이용자에게 요구하고 있다. 신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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