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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하이 엔드: 명품 시계 절도단’, 도난 롤렉스를 사들인 칠레의 큰손들

Veronica Lo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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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공항에서 진행된 평범한 세관 검사. 해외에서 귀국한 한 여성의 짐에서 롤렉스와 파텍 필립 시계, 다이아몬드와 에메랄드 반지, 까르띠에 목걸이가 발견됐다. 조사 과정에서 여성은 장신구가 도난품이라고 인정했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칠레 실화 범죄 다큐멘터리 “하이 엔드: 명품 시계 절도단”은 그 여행 가방이 불러온 파장을 다룬다. 넷플릭스의 설명에 따르면, 사건에 가장 가까이 있었던 이들이 시계와 보석으로 가득 찬 가방이 어떻게 범죄 조직의 실체를 드러내고 스캔들에 불을 붙였는지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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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크리스토발 발렌수엘라 베리오스(Cristóbal Valenzuela Berríos)가 연출하고, 파블로(Pablo)와 후안 데 디오스 라라인(Juan de Dios Larraín) 형제가 이끄는 칠레 제작사 파불라(Fábula)가 제작했다. 원제는 Alta gama: El caso relojes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이 작품은 사건 관계자와 그 가족들의 증언, 언론인들의 취재, 법원 기록 자료, 검사들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특히 두 인물의 목소리가 두드러진다. 검찰이 장물 매입망의 중심에 있었다고 지목한 산티아고의 보석상 에스트레야 디나마르카(Estrella Dinamarca)는 자신의 시계·보석 사업이 성장하고 몰락한 과정을 되짚는다. 칠레에서 파리베드(Parived)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골동품상 겸 자칭 영적 안내자 마르코 안토니오 로페스(Marco Antonio López)도 등장한다.

예고편에서 로페스는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나를 우상처럼 만들어놨다”며, “내가 모르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불평하기도 한다. 이 말이 어떻게 들릴지는 시청자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칠레에서 이 사건이 유명인 스캔들로 번진 데에는 로페스가 방송 진행자 톤카 토미치치(Tonka Tomicic)와 결혼한 사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토미치치는 예고편에 등장하지만 기소된 적은 없다. 칠레 밖에서는 두 사람의 이름이 낯설 수밖에 없으므로, 다큐멘터리는 작품의 핵심 설정으로 시청자를 끌어들여야 한다. 다른 나라에서 훔친 명품이 산티아고 중심가 상점의 판매대를 거쳐 유통되는 시장이 그것이다.

‘시계 사건’은 어떻게 움직였나

수사는 2017년 3월 21일 공항에서 여성이 적발되면서 시작됐다. 여성은 수사관들에게 자신이 ‘란사스’(lanzas) 조직의 일원이라고 말했다. 칠레에서 전문 절도범을 뜻하는 이들은 미국과 유럽에서 고가 시계와 보석을 훔친 뒤, 칠레와 아르헨티나, 브라질의 보석상에 팔았다. 물건은 절도범이나 운반책의 짐에 실려 이동했고, 때로는 소포로 보내졌다. 칠레에 도착한 장물은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보석상에 팔린 뒤, 판매 기록을 남기지 않은 채 믿을 만한 고객에게만 다시 넘어갔다.

사건은 4년 동안 수면 아래에 머물렀다. 탐사보도 매체 시페르 칠레(Ciper Chile)가 2021년 8월 사건을 보도하면서 대중에 알려졌고, 2023년 1월 경찰이 30곳이 넘는 주택을 급습하면서 전국적인 이슈로 번졌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로페스가 토미치치와 함께 살던 비타쿠라의 자택도 포함됐다. 산티아고 중심가에서 두 곳의 매장을 운영하는 디나마르카를 두고 검사 에두아르도 바에사(Eduardo Baeza)는 “국제 절도범들이 해외에서 훔친 고가 시계와 보석을 사들인”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칠레 내부에도 해당 물품을 사고팔고 중개하는 조직망이 있었다고 밝혔다.

수사는 경찰 내부로도 뻗어갔다. 검찰은 칠레 수사경찰인 PDI 소속 수사관들이 수사 내용을 일부 유출해 조사 대상인 보석상들에게 넘겼으며, 그 덕분에 일부는 국외로 빠져나갈 수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전직 경찰관 두 명은 뇌물 수수와 기밀 누설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넷플릭스는 절도범과 보석상, 사업가, 칠레 상류층 인사까지 얽힌 사건을 다큐멘터리로 그린다. 경찰의 정보 유출은 작품이 파고들 또 하나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시장을 단속해야 할 임무를 맡은 이들 가운데 일부가 오히려 장물이 빠져나가도록 돕고 있었다.

유죄 인정 합의가 해결한 것, 해결하지 못한 것

로페스는 2023년 2월 자수했다. 2025년 3월 약식 재판에서 장물 취득과 불법 거래에 연루된 조세 범죄 혐의를 인정했고, 341일간의 보호관찰과 1,200만 페소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로페스가 해외에서 시계를 훔친 조직에 가담했다는 점까지 인정하지 않았다. 그의 변호사 마리오 바르가스(Mario Vargas)는 의뢰인의 무죄를 주장했다. 바에사는 판결을 다르게 해석했다. “해외에서 시계를 훔쳐 국내로 밀반입하고 불법 시장에 파는 칠레인들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그 시장의 일부가 마르코 로페스 씨였습니다.”

토미치치는 기소되지 않았다. 검찰은 2017년부터 2020년 사이 토미치치 계좌에서 발행된 수표 76장을 조사했다. 액수는 약 5억 5,000만 페소에 달했지만, 검찰은 2025년 3월 토미치치를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 그때까지 두 사람은 20년 넘게 이어온 결혼 생활을 끝냈고, 토미치치는 혐의가 불거진 뒤 방송 활동에서 물러난 상태였다. 넷플릭스의 보도자료에는 토미치치가 다큐멘터리에서 인터뷰에 응하는지에 관한 언급이 없다.

발렌수엘라가 다시 파고든 산티아고의 절도 사건

발렌수엘라가 이 소재를 다루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의 첫 장편 다큐멘터리 Robar a Rodin(해외 공개 제목 Stealing Rodin)은 로댕의 조각상 Torso de Adèle이 2005년 산티아고 국립미술관에서 도난당한 사건을 재구성했다. 파리 로댕 미술관에서 빌려온 작품은 전시가 시작된 지 며칠 만에 사라졌다. 영화는 조각상을 가져간 미술학도 루이스 온프레이(Luis Onfray)와 그가 범행을 저지른 이유를 따라갔으며, 칠레 평론가들은 경찰 수사의 긴장감과 연이은 실수가 빚어내는 코미디가 뒤섞인 작품이라고 평했다. 보다 최근작인 Cocaína negra는 피노체트 정권 시절 비밀경찰 DINA에서 일한 화학자 에우헤니오 베리오스(Eugenio Berríos)를 조명했다.

신작은 단일한 물건에서 거래망 전체로 시선을 넓히고, 한 차례의 스캔들보다 큰 틀에서 사건을 바라본다. 발렌수엘라는 넷플릭스 발표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이 엔드는 축적의 공허함, 그리고 황금과 황금이 상징하는 것에 대한 집착을 다룹니다. 영화 속 인물들은 계층을 막론하고 그런 욕망에 이끌립니다. 출신 배경에 따라 처벌받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아무 일 없이 빠져나가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는 이 다큐멘터리가 오늘날 칠레 사회와 세계의 현주소를 비춘다고 덧붙였다.

그 두 번째 문장은 영화가 내놓는 약속 가운데 가장 구체적이며, 사건 기록은 그 약속이 발을 디딜 근거를 제공한다. 공항에서 위험을 감수한 것은 란사스였다. 한 장물업자는 유죄 인정 합의를 했다. 경찰관 두 명은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공개된 보도에서 거래망 끝에 있던 고객들, 영수증도 없이 믿는 보석상에게서 할인된 시계를 산 사람들의 이름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작품의 설정을 보면 다큐멘터리는 칠레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벌어진 절도 자체보다, 각각의 범죄가 장거리 비행을 감수할 만한 일이 되도록 만든 수요자들에게 더 관심을 두는 듯하다.

“하이 엔드: 명품 시계 절도단”이 던지는 질문은 바로 그것이며, 어떤 판결도 완전히 답할 수 없다. 훔친 롤렉스가 산티아고에서 누군가 조용히 사줄 때에만 가치가 생긴다면, 그 거래망에서 범죄의 대가는 누가 치렀을까? 법원은 장물업자 한 명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하지만 바에사가 설명한 시장 자체는 피고석에 서지 않았다.

공개일 및 시청 방법

“하이 엔드: 명품 시계 절도단”은 2026년 11월 5일 넷플릭스에서 전 세계에 공개된다. 스페인어 장편 다큐멘터리이며, 스페인어권 시장에서는 Alta gama: El caso relojes라는 제목으로 소개된다.

“하이 엔드: 명품 시계 절도단”은 실화인가요? 그렇습니다. 2017년 시작된 칠레의 실제 수사 사건인 ‘시계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입니다. 해외에서 훔친 명품 시계와 보석이 산티아고에서 재판매된 사건입니다.

누가 출연하나요? 넷플릭스는 인터뷰이 가운데 보석상 에스트레야 디나마르카를 언급했습니다. 예고편에는 파리베드로 알려진 마르코 안토니오 로페스와 방송 진행자 톤카 토미치치도 등장합니다. 사건 관계자들의 가족과 언론인, 검사들도 참여합니다.

시리즈인가요, 영화인가요? 다큐멘터리 시리즈가 아니라 한 편으로 완결되는 장편 다큐멘터리입니다.

연출은 누가 맡았나요? Robar a Rodin을 연출한 크리스토발 발렌수엘라 베리오스가 칠레 제작사 파불라와 함께 만들었습니다.

어디서 볼 수 있나요?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모든 지역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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