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Dalziel and Pascoe 리부트, 성별 교체는 안전한 선택…대담한 쪽은 원작 소설

Molly Se-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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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Dalziel and Pascoe〉는 단 하나의 반전으로 팔리고 있다. 워런 클라크(Warren Clarke)와 콜린 뷰캐넌(Colin Buchanan)이 BBC에서 짊어졌던 두 이름을 이제 두 여성이 이어받는다. ITV와 BritBox의 리부트 소식은 거의 예외 없이 이 교체를 앞세웠고, “성별을 뒤집은” 작품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가장 쓰기 쉬운 대목이다. 그리고 가장 덜 중요한 대목이다.

더 어려운 시험은 레지널드 힐(Reginald Hill)의 원작을 어떻게 다루느냐다. 요크셔를 무대로 한 그의 소설은 형사들을 유명하게 만든 BBC 드라마보다 더 기묘하고 능청스러웠으며, 살인범을 놓아주는 결말도 마다하지 않았다. 영국 방송계는 지금 옛 형사물 간판을 하나씩 다시 내걸고 있다. 〈Black Mirror〉를 만든 사람은 이 공식 전체를 비트는 패러디까지 준비 중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차에 여성 둘을 태우는 건 겉치장에 불과하다. 원작으로 돌아가는 것이야말로 근본적인 변화다.

문제는 ITV 편성표 한 칸에서 끝나지 않는다. 대서양 양쪽의 시청자들은 이미 아는 형사들에게 저녁 시간을, 때로는 구독료까지 내놓으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배우 교체를 재창조로 받아들이라는 요구도 함께다. 얼굴만 바꾼 리부트라면 시청자는 같은 박스 세트를 두 번 사는 셈이다.

Dalziel and Pascoe 리부트의 실체

사실관계는 단순하다. 〈Taskmaster〉 〈After Life〉 〈Whitstable Pearl〉로 알려진 케리 고들리먼(Kerry Godliman)이 노련한 앤드리아 댈지엘 경위를 연기한다. 〈Virdee〉 〈Art Detectives〉의 니나 싱(Nina Singh)은 페이지 패스코 경사 역이다. 공식 시놉시스는 이 인물을 “갓 자격을 딴, 규정대로 움직이는 완벽주의자”로 소개한다. 6부작은 〈Vera〉 작가 콜레트 케인(Colette Kane)과 데이지 마티(Daisy Martey)가 공동 기획했다. 연출은 이셔 사호타(Isher Sahota), 제작은 〈Happy Valley〉 등을 맡았던 줄리엣 찰스워스(Juliet Charlesworth)이며 제작사는 West Road Pictures다. Yours와 AOL이 전한 캐스팅 보도에 따르면 ITV와 STV에서 방송되고 ITVX에서 스트리밍된다. Good Housekeeping의 신작 형사물 목록은 ITVX 공개 시점을 2027년으로 잡았다.

같은 보도에 실린 고들리먼 본인의 캐릭터 설명이 지금까지 나온 가장 쓸모 있는 단서다. “일에 능숙하고 따뜻하지만, 거칠다 싶을 만큼 직설적이기도 하다. 지쳐 있고 마음은 따뜻하다.” 싱은 작가들이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계속 추측하게 만들면서도 유머를 대본에 아주 잘 녹여냈다”고 말했다. 따뜻하고 웃기고 어울리지 않는 두 파트너의 수사극이라는 홍보 문구다.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영국 TV 범죄 드라마의 절반을 설명할 수 있는 문구이기도 하다.

익숙한 이름에 기댄 부활 열풍

〈Dalziel and Pascoe〉 혼자가 아니다. 〈Bergerac〉은 UKTV에서 돌아왔다. 존 네틀스(John Nettles)를 유명하게 만든 역할은 데이미언 몰로니(Damien Molony)가 이어받았고, 이후 시즌 2와 시즌 3 제작이 확정됐다. 엘리자베스 조지(Elizabeth George)의 린리 경감 소설을 새로 옮긴 〈Lynley〉는 BBC One이 영국에서 방송하기 몇 달 전 미국 BritBox에서 먼저 공개됐다. 벤저민 웨인라이트(Benjamin Wainwright)를 새로 기용하고 무대를 현재의 파리로 옮긴 〈Maigret〉는 미국 PBS Masterpiece에서 먼저 출발했다. 영국 시청자는 이번 12월에야 U&Drama에서 만난다. BritBox의 〈Dalziel and Pascoe〉 계약을 보도한 미국 사이트 Tellyvisions는 직설적으로 썼다. 지금의 십 년은 “20세기 후반 시리즈를 영국식으로 리메이크하고, 리부트하고, 재해석한 작품들로 넘쳐난다.”

부활작들은 향수를 숨기지 않는다. 새 〈Lynley〉는 주인공을 다시 빈티지 Jensen Interceptor 운전석에 앉혔다. 이전 시리즈와 같은 차종이다. The Arts Desk는 새 〈Bergerac〉 리뷰에서 형사의 상징이던 Triumph Roadster가 “다시 달린다”고 적었다. 옛 버전을 잊게 하려는 각색이 아니다. 기억하게 하려는 각색이다. 그리고 구독하게 하려는 각색이다.

그 자체로 죄는 아니다. 하지만 무엇이 만들어지는지를 좌우한다. 알려진 제목은 이미 팔린 제목이다. 영국 미스터리를 북미 구독자에게 파는 공동 제작사로서는 구독자가 이미 아는 이름을 고를 이유가 차고 넘친다. 성별 교체는 그 익숙한 이름에 새 헤드라인을 붙여 준다. 바로 그래서 헤드라인이 됐다.

두 번째 조롱거리가 된 공식

영국 형사극이 하나의 공식으로 굳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는, 이제 세계적인 플랫폼에서 조롱당할 참이라는 사실이다. Netflix는 2027년 초 공개 예정인 찰리 브루커(Charlie Brooker)의 〈Blackmere〉를 “믿기 힘들 만큼 진지한 범죄 스릴러로 위장한 부조리 코미디”라고 소개한다. 괴로움에 시달리는 형사가 “비에 젖은 북부 도시 Bleakford”를 떠나 의식을 치르듯 살인하는 범인을 쫓는 이야기다. 공식 소개문은 경고로 끝난다. “피와 찡그린 얼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What’s on Netflix는 이 작품을 “거친 영국 범죄 스릴러 장르를 비튼 피범벅 패러디”라고 부른다. 출연진은 패디 콘시딘(Paddy Considine), 조지나 캠벨(Georgina Campbell), 레나 헤디(Lena Headey), 로리 키니어(Rory Kinnear)다.

브루커에게는 전력이 있다. 대니얼 마이어(Daniel Maier)와 함께 Sky One용으로 쓴 〈A Touch of Cloth〉는 십여 년도 더 전에 영국 경찰 수사극을 패러디했다. 제목부터 〈A Touch of Frost〉를 비튼 말장난이었다. 마이어는 〈Blackmere〉 작가진에 다시 합류했고, 실제 형사극 〈Karen Pirie〉의 작가 에머 케니(Emer Kenny)가 곁에 섰다. 같은 장르를 두고 몇 년 간격으로 같은 농담이 두 번 통한다면, 그사이 장르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평론가들은 리부트 작품 자체에서도 같은 점을 짚었다. The Irish News에 〈Lynley〉 리뷰를 쓴 빌리 폴리(Billy Foley)는 “설정은 TV 프로듀서 매뉴얼의 첫 페이지에서 나왔다”고 썼다. 형사들은 “정반대이고 틀을 벗어난” 인물들이라는 평이었다. 기사 제목은 이 작품을 “1980년대에 갇힌 시청자를 위한” 범죄극이라고 불렀다. 귀족 출신 경감과 입이 거친 노동계급 경사, 산전수전 다 겪은 냉소가와 규정대로 움직이는 신참. 배우의 성별이 무엇이든 어긋난 2인조는 이 장르의 공장 초기값이다.

리부트를 위한 가장 강한 변론

부활 열풍을 옹호하는 쪽에는 진지한 논리가 있고, 그 논리는 온전한 무게로 소개될 자격이 있다. 각색은 재활용이 아니다. 심농(Simenon)은 몇 번이고 TV로 옮겨졌지만 새 〈Maigret〉를 게으르다고 비난하는 사람은 없다. 세대마다 저마다의 셜록 홈스가 있다. 힐은 〈Dalziel and Pascoe〉 소설을 스무 편 넘게 썼고, BBC 드라마는 독자적인 흐름을 따라가며 원작에 남아 있던 인물들을 퇴장시켰다. 아직 영상화되지 않은 재료가 있다는 얘기다. The Arts Desk는 〈Bergerac〉을 두고 시기 문제를 깔끔하게 정리했다. 원작은 90년대 초에 끝났으니 “이번 리부트가 너무 이르다고 불평하기는 어렵다.” 시청자도 동의하는 듯하다. UKTV가 계속 추가 제작을 주문하고 있으니까. 그리고 퉁명스러운 나이 든 남성과 젊은 남성을 수십 년 동안 짝지어 온 장르에서 여성 두 명을 주인공으로 세우는 건 눈속임이 아니다. 거칠고 지친 여성이 요크셔 살인 수사팀을 이끈다면 시청자도, 동료도, 용의자도 다르게 받아들일 것이다. 그 차이는 예전 콤비가 결코 만들 수 없던 드라마를 낳을 수 있다.

모두 맞는 말이다. 그래도 핵심을 놓친다. 새 캐스팅은 리부트가 시청자에게 갚아야 할 최소한이지 최대치가 아니다. 〈Lynley〉도 경사 역을 새로 캐스팅하고 계급 갈등을 앞세웠지만, 평론가들은 그 밑에서 익숙한 매뉴얼을 찾아냈다. 질문은 형사들이 달라 보이느냐가 아니다. 이야기가 다르게 움직이도록 허락받느냐다.

TV가 외면한 레지널드 힐의 진짜 무기

여기서 리부트는 드문 이점을 쥐고 있다. 원작은 첫 영상화만큼 안전했던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2012년 세상을 떠났고 1978년 영국 추리작가 모임 Detection Club에 입회한 힐은 구조적인 장치로 소설을 짰다. 시간 순서를 뒤섞은 장, 패스코의 아내 엘리가 쓴 소설이라는 형식의 대목. 그의 형사들이 늘 범인을 잡는 것도 아니다. 적어도 한 권은 악당이 달아나며 끝나고, 또 다른 한 권은 댈지엘과 패스코가 사고로 넘긴 일련의 사건 가운데 적어도 하나가 드러나지 않은 살인이었음을 암시한다. 한 중편에서는 은퇴한 댈지엘과, 그 무렵 유럽 경찰 위원이 된 패스코가 달에서 일어난 최초의 살인을 수사한다. TV는 그때나 지금이나 마지막 장면에서 사건이 닫히는 쪽을 좋아한다.

캐스팅에는 역사의 교훈도 있다. ITV는 1993년에 한 번 〈Dalziel and Pascoe〉를 시도했다. 코미디 콤비 Hale and Pace를 내세워 〈A Pinch of Snuff〉를 3부작으로 옮긴 것이다. 힐은 결과물에 불만이었고 작품은 단발로 끝났다. ITV는 이번에도 코미디언 출신 고들리먼을 주연으로 세워 돌아온다. 걱정할 이유는 아니다. 고들리먼은 〈Trigger Point〉에서 진지한 연기도 해냈다. 다만 원작의 웃음에는 늘 더 어두운 무언가가 섞여 있었고, 가벼운 터치야말로 가장 맞히기 쉬운 부분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새 〈Dalziel and Pascoe〉가 제 이름값을 하려면 여성이 됐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1996년판보다 더 기묘해야 한다. 사건 하나쯤은 나쁘게 끝내라. 구조를 비틀어라. 거친 경위를 귀여운 투덜이가 아니라 정말로 다루기 힘든 사람으로 만들어라. 찰리 브루커가 이 공식을 조롱하는 것만으로 시리즈 하나를 통째로 만들 수 있다면, 이 장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은 공식을 깨려고 시도하는 것이다.

확정된 것, 아직 열려 있는 것

확정된 사실부터. ITV와 BritBox가 6부작 〈Dalziel and Pascoe〉를 공동 제작한다. 케리 고들리먼이 앤드리아 댈지엘 경위, 니나 싱이 페이지 패스코 경사를 맡고, 콜레트 케인과 데이지 마티가 공동 기획했다. 2026년 봄부터 잉글랜드 북부에서 촬영에 들어갔고, Good Housekeeping은 2027년 ITVX 공개작으로 올렸다. 〈Bergerac〉 〈Lynley〉 〈Maigret〉는 모두 새 출연진으로 돌아왔고, Netflix는 〈Blackmere〉를 2027년 초로 잡았다. 아직 열려 있는 것은 대본이 힐의 줄거리에 얼마나 충실한지, 그리고 소설 한 권이 에피소드 하나가 될지 더 긴 이야기가 될지다. 뒤의 질문은 Tellyvisions가 제기했지만 홍보 자료는 아직 답하지 않았다. 정확한 방송일도 없다. 이 글에서 작품의 톤에 대해 말한 내용은 모두 출연진의 발언과 공식 시놉시스에서 나왔다. 제작진 밖에서 에피소드를 본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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