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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아카데미 출품작 ‘블랙 볼’, 올해 스페인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모은 영화로

로르카에서 영감을 받은 로스 하비스의 드라마가 스페인 관객 수 1위, 역대 흥행 톱10 진입, 미국 기록까지 세웠다
Jun Sat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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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영화 성격의 시상식 유력 후보작이 자국에서 ‘스파이더맨’보다 많은 관객을 모으는 일은 흔치 않다. 하비에르 칼보와 하비에르 암브로시 감독 듀오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미완성 작품을 바탕으로 만든 퀴어 서사극 ‘블랙 볼’은 올해 스페인에서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영화까지 제치고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했다. 국제 장편영화 부문에서 오스카를 노리는 작품 가운데 관객과 심사위원 모두를 근거로 내세울 수 있는 보기 드문 사례다.

데드라인은 렌트랙 자료를 인용해, 이 드라마가 몇 주 전 산티아고 세구라의 ‘Torrente Presidente’를 넘어 올해 스페인에서 개봉한 자국 영화 가운데 최고 흥행작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신생 스페인 독립 배급사 엘라스티카(Elastica)에 큰 성과인 동시에,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가는 세 명의 게이 남성이 욕망과 고통, 유산으로 얽히는 이야기도 대중적인 흥행작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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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 시대극으로서는 상당한 흥행 성적이다. ‘블랙 볼’은 스페인에서 4,100만 달러, 전 세계에서 4,34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Torrente Presidente’의 3,160만 달러를 넘어선 수치다. 엘라스티카에 따르면 관객 수는 550만 명으로, 올해 스페인에서 개봉한 작품 가운데 가장 많다. 3,670만 유로의 흥행 수익으로 스페인 역대 흥행작 톱10에도 10위로 진입했다. 7,700만 유로를 기록한 ‘아바타’가 1위를 차지한 순위다. 이보다 높은 수익을 올린 자국 영화는 2014년 코미디 ‘Spanish Affair’(5,620만 유로)와 J.A. 바요나 감독의 영어 영화 ‘The Impossible’(4,250만 유로), 단 두 편뿐이다.

관객 수와 흥행 수익으로 보면 순위가 조금 다르다. 연간 흥행 수익 기준으로 ‘블랙 볼’은 소니와 마블의 ‘Spider-Man: Brand New Day’(4,040만 유로), 유니버설의 ‘The Odyssey’(3,950만 유로)에 이어 3위다. 스페인의 ‘영화의 축제(Fiesta del Cine)’ 기간인 9월 25일 개봉해 모든 티켓을 3.50유로에 판매했으며, 개봉 6주 차 주말에도 140만 달러를 벌어 다시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미국 배급권을 500만 달러에 사들인 것으로 알려진 넷플릭스는 최근 북미에서 자사 영화의 극장 흥행 수익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넷플릭스 플랫폼 공개에 앞서 10월 16일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의 극장 네 곳에서 개봉한 ‘블랙 볼’은 27만7,500달러를 벌었다. 극장당 평균 6만9,300달러로, 미국에서 개봉한 스페인어 영화 중 역대 최고 오프닝 평균이자 비영어권 영화 전체를 통틀어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38개 극장에서 3주간 상영한 뒤 북미 누적 수익은 120만 달러에 이르렀다.

수상 이력도 화려하다. ‘로스 하비스’로 알려진 두 감독은 칸영화제 감독상을 받았고, 토론토국제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했다. 영국독립영화상 국제 독립영화상 후보에 올랐으며, 고담 어워즈에서는 뱅가드 트리뷰트를 받았다. 기타리카델라푸엔테도 이 시상식의 신인 연기자상 후보에 올라 있다. 출연진에는 미겔 베르나르데아우, 카를로스 곤살레스, 밀로 키페스, 롤라 두에냐스, 페넬로페 크루스, 글렌 클로즈가 이름을 올렸다. 프랑스에서는 12월 16일 개봉하며,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도 약 30만 달러의 수익을 더했다.

렌트랙은 스페인의 박스오피스가 2019년 이후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보다 40% 앞서고 관객 수도 36% 늘어난 상황이다. 회복세를 이끄는 최다 관객 동원작은 프랜차이즈 속편이 아니라 로르카에게서 영감을 얻은 퀴어 드라마이며, 스페인이 오스카에 출품하는 작품 역시 바로 이 영화다.

출연진

사진: The Movie Database (T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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