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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ose Love: 관객의 선택을 끌어들이려다 실패한 로맨틱 코미디

Martin C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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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ose Love의 첫 장면은 익숙한 로맨틱 코미디의 풍경을 펼쳐 보인다. 책상 앞에 앉은 캐미 콘웨이(로라 마라노(Laura Marano)), 안정적인 직장과 변함없는 남자친구,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은 듯한 삶이다. 하지만 곧 영화의 핵심 장치가 작동한다. 화면에 질문이 뜬다. “캐미가 폴과 계속 만나게 할까요, 아니면 렉스와 데이트하게 할까요?” 관객이 마주하는 첫 번째 선택이자, 캐미의 연애사를 직접 만들어가는 첫걸음이라고 한다. 관객을 이야기에 몰입시키려는 발상이지만, 바로 이 순간부터 Choose Love가 진정한 상호작용을 선사하기보다 관객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데 더 가까운 영화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스튜어트 맥도널드가 연출한 이 Netflix 로맨틱 코미디에서 로라 마라노는 관객의 선택에 따라 연애의 향방이 달라지는 캐미 콘웨이 역을 맡았다. 설정은 단순하다. 캐미가 믿음직한 남자친구 폴(스콧 마이클 포스터)과 계속 만날지, 옛 연인 렉스(아반 조지아)와 다시 가까워질지, 매력적인 록스타 잭(조디 웨버)에게 마음을 열지 관객이 결정한다. 얼핏 보면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에 신선한 변주를 더한 듯하지만, 실제로는 참신한 시도라기보다 눈길을 끌기 위한 장치에 가깝다. 러닝타임은 77분에 불과한데, 이 짧은 분량은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한다. 다음 선택지가 이야기를 끊고 들어오기 전까지 인물들의 관계나 선택의 의미를 충분히 보여줄 시간이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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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ose Love가 제법 제자리를 찾는 곳은 배우들의 연기다. 로라 마라노는 캐미 역을 매력적으로 소화하며 따뜻함과 생기, 그리고 약간의 여린 면모를 더한다. 자칫 평면적일 수 있는 인물이지만, 여러 갈래의 삶 앞에서 갈등하는 여성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대본이 늘 충분한 표현의 여지를 주는 것은 아닌데도 말이다. 안정적인 남자친구 폴을 연기한 스콧 마이클 포스터 역시 인상적이다. 차분하고 진실한 태도가 캐릭터에 중심을 잡아주어, 그를 단순한 ‘안전한 선택’ 이상으로 만든다. 렉스 역의 아반 조지아는 자연스러운 카리스마로 인물의 매력을 단번에 납득시킨다. 다만 렉스의 서사는 충분히 다듬어지지 않은 느낌이다. 잭 역의 조디 웨버는 록스타다운 유쾌한 분위기를 더하지만, 캐릭터는 내실보다 스타일에 더 무게가 실려 있다.

영화의 가장 뚜렷한 약점은 상호작용 형식이다. 관객에게 주어지는 선택은 자주 임의적이고 별다른 의미가 없어, 서사를 바꾸는 중요한 결정이라기보다 객관식 문제를 잇달아 푸는 듯하다. 이를테면 초반에 캐미가 파티에 갈지, 폴과 집에 남을지를 고르게 한다. 하지만 그 선택은 이야기의 흐름을 크게 바꾸지 않는다. 다음 질문이 나오기 전 잠시 곁길로 새는 정도에 그친다. 선택이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다 보니, 상호작용은 작품을 풍성하게 하기보다 집중을 흐트러뜨리는 요소처럼 느껴진다.

전개 속도도 아쉽다. 영화는 한 상황에서 다음 상황으로 급히 넘어가며, 인물들의 관계나 감정이 충분히 숨을 고를 틈을 주지 않는다. 캐미와 렉스가 늦은 밤 나누는 대화나 잭과 어색하게 마주치는 장면처럼 중요한 순간이 되어야 할 장면들도 너무 빠르게 지나가 잠재력을 살리지 못한다. 음향과 촬영은 무난하지만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는 않는다. 다른 작품과 차별화할 만한 시각적 장면이나 재치 있는 음향 연출도 찾아보기 어렵다.

주제 면에서도 Choose Love는 깊이를 보여주지 못한다. 선택과 운명이라는 소재를 건드리지만, 피상적으로만 다루다 보니 의미 있는 논평이라기보다 배경에 깔린 소음처럼 느껴진다. 독창성을 향한 시도 자체는 반가우나, 결국 진부한 설정과 뻔한 전개에 기대면서 힘을 잃는다. 로맨틱 코미디는 이미 수없이 만들어져 왔고, Choose Love는 자신의 존재를 납득시킬 만큼 새로운 시각을 보태지 못한다.

그렇다고 영화에 괜찮은 순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캐미가 두 사람의 관계를 두고 폴과 맞서는 장면은 진솔하고 감정적으로 다가온다. 상당 부분 로라 마라노의 연기 덕분이다. 캐미와 렉스가 늦은 밤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도 두 사람 사이의 호흡이 돋보여, 영화가 함께하는 시간을 더 많이 할애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다만 이런 순간은 너무 드물고, 서로 간격도 멀다.

Choose Love는 결국 기회를 놓친 작품이다. 장르를 새롭게 바꿔놓을 상호작용형 로맨틱 코미디가 될 잠재력은 있었지만, 스스로 내세운 장치에 발목을 잡혔다. 상호작용은 영화의 깊이나 독창성 부족을 메울 만큼 실질적인 내용을 더하지 못한다. 그 결과 눈길을 끄는 장치만 붙인 또 하나의 로맨틱 코미디에 머물고, 경쟁작이 많은 장르 안에서 끝내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다.

가볍고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를 즐기며 약간의 상호작용을 개의치 않는 관객이라면 이 영화에 가장 호감을 느낄 법하다. 로라 마라노의 팬이라면 그의 연기를 반가워할 것이고, 배우들 역시 전체적으로 충분한 매력을 보여줘 끝까지 볼 만한 작품으로 만든다. 하지만 이야기와 주제, 독창성 면에서 좀 더 묵직한 무언가를 기대한다면 Choose Love는 만족스럽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Choose Love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남을 만한 인상을 주지 못하는 작품이다. 실속보다 눈길을 끄는 장치에 지나치게 기대면서, 스스로 가진 가능성을 허비한다.

출연진

사진: The Movie Database (TMDB)

  • 넬 피셔 — 루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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