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초네의 태양 아래, 유쾌한 해변의 여름이지만 마음 줄 커플은 끝내 없다

니콜로 첼라이아와 안토니오 우스베르고가 2020년에 선보인 이탈리아 청춘 코미디.
Martha O'H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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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리초네 해변은 사람으로 북적인다. 「리초네의 태양 아래」는 그 북적임 한가운데로 곧장 걸어 들어가는 영화다. 니콜로 첼라이아와 안토니오 우스베르고가 연출해 2020년 7월 1일에 공개했고, 장르는 코미디와 로맨스다. 휴가를 온 십대들이 해변에서 금세 친해지고, 연애와 관계의 고민으로 서로 얽힌다. 줄거리는 이 두 문장이면 된다. 영화도 그 이상을 약속하지 않는다. 약속이 가벼우니 탓할 일은 아니고, 따질 것은 그 약속을 얼마나 알차게 채웠느냐다.

제목에 든 태양과 인파는 이 영화의 정서를 거의 그대로 요약한다. 여름 휴양지는 일상의 규칙이 느슨해지는 곳이다. 학교도 집도 한 발 물러나 있으니 낯선 아이들이 하루 만에 가까워지는 일이 그럴듯해진다. 줄거리가 말하는 ‘금세 친해진다’는 설정은 이런 공간이 있어야 성립한다. 반대로 휴가에는 끝이 정해져 있다. 그래서 여름 로맨스에는 늘 시한부의 아쉬움이 따라붙고, 소재만 놓고 보면 리초네는 그 아쉬움을 담기에 알맞은 무대다.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 해안의 휴양 도시라는 배경은 이 이야기에 처음부터 계절의 색을 입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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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은 두 사람이 함께 맡았고, 두 감독은 YouNuts!라는 이름으로 함께 작업한다. 각본은 카테리나 살바도리와 엔리코 바차나가 썼다. 공동 작업으로 만든 영화에서는 하나의 일관된 톤을 지키는 일이 가장 먼저 시험대에 오른다. 여러 인물의 이야기를 하나의 여름으로 묶어야 하는 작품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 영화가 겨냥한 톤은 가볍고 산뜻한 쪽이고, 그 의도는 장르 표기와 설정에서 분명히 읽힌다.

배역 명단은 길다. 크리스티아노 카카모가 치로, 사울 난니가 마르코, 루도비카 마르티노가 카밀라, 로렌초 주르졸로가 빈첸초를 맡았다. 여기에 다비데 칼가로의 푸리오, 포티니 펠루소의 구엔다, 마테오 오스카 주졸리의 토미가 더해진다. 이름을 외우는 데만도 시간이 걸린다. 러닝타임은 정해져 있으니 인물이 늘수록 한 사람이 가져가는 몫은 줄어든다. 우정과 연애의 고민이 여러 사람에게 나뉘어 얹히면 어느 쪽도 깊이 파고들 여유가 없어지기 쉽다. 군상극이 흔히 겪는 약점이고, 이 영화도 그 위험에서 자유롭다고 보기는 어렵다.

어른 배우들의 이름도 눈에 띈다. 이사벨라 페라리가 이레네, 루카 워드가 루초, 안드레아 론카토가 구알티에로로 나온다. 십대 무리 곁에 이런 배우들이 서 있다는 것만으로 영화의 시선이 한쪽으로만 기울지 않을 여지가 생긴다. 같은 휴양지라도 아이들이 보는 여름과 어른이 보는 여름은 다를 테니까. 세 사람이 이야기에서 정확히 어떤 자리를 차지하는지는 줄거리 소개에 나와 있지 않다. 다만 캐스팅의 구도를 보면 이 영화가 십대들의 소동만 그릴 생각은 아니었던 듯하다.

폭넓은 앙상블은 관객이 이 영화를 볼 이유를 여러 갈래로 만든다. 좋아하는 배우를 보러 온 사람도, 여름 해변의 분위기를 즐기러 온 사람도 각자의 자리를 찾을 수 있다. 반면 이야기가 하나의 중심선을 잃으면 배우들은 각자 따로 놀게 된다. 이름난 얼굴을 모으는 일은 쉽다. 그들을 한 이야기 안에서 서로 맞물리게 하는 일은 훨씬 까다롭고, 이 영화의 성패도 거기에 걸려 있다.

장르로 보면 새로울 것은 없다. 휴양지, 새로 사귄 친구들, 설렘과 서운함이라는 재료는 청춘 코미디를 몇 편 본 관객에게 이미 익숙하다. 내세울 것은 이야기 방식보다 장소와 배우들이다. 리초네라는 배경은 뚜렷한 색을 갖고 있고, 이탈리아 관객에게는 더 그럴 것이다. 하지만 배경의 매력은 오래가지 못한다. 결국 인물이 설득력을 얻느냐가 승부를 가른다. 인물이 이렇게 많으면 몇몇은 이름과 배우의 얼굴로만 기억에 남기 쉽다.

코미디와 로맨스를 한 영화에 담는 일은 균형의 문제다. 웃음 쪽으로 기울면 감정이 얄팍해지고, 감정 쪽으로 기울면 여름 영화다운 가벼움이 사라진다. 어느 쪽에 더 무게가 실렸는지는 취향에 따라 다르게 읽히겠지만, 휴가철 해변이라는 설정이 기대하게 만드는 쪽은 분명 가벼운 쪽이다. 관객이 품을 기대도 그 언저리에 있을 것이고, 영화는 그 기대를 거스를 이유가 별로 없어 보인다.

2022년에는 속편 「아말피의 태양 아래」가 나왔다. 한 번 더 이어 갈 만한 소재였다는 뜻이다. 한 편으로 놓고 보면 「리초네의 태양 아래」는 힘을 덜 들인 가벼운 해변 코미디에 가깝다. 새로움을 바라는 관객에게는 아쉬울 수 있고, 여름 한철 머리를 비우고 싶은 관객에게는 크게 모자라지 않을 것이다. 이런 영화를 재는 잣대는 단순하다. 보는 동안 지루하지 않았는지, 극장을 나설 때 인물 몇 명쯤은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지. 두 번째 질문 앞에서 이 영화가 얼마나 버틸지는 열 명에 이르는 주요 배역이 각자 얼마나 또렷한 윤곽을 얻었느냐에 달려 있다. 윤곽이 흐릿하다면 해변의 햇빛이 아무리 환해도 영화는 그해 여름이 지나면 잊히고 말 것이다.

출연진

사진: The Movie Database (T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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