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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이병헌 감독, 1분 30초짜리 숏폼 드라마로 간 까닭

Penelope H. Fr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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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Byeong-heon
Lee Byeong-heon
Photo via The Movie Database (TMDB)
출생1980년 7월 23일
대한민국 인천광역시
직업영화감독, 각본가
대표작극한직업, Dream, 스물
수상우디네 극동영화제 관객상 · 코리아 베스트 스타 어워드 감독상

이병헌(Lee Byeong-heon) 감독은 말로 코미디를 만든다. 인물들은 별것도 아닌 일로 티격태격하고, 어설프게 사과하고, 난처한 순간마다 스스로를 웃음거리로 만든다. 웃음을 끌어내는 건 상황보다 대사의 타이밍이다. Forbes Korea는 이를 ‘이병헌 톤’이라고 부른다. 이 톤은 한국 코미디 영화가 한 번도 도달하지 못했던 규모로 극장가를 채웠다. 이제 극한직업의 감독은 휴대전화에서 코인을 하나씩 결제해 열어보는 2분 미만의 에피소드를 쓰고 있다. 그의 경력은 이 리듬이 조각조각 잘려도 살아남을 수 있는지 답해야 하는 기로에 섰다.

그는 배우 이병헌(Lee Byung-hun)이 아니다. 한국 언론이 그를 ‘이병헌 감독’이라고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다. 감독과 배우는 한글 이름이 똑같은데, 오징어 게임의 스타인 배우 이병헌이 감독보다 열 살 위다. 감독은 서울 서쪽의 항구도시 인천 출신으로, 남의 시나리오를 쓰는 일부터 차근차근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1980년 7월 23일생인 이 감독은 스물여덟 살에 첫 크레디트를 올렸다. 강형철 감독의 2008년 흥행작 과속스캔들의 각색을 맡은 것이다. 2011년 강 감독의 써니에서도 같은 일을 했고, 이어 타짜: 신의 손의 각색을 맡았으며 오늘의 연애 시나리오를 썼다. 자신의 영화는 작은 규모로 시작했다. 어색한 침묵 속에 저녁을 먹던 젊은 연인의 방에 둘 다 외면할 수 없는 냄새가 퍼지는 이야기를 담은 단편 냄새는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에서 최우수 한국 단편상을 받았다. 첫 장편 힘내세요, 병헌씨는 영화감독 지망생을 기록하는 방송 제작진의 이야기를 그린다. 한국어 제목은 감독 지망생을 감독 자신의 이름으로 부르고, 이 자기풍자는 이후에도 그가 놓지 않는 습관이 됐다.

돌파구는 이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고 NEW가 2015년 배급한 스물이었다. 김우빈, 이준호, 강하늘은 막 학교를 졸업했지만 앞날은 전혀 알지 못하는 세 친구를 연기한다. 이들은 또래답게, 빠르고 서툴게, 거의 온통 여자 얘기만 한다. 개봉 첫 주말 관객 110만 명을 넘겼고, 누적 관객은 300만 명에 가까웠다. 이 작품으로 백상예술대상·청룡영화상·대종상 신인감독상 후보에 올랐으며, 한국영화배우협회에서는 신인감독상을 받았다. 이성민, 신하균, 송지효가 출연한 제주 배경 로맨틱 코미디 바람 바람 바람은 2018년 개봉했다.

그리고 닭이 등장했다. 2019년 1월 CJ가 배급한 극한직업은 류승룡이 이끄는 실적 부진의 마약반이 조직의 아지트 맞은편 치킨집에 잠복 수사하러 들어가고, 그 가게가 대박을 치는 이야기다. 관객 1,626만 명을 동원해 한국 코미디 영화 사상 최다 관객 기록을 세웠고, 매출액은 약 1,396억 원으로 이후 7년 동안 한국 영화 최고 흥행 수익을 기록했다. 우디네 극동영화제 관객상도 받았으며, 이 감독은 청룡영화상과 부일영화상 감독상 후보에 올랐다.

그해 말 이 감독은 김영영 작가와 공동 집필하고 JTBC에서 공동 연출한 멜로가 체질로 텔레비전 드라마에 진출했다. 스물 이후인 2015년부터 구상을 시작한 작품이었다. 연애가 끝난 뒤 다시 출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본인의 표현을 빌리면 소재가 “두 시간 안에 풀어내기엔 너무 많았다.” 천우희는 서른 살이 넘은 드라마 작가 역을 맡아 자신의 연출자 안재홍과 사랑에 빠지고, 전여빈과 한지은이 연기한 친구들과 한집에서 산다. 장범준이 드라마를 위해 만든 노래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는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 최우수 사운드트랙 후보에 올랐다. 전국 시청률은 끝내 2%를 넘지 못했다.

이 간극은 이 감독의 경력 전반에 걸쳐 있다. 그의 최대 흥행작은 직접 구상한 작품이 아닌 유일한 장편이다. 극한직업의 각본은 배세영 작가가 썼고, 코미디를 움직이는 동력은 줄거리였다. 반면 이 감독이 직접 노트에 적어 둔 아이디어에서 나온 작품들은 대화에 기대며 흥행 성적도 훨씬 낮다. 노숙인 축구팀이 홈리스 월드컵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림은 2020년 박서준과 아이유를 주연으로 촬영에 들어갔다. 팬데믹으로 해외 촬영이 2022년으로 미뤄졌고, 마침내 2023년 4월 개봉했을 때 관객은 113만 명이었다. 극한직업 관객 수의 약 14분의 1이다. 같은 해 김은숙 작가의 넷플릭스 판타지 다 이루어질지니의 연출자로 발표되기도 했다. 이후 개인 사정으로 하차했고, 안길호 감독이 시리즈를 연출했다. 이 작품은 공개 후 첫 온전한 한 주 동안 넷플릭스 비영어권 시리즈 가운데 가장 많이 시청된 작품에 올랐다.

스트리밍 작품도 논란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이 감독이 박지독 작가의 웹툰을 바탕으로 각본과 연출을 맡아 넷플릭스에서 2024년 3월 공개한 닭강정은 류승룡과 다시 만난 작품이다. 류승룡은 회사 대표를, 김유정은 이상한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으로 변해 나오는 그의 딸을 연기한다. 안재홍은 그런 그녀를 여전히 사랑하는 인턴 역을 맡았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 작품을 “모든 사람의 취향에 맞지는 않을” 초현실 코미디라고 평했다. 그럼에도 시리즈는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권 톱10에 들었고, 2025년 국제 에미상 최우수 코미디 부문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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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이 감독은 가장 작은 화면을 택했다. 2월 4일 Lezhin Snack 앱에서 공개된 My Baby Daddy Is My Best Friend는 회당 90~120초 분량으로 총 47회에 걸쳐 이야기를 펼친다. 계획에 없던 임신을 한 젊은 여성이 오랜 친구에게 아이의 아빠가 되어줄 수 있느냐고 묻는다. 이 감독은 약 두 달 만에 대본을 썼고, 음악 상당 부분에 쇼팽의 곡을 활용했으며, 작품은 플랫폼 1위에 올랐다. 그는 Forbes Korea에 영화 산업의 침체로 이곳에 오게 됐다고 말하면서, 숏폼도 중국 앱의 도파민 유발 콘텐츠가 아니라 제대로 된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영화는 보통 3막으로 구성됩니다. 숏폼은 10막처럼 느껴졌어요.” 수익 구조도 분명해지길 바란다고 했다. 감독과 배우가 계속 돌아오려면 눈에 보이는 수익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5월부터는 숏폼 드라마 감독 경연 프로그램인 ENA의 Director’s Arena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했다. 같은 해 The King’s Warden이 관객 1,690만 명을 넘기며 2019년부터 극한직업이 보유했던 흥행 기록을 갈아치웠다.

Forbes Korea에 따르면 이 감독은 현재 영화와 드라마, 연극 대본을 동시에 쓰고 있으며, 아직 어느 작품에도 제목이나 공개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어떤 작품이 먼저 관객을 만나든, 그의 톤이 제대로 작동하는 데 두 시간, 16회, 아니면 90초면 충분한지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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