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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 한준희 감독, 후배에게 연출 맡기던 그가 ‘푸른길’로 돌아왔다

Penelope H. Fr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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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희
한준희
Photo: SJ / CC BY 4.0, via Wikimedia Commons
출생1984년 1월 1일
대한민국
직업영화감독·드라마 연출가
대표작차이나타운, 뺑반
수상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신인감독상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마스터클래스에서 한준희 감독은 대부분의 감독이라면 속으로만 간직할 법한 말 한마디로 자신의 작업 방식을 요약했다. “늘 안전한 길만 찾으려 한다면, 그 자체가 위험입니다.” 그는 탈영병을 쫓는 군사경찰을 다룬 넷플릭스 시리즈 D.P.를 두고 한 말이었다. 한국 감독 누구도 손대지 않았던 소재였고, 한 감독은 지금도 이 이야기를 암울하다고 부른다. 이 작품은 병영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두고 온 나라가 논쟁하게 만들었다. 그 후 몇 년 동안 감독은 작품을 되풀이하는 것보다 덜 눈에 띄는 선택을 해왔다.

그런 감각은 그의 출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 감독은 단편영화 To Bite a Cigarette를 만들고, 다른 사람의 작품 현장에서 스태프로 일했다. 멜로드라마 BA:BO의 연출부에서 일한 경력도 있다. 이후에는 자신이 연출하는 장편영화를 제작비를 받고 만들기 전까지 다른 감독들의 각본을 썼다. 그는 부산 관객 앞에서 처음부터 바랐던 것은 “아무도 해본 적 없는 이야기”였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그 바람의 후반부를 떠올리며 웃었다. 사람들이 그 영화를 봐주기를 바랐다는 것이다.

심령 스릴러 The Gifted Hands의 각본은 2013년 극장에서 개봉했고, 같은 해 한 감독은 저예산 장편영화 Understanding Movies의 각본을 쓰고 연출했다. 그를 본격적으로 알린 작품은 2015년작 차이나타운이었다. 서울의 한 기차역 코인 사물함에 버려진 아기가 인천 차이나타운의 사채 조직에서 채권 추심원으로 자라나는 이야기를 그린 네오누아르다. 한 감독은 ‘엄마’라는 이름으로만 불리는 보스 역의 김혜수와 그녀가 길러내는 소녀 역의 김고은, 두 여성 인물을 중심에 놓고 영화를 만들었다. 한국 범죄영화가 거의 전적으로 남성들의 영역이던 시절이었다. 이 작품은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됐고, 이듬해 한 감독은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신인감독상을 받았다.

두 번째 장편영화는 더 뼈아픈 교훈을 안겼다. 2019년 초 개봉한 뺑반은 공효진, 류준열, 조정석이 뺑소니범을 쫓는 경찰팀을 그린 액션 코미디에 출연한 작품이다. 한국 영화사들이 가장 안전한 흥행작을 배치하는 설 연휴 직전에 개봉했다. 관객은 약 180만 명에 그쳤다. 이 정도 출연진이라면 더 많은 관객을 모으리라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친 성적이었다. 영문 한국영화 사이트 HanCinema는 이 작품을 “이상한 실패작”이라고 평했다. 경제지 Chosun Biz는 신선한 소재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완성도에는 아쉬움을 표했다. 한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 안전한 선택을 하려 한 듯 보이는 작품은 이것뿐이고,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작품도 이것뿐이다.

2년 뒤 그는 정반대 방향으로 나아갔다. 2021년 8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D.P.는 김보통의 웹툰을 각색한 작품이다. 웹툰은 김보통이 직접 겪은 군 복무 경험을 바탕으로 했고, 한 감독은 그와 함께 대본을 썼다. 정해인은 탈영병 추적 임무를 맡은 과묵한 일병으로, 구교환은 그와 한 조가 된 수다스러운 상병으로 출연했다. 매번 다른 사건의 이면에는 결국 같은 현실이 있었다. 젊은 징집병들이 구타와 모욕을 당하고, 끝내 탈영에 내몰렸다. 6부작 시리즈는 한국 사회에서 중요한 준거점이 됐다. 남성에게 병역 의무가 있고 거의 모든 가정이 병영에서 겪은 이야기를 하나쯤 간직한 나라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반응이 모두 환호로만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의견이 갈린 양상은 이 시리즈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국방부는 작품의 배경인 2014년 무렵과 비교하면 군 생활이 크게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대변인들의 발언보다 한발 더 나아가, 국회에서 이 시리즈가 군의 사각지대를 살피려는 새로운 동력을 줬다고 말했다. 한 감독은 D.P.를 다큐멘터리라고 내세운 적이 없다. 바로 그 지점에서 논쟁이 벌어졌다. 드라마에 통계를 입증하라고 요구한 셈이었다. 한 감독 개인에게 돌아간 수상 결과도 엇갈렸다. 2022년 백상예술대상에서 시리즈는 작품상을 받았고 구교환은 신인연기상을 수상했지만, TV 부문 연출상 후보에 오른 한 감독은 Squid Game의 황동혁 감독에게 밀렸다.

2023년 7월에는 6부작 시즌 2가 공개됐다. 각 에피소드는 서로 다른 장르적 시도로 구성됐다. 그 무렵 한 감독은 히트작을 낸 감독으로서는 이례적인 선택을 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프로젝트를 다른 이들에게 맡긴 것이다. 2022년 공개된 고등학교 학교폭력 시리즈 약한영웅 Class 1에서 그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고, 연출은 유수민에게 맡겼다. 한 감독은 부산에서 “핵심에 관한 일이라면 신인 감독이 더 잘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그를 시즌 2의 크리에이터로 소개하고 있으며, 그는 김한결 감독의 2024년 코미디 영화 파일럿의 각색 작업에도 참여했다. 2023년에는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가장 최근 공개된 작품에서도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 시급이 지나치게 높은 아르바이트를 둘러싼 호러 판타지 시리즈 꿀알바는 2026년 10월 30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한 감독이 크리에이터를 맡았고, A Killer Paradox의 작가 김다민은 이 작품으로 처음 시리즈 연출에 나섰다. 이재욱과 고민시가 8부작의 주연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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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직접 연출을 맡아온 프로젝트는 푸른길이다. 한국과 일본이 공동 제작하는 8부작 시리즈로, 조유진과 함께 쓴 대본을 바탕으로 연출한다. 한국과 일본이 공동 제작한 만화 Blue Road를 원작으로 한다. 도쿄에서 한국어 메시지가 적힌 훼손된 시신이 발견되고, 이어 한국에서는 일본어 메시지가 적힌 또 다른 시신이 나온다. 두 형사는 같은 사건을 수사하게 된다. D.P.에도 출연했던 손석구가 서울 형사 김석을, 나가야마 에이타가 도쿄의 형사 이노세를 연기한다. 작품의 배경은 두 나라가 월드컵을 공동 개최한 2002년이다. 한 감독이 짚었듯, 그해는 그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직전이기도 했다. 10월 부산영화제 온스크린 부문에서 세 편의 에피소드가 상영됐고, What’s on Netflix는 “서류상으로는 성공할 수 없어 보이는 작품”이라고 썼다. 촬영에 대한 한 감독의 설명은 따로 있었다. “한국 사람들은 빠르게 작업하고, 일본 사람들은 아주 꼼꼼합니다.”

푸른길은 2026년 11월 20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한 감독이 D.P. 이후 처음으로 시리즈 연출을 맡은 작품이며, 그가 오랫동안 마음에 품어온 이야기다. 부산에서 말했던 그 위험을 이제 다시 자신이 감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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