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배우 베티 길핀 “브로드웨이는 영화 스타의 게임”…《Oh, Mary!》가 명성을 빌려줬다

베티 길핀은 《뉴요커》 인터뷰에서 브로드웨이는 영화 스타들의 게임이고 자신은 그 게임에 낄 만큼 유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를 무대에 세운 《Oh, Mary!》의 캐스팅 계보는 그 말이 왜 옳은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열린 문이 어디에 있는지 보여 준다.
Molly Se-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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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티 길핀은 《GLOW》로 에미상 후보에 세 차례 올랐고, 에미상 트로피도 직접 손에 쥐었으며, 에런 소킨의 《The Social Reckoning》에서는 조연으로 평론가들의 호평을 거듭 받고 있다. 그런데도 그는 《뉴요커》에 브로드웨이 무대에 선 적이 없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솔직히 그냥 유명하지 않았어요, 아니 지금도 유명하지 않고요.” 자기 비하로 받아들여진 말이다. 동시에 지금 브로드웨이가 누구를 무대에 세우는지 가장 정확하게 설명한 말이기도 하다. 그것도 이미 이 시스템이 몸값을 매긴 배우의 입에서 나왔다.

MCM은 이 발언을 불만이 아니라 진단으로 읽고, 그 진단에 동의한다. 브로드웨이가 영화 스타들의 게임이 된 것은 돈의 논리가 제작자들에게 다른 선택지를 거의 남겨 두지 않기 때문이다. 길핀 자신의 데뷔는 그 게임 안에서도 문이 아직 열려 있는 곳을 보여 준다. 작품 자체가 이미 스타인 히트작의 내부다. 《Oh, Mary!》에는 그의 명성이 필요 없었다. 작품은 여덟 주 동안 자신의 명성을 그에게 빌려줬고, 그 뒤에는 다시 유명한 이름을 파는 일로 돌아갔다. 이렇게 빌린 스포트라이트는 그와 같은 배우들이 브로드웨이에 오를 수 있는 마지막 값싼 통로다. 그 통로를 그에게 내준 히트작은 이후 같은 자리를 더 큰 이름들로 채워 왔다.

베티 길핀이 뉴요커에 털어놓은 브로드웨이

BroadwayWorld의 마이클 지오이아가 《뉴요커》 게재 다음 날 요약한 이 인터뷰는 그의 브로드웨이 데뷔를 다시 짚는다. 콜 에스콜라가 쓰고 초연 무대에서 직접 연기한 코미디 《Oh, Mary!》의 메리 토드 링컨 역이다. 에스콜라 이후 이 역을 처음 이어받은 배우가 길핀이었다. 브로드웨이의 현주소를 묻자 그는 “영화 스타들의 게임”이라고 답했고, 같은 호흡으로 제작자들의 사정도 대변했다. “그들은 상업 공연을 버텨 내야 하고, 객석을 채워야 하니까요.”

그의 설명에 따르면 제안은 루크리셔 가필드 역을 맡은 《Death by Lightning》 촬영차 부다페스트에 머물던 중에 왔다. 에스콜라는 그의 비공개 Instagram 영상을 보고 메리 토드 역에 “충분히 정신 나간” 사람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BroadwayWorld에 따르면 그는 짧은 연습 기간을 스타벅스 매장에서 《글래디에이터》를 연습하는 일에 비유했다. “처음 무대에 나가던 순간이 살면서 가장 무서웠어요.”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정말 정신없는 8주였죠.”

이건 한 배우의 일화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길핀 정도의 경력을 가진 배우가 스스로 브로드웨이 주연을 맡기엔 무명이라고 말한다면, 주연을 따내는 기준은 더 이상 연기력도, 심지어 텔레비전에서의 성공도 아니다. 대부분의 현역 배우들이 결코 닿지 못할 수준의 유명세다. 그리고 그 기준이 어떤 연극이 무대에 오를지, 얼마나 오래 공연될지, 어느 날 밤 표를 산 관객이 무엇을 보게 될지를 결정한다.

숫자로 본 브로드웨이 ‘스타 게임’

그의 말 뒤에 놓인 경제는 이미 공개돼 있다. ABC7 New York 보도에서 SiriusXM On Broadway의 프로그램 디렉터 줄리 제임스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제작비가 “지난 10년 동안 대략 두 배로 뛰었다”고 말했다. 평균적인 뮤지컬 한 편을 올리는 데 2000만 달러 이상이 들 수 있고, 주간 운영비는 100만 달러에 육박한다는 설명이다. 그가 든 가장 냉혹한 예는 이렇다. 객석 점유율 94%로 주당 100만 달러를 버는 공연도 “겨우 본전”이라는 것이다.

Broadway Black 설립자 드루 셰이드는 같은 보도에서 그 결과를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팔린 공연에는 유명인이 있었다.” ABC7은 지난 시즌 브로드웨이에서 막을 올린 창작 뮤지컬이 6편뿐이었다고 덧붙였다. 두 시즌 전 약 15편에서 줄어든 숫자다. 거의 모든 위험이 비쌀 때, 유명한 이름은 사치품이기를 멈추고 보험이 된다.

그 보험이 늘 보상해 주는 것은 아니다. BroadwayWorld에 기고한 벤 워터하우스는 스타가 이끄는 한정 공연의 논리를 이렇게 풀었다. 스타들은 “일정이 빡빡하고”, “16주나 20주”를 약속하는 것조차 곡예이며, 짧은 공연 기간은 “인위적인 희소성을 만들어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한 장치라는 것이다. 그는 그렇게 짧은 공연으로 뮤지컬 한 편의 전체 투자금을 회수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도 주장하며, 닉 조나스가 출연한 《The Last Five Years》가 “상당한 손실을 안고 막을 내렸다”는 사례를 들었다. 스타 시스템은 수익의 공식이 아니다. 빈 객석에 대한 두려움을 막는 방어 수단이다.

《Oh, Mary!》는 ‘유명하지 않은’ 배우를 어떻게 캐스팅했나

《Oh, Mary!》가 실력만 보고 길핀을 뽑을 수 있었던 것은 작품 자체가 볼거리가 됐기 때문이다. 에스콜라의 코미디는 자체 명성을 안고 등장했고, 관객은 포스터 위 어떤 이름 못지않게 제목과 그 농담을 보고 표를 샀다. 덕분에 제작진은 대부분의 신작이 갖지 못한 자유를 얻었다. 혼자 힘으로 표를 가장 많이 팔 배우가 아니라 배역에 맞는 후임을 고를 수 있었던 것이다. 길핀의 말에 따르면, 제작진은 흥행 순위표가 아니라 휴대전화 영상을 통해 그를 찾아냈다.

브로드웨이가 베티 길핀을 발견한 것이 아니다. 한 편의 히트작이 여덟 주 동안 그에게 명성을 빌려준 것이다. 한 편의 연극이 긴 공연 기간을 거치며 배우의 이름을 키워 주던 예전 브로드웨이의 문보다는 좁다. 그래도 문은 문이다. 그리고 그 문은 주연에 스타가 필요 없을 만큼 강한 작품에서만 열린다.

이후 같은 자리가 무엇을 실어 날랐는지 보면 된다. 뒤를 이은 메리 역에는 징크스 몬순, 제인 크라코스키, 그리고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출신 마야 루돌프가 있었다. Playbill에 따르면 루돌프의 출연 기간에 《Oh, Mary!》는 라이시움 극장 121년 역사상 처음으로 한 주 매출 100만 달러를 넘긴 공연이 됐다. 그의 출연은 연장됐고, 메그 스톨터가 뒤를 이었다. 한때 유명세가 부족하다고 느끼던 텔레비전 배우에게 돌아갔던 후임 자리는 극장의 흥행 기록을 세우는 자리가 됐다.

‘영화 스타 게임’을 옹호하는 논리

제작자들은 길핀이 말하는 그것이 바로 브로드웨이를 살려 두는 장치라고 반박할 것이다. 스타의 이름은 평소 극장표를 사지 않는 사람들에게 팔리고, 그 관객이 급여 명단에 오른 다른 모든 사람의 몫을 낸다. 루돌프의 기록적인 한 주는 루돌프만 빛낸 것이 아니었다. 2027년 1월까지 표를 파는 공연을 떠받쳤고, 헤드라인에 이름이 실릴 일 없는 출연진과 스태프에게 몇 달 치 일자리를 더 안겼다. 셰이드의 말은 이 주장의 가장 노골적인 형태이고, 제임스가 ABC7에 제시한 숫자들이 그것을 뒷받침한다.

공정성의 논리도 있다. 비용은 두 배가 됐고 손익분기점은 만석에 가까운 상황에서, 오로지 연기력만 보고 캐스팅하는 제작자는 투자자의 돈을 자기 취향에 거는 셈이다. 워터하우스도 스타들의 일정이 그보다 긴 기간을 허락하지 않으니 한정 공연에는 스타가 합리적이라고 인정한다. 길핀 자신도 그 전제를 받아들인다. 공연은 “상업 공연을 버텨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읽으면 브로드웨이는 그와 같은 배우들을 홀대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고 있는 것이고, 가끔 생기는 후임 자리는 스타들이 비용을 대기에 시스템이 감당할 수 있는 덤이다.

스타보다 후임 자리가 더 중요한 이유

이 옹호론은 개별 공연에 대해서는 옳고, 시스템 전체에 대해서는 틀렸다. 워터하우스 자신이 든 사례는 유명한 주연이 투자금 회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준다. ABC7이 센 창작 뮤지컬 편수는 그 보험의 대가를 드러낸다. 신작이 줄어든다. 신작에는 브랜드가 없고, 스타가 붙는 일도 드물기 때문이다. 유명한 이름 위에 세워진 연극 경제는 더 적은 신작 속에서 더 많은 유명한 이름을 만들어 낸다.

희생되는 쪽은 중간층이다. 연기력과 어느 정도의 지명도를 갖춘 배우들, 즉 텔레비전 앙상블의 일원이나 제목 위에 자기 이름을 건 히트작을 한 번도 갖지 못한 무대 단골들이다. 오늘날의 계산법에서 길핀이 브로드웨이에 닿을 수 있었던 것은 장기 흥행작이 후임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이제 그런 후임 자리는 무대가 여전히 재능을 보고 사람을 뽑는 곳이다. 홍보를 작품이 떠맡아 주기 때문이다. 새 메리가 저마다 전임자의 매출을 넘기기 위해 뽑히는 순간, 그 마지막 문은 좁아진다.

같은 패턴은 스크린에서도 그를 따라다닌다. The AU Review에 《The Social Reckoning》 리뷰를 쓴 피터 그레이는 길핀이 “등장이 허락될 때마다 영화를 통째로 가져갈 기세”라고 쓰면서도, 그가 맡은 《월스트리트저널》 지국장은 주연들보다 “출연 분량이 상당히 적다”고 짚었다. 평론가들은 조연란에서 그를 칭찬하고, 업계는 맨 윗줄에 계속 유명세를 건다. AP통신이 전한 에미상 수상 소감 시에서 그는 이를 자기만의 어법으로 말했다. “우리 업계는 멍청하지만, 배우들은 끝내준다.” 이어 “샘 셰퍼드 쪽으로 더, 샘 올트먼 쪽으로는 덜 기울자”고 호소했다. 셰퍼드는 극작가였다. MCM은 이 구절을 대량으로 팔리는 것의 논리보다 배우와 대본이라는 무대의 가치 척도를 앞세우자는 주장으로 읽는다.

기록된 사실, 그리고 MCM의 해석

기록은 이렇다. 《뉴요커》는 2026년 10월 11일 일요일 길핀 인터뷰를 게재했고, BroadwayWorld는 10월 12일 “영화 스타들의 게임”, “유명하지 않았다”는 발언을 포함해 이를 보도했다. 메리 토드 링컨 역 출연은 2025년 1월 21일부터 3월 16일까지 라이시움 극장에서의 8주 계약이었다. Playbill은 2026년 5월 7일 루돌프의 라이시움 극장 기록을 보도했고, 공연은 2027년 1월 3일까지 표를 판매한다. ABC7의 수치는 2026년 7월 보도, 워터하우스의 분석은 2025년 12월 글에서 나왔으며, 2026년 9월 6일 수여된 《Widow’s Bay》의 에미상은 AP통신 보도에 따른 것이다.

해석은 우리의 몫이다. 《Oh, Mary!》가 길핀에게 명성을 빌려줬다는 것, 장기 흥행작의 후임 자리가 스타 대우를 받지 못하는 배우들에게 남은 마지막 문이라는 것, 그리고 그 역이 이후 더 큰 흥행력을 지닌 이름들로 옮겨 갔다는 것은 공개된 사실에 대한 MCM의 해석이다. 길핀도, 에스콜라도, 제작진도 이 캐스팅을 그렇게 설명한 적이 없다. 또 길핀이 더 유명한 후보를 제치고 선택됐다는 것을 시사하는 내용은 기록 어디에도 없다.

길핀은 자신이 브로드웨이에 서기엔 유명하지 않다고 말하고, 업계의 계산법으로 보면 그의 말이 맞다. 하지만 라이시움 극장에서의 여덟 주 동안, 작품은 두 사람 몫으로 충분히 유명했다. 브로드웨이는 스타를 쫓는 만큼이나 의식적으로 그 자리를 지켜야 한다. 무대가 아직 이름보다 배우를 먼저 캐스팅하는 곳은 이제 그 자리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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