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와 금융

크라켄 모회사 Payward, 리투아니아 Saldo Bank 인수…유럽서 예금·대출 나선다

Victor Mas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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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켄은 오랫동안 고객의 자금을 옮기려면 다른 회사의 은행을 빌려 써야 하는 암호화폐 거래소였다. 이제 크라켄의 모회사 페이워드(Payward)는 유럽에서 직접 은행이 되려 한다. 페이워드는 리투아니아에서 영업 허가를 받은 소형 디지털 은행 살도 은행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페이워드는 유럽 고객의 예금을 직접 보관하고 자사 이름으로 대출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은행들이 업계의 문을 번번이 닫아온 지 여러 해가 흐른 끝에, 오래된 거래소 가운데 하나가 더는 은행에 손을 내밀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진짜 시험은 서류 작업이 끝난 뒤 시작된다. 변동성이 큰 토큰 거래를 내세워 성장한 브랜드가 거래할 생각이 없는 돈까지 맡길 수 있다고 예금자들을 설득해야 하고, 유럽 금융감독 당국도 암호화폐 기업이 은행을 소유하는 데 동의해야 한다.

유럽 전역에서 통하는 인가를 갖춘 살도

살도 은행은 누구나 아는 이름은 아니다. 그 점이 오히려 매력이다. 핀란드 핀테크 기업으로 출발한 살도는 빌뉴스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유럽중앙은행(ECB)으로부터 전문 은행 인가를 받았다. 감독 기관은 리투아니아 은행이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이번 거래를 보도했으며, 두 회사의 발표문에는 거래 구조가 구체적으로 담겼다. 페이워드는 살도 은행 UAB의 지주회사인 핀란드 기업 살도 파이낸스 오이(Saldo Finance Oy)를 인수한다.

페이워드가 확보하는 것은 대기자 명단에 올라 있는 인가 신청서가 아니라 실제로 영업 중인 은행이다. 살도는 리투아니아, 핀란드, 스웨덴, 독일에서 정기예금을 받고, 네덜란드에서도 영업할 수 있는 여권식 인가를 보유하고 있다. 리투아니아·핀란드·스웨덴에서는 개인 대출을, 리투아니아와 핀란드에서는 중소기업 대출을 취급한다. 핀란드에서는 신용카드를 발급하고, 유로 결제 시스템인 단일유로결제지역(SEPA)에 직접 접속할 수 있다. 핀란드와 독일의 핀테크 기업에는 금융 서비스를 앱이나 플랫폼에 통합하는 임베디드 대출도 제공한다. EU의 여권식 인가 제도에 따라 한 회원국에서 받은 인가만 있으면 은행은 각국에서 처음부터 절차를 다시 밟지 않고도 유럽연합 전역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살도 은행장 자르코 맨시부(Jarkko Mäensivu)는 이번 거래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은행 인가는 그 위에 무엇을 세우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집니다.” 페이워드 공동 CEO 아르준 세티(Arjun Sethi)는 사업 규모에 대해 한층 더 큰 포부를 드러냈다. “EU에서 시작하지만, 목표는 전 세계입니다.”

더는 은행을 빌려 쓰지 않으려는 암호화폐 기업

이번 거래는 업계가 겪어온 역사를 돌아보면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2023년 3월 실버게이트와 시그니처 은행이 무너졌을 때, 암호화폐 기업들은 며칠 만에 미국의 주요 은행 파트너 두 곳을 잃었다. 이후 여러 달 동안 현금을 맡아줄 은행을 찾아 헤맨 곳도 많았다. 은행 인가를 직접 보유하면 적어도 유럽에서는 그런 의존 관계를 끊을 수 있다.

페이워드는 한동안 사업 기반을 차근차근 갖춰왔다. 와이오밍주 특수목적 예금기관인 미국 자회사 크라켄 파이낸셜은 지난 3월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으로부터 제한적 목적의 마스터 계좌를 받았다. 암호화폐 기업이 이 계좌를 받은 것은 처음으로, 이를 이용하면 달러 결제를 직접 청산할 수 있다. 페이워드 그룹은 아일랜드 중앙은행의 전자화폐 인가도 보유하고 있으며, 페이워드에 따르면 은행 사업 부문이 취급한 대출은 2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번 은행 인수는 잇따른 기업 인수의 연장선에 있다. 페이워드는 선물 중개업체 닌자트레이더를 15억 달러에, 미국 파생상품 거래소 비트노미얼을 최대 5억5000만 달러에 인수했으며, 스테이블코인 결제 기업 리프(Reap) 인수는 7월에 마무리했다. 9월에는 나스닥 벤처스가 기업가치 210억 달러를 기준으로 1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페이워드는 미국 증시 상장을 비공개로 신청했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양사는 규제 당국의 승인을 전제로 유럽 고객에게 예금 이자, 대출, 뱅킹 서비스형(Banking-as-a-Service) 상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카드 발급과 중소기업 대출도 포함된다. 블룸버그는 7월 페이워드가 리투아니아의 한 대출업체 인수를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인수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양사는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으면 2027년에 거래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한다.

헬싱키나 빌뉴스에서 살도의 정기예금에 가입한 예금자들은 조용한 온라인 은행을 선택했지, 암호화폐 거래소를 고른 것이 아니었다. 당국이 이번 거래를 승인하면, 어쨌든 그들은 암호화폐 거래소가 소유한 은행을 이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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