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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aculate: 종교적 공포를 내세운 고어 스릴러

Veronica Lo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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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aculate의 중반부, 세실리아 수녀(시드니 스위니)의 양수가 터지는 순간 영화의 진짜 정체가 드러난다. 그때까지 마이클 모한 감독은 외딴 이탈리아 수녀원을 배경으로 서서히 고조되는 미스터리를 펼치며 음산한 분위기를 쌓아 왔다. 하지만 카타콤을 헤쳐 달아나는 세실리아가 피투성이가 된 채 묵주를 무기처럼 움켜쥔 이 장면에서, Immaculate는 마침내 공포영화의 본색을 드러낸다. 영화가 겉치레를 벗어던지고 본모습을 받아들이게 만드는 암울하고 생생한 전환점이다. 그 본모습이란 더 깊은 무언가를 지향하는, 피비린내 나는 서스펜스 스릴러다.

Immaculate는 여러 장르를 한꺼번에 담으려는 영화다. 심리 공포물이자 종교 미스터리이며, 신체 훼손 공포를 앞세운 스펙터클이기도 하다. 신의 개입과 성스러운 기관 내부의 사악한 음모를 다루는 Rosemary’s Baby에서 많은 요소를 가져오는 한편, 색채를 짙게 입힌 불안감과 기괴한 이미지로 Suspiria 같은 지알로 영화에도 고개를 끄덕인다. 그 결과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작품이 탄생했지만, 매번 결말을 제대로 맺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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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프로듀서이기도 한 시드니 스위니는 진정성 있는 연기로 Immaculate의 중심을 단단히 잡는다. 세실리아 수녀 역을 맡은 그는 수련 수녀의 조용한 신앙심과 빠져나올 수 없는 악몽에 갇힌 여성이 느끼는 공포를 동시에 구현한다. 특히 몸을 쓰는 연기가 인상적이다. 자신이 토해 낸 이를 보고 움찔하는 순간부터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눈빛에 담긴 절박함까지, 스위니는 매 장면을 확신에 찬 연기로 설득력 있게 그려 낸다. Money Heist로 잘 알려진 알바로 모르테 역시 테데스키 신부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조용한 강렬함 뒤에 훨씬 더 괴물 같은 면모를 숨긴 인물이다. 자애로워 보이는 사제에서 광기에 사로잡힌 과학자로 변해 가는 그의 모습은 영화에서 가장 섬뜩한 변화 중 하나다.

조연진은 주연만큼 기억에 남지는 않지만, 각자 맡은 역할에 깊이를 더한다. 시모나 타바스코가 연기한 메리 수녀와 베네데타 포르카롤리가 맡은 그웬 수녀는 초반부에 긴장감을 불어넣지만, 세실리아의 이야기가 중심에 놓이면서 두 인물은 배경으로 밀려난다. 프랑코 메롤라 추기경 역의 조르조 콜란젤리와 원장 수녀 역의 도라 로마노는 이야기에 여러 겹의 흥미를 보탠다. 두 인물의 속내와 충성심이 계속 달라져 관객이 끝까지 추측을 이어 가게 한다.

Immaculate가 가장 빛나는 대목은 신체 훼손 공포를 끝까지 밀어붙일 때다. 세실리아가 이를 토해 내는 장면, 그웬 수녀가 맞이하는 끔찍한 운명, 그리고 절정에 이른 연구실 화재는 생생하고 섬뜩하다. 모한 감독의 연출이 가장 확신에 차 보이는 순간도 바로 이런 장면들이다. 얼굴을 바짝 당겨 잡는 화면과 강렬한 조명으로 공포를 한층 끌어올린다. 촬영이 획기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제 역할을 충분히 해내며,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간 뒤에도 관객에게 들러붙는 숨 막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Immaculate의 전개 속도는 큰 걸림돌이다. 영화 전반부는 지나치게 늘어지고, 천천히 긴장감을 쌓는 데 많은 시간을 들이지만 그만큼의 보답을 항상 안겨 주지는 않는다. 세실리아의 악몽이나 수녀원의 수상한 흔적을 발견하는 장면, 이를테면 나이 든 수녀의 몸에 십자가 모양 흉터가 나 있는 장면은 이야기를 밀고 나가야 할 때 오히려 흐름을 늦춘다. 영화의 중심에 놓인 미스터리는 이런 전개를 떠받칠 만큼 깊지 않고, 테데스키의 유전자 실험이 마침내 밝혀지는 대목도 섬뜩하기보다는 복잡하게 느껴진다.

순수와 타락을 다루는 영화의 주제는 흥미롭지만 충분히 발전하지 못한다. 세실리아의 임신은 신의 축복인 동시에 뒤틀린 과학의 산물이라는 의미를 담으려 하지만, 영화는 이 생각들을 끝내 깊이 있는 무언가로 엮어 내지 못한다. 충격적인 결말도 여운을 남기기보다 맥없이 가라앉고, 관객은 영화가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 더 많은 의문을 품게 된다.

Immaculate에도 분명 장점은 있다. 피비린내 나는 장면들은 효과적이고, 스위니는 온 힘을 다한 연기를 보여 준다. 하지만 결국 실제 역량보다 더 영리하고 깊은 작품이 되려는 욕심이 앞선 공포영화다. 음산한 분위기와 신체 훼손 공포를 좋아하고, 서서히 조여 오는 긴장감은 물론 제대로 만든 깜짝 놀래키기 장면도 즐기는 관객에게 어울린다. 반면 탄탄하게 짜인 미스터리와 만족스러운 결말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결국 Immaculate는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이다. 진정한 공포와 흥미를 자아내는 순간들이 있지만, 이를 풀어내는 과정에서는 비틀거린다.

출연진

사진: The Movie Database (T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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