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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X: 영혼의 구역》 닐 블롬캠프가 봉쇄 속에 만든 공포 영화와 시뮬레이션을 찍은 ‘카메라 감옥’

Camille Lefèv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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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블롬캠프(Neill Blomkamp)는 2020년 여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시그널 X: 영혼의 구역》을 촬영했다. 사람을 촬영하는 실험적인 방식을 중심에 둔 소규모 초자연 공포 영화다. 혼수상태에 빠진 한 여성의 정신 속 장면들은 배우들 주위에 빽빽하게 배치한 250대가 넘는 카메라로 기록됐다. 이 영화는 지금도 《디스트릭트 9》 감독의 이력에서 유독 이질적인 작품으로 남아 있다.

닐 블롬캠프(Neill Blomkamp)가 각본과 연출을 맡은 《시그널 X: 영혼의 구역》(Demonic, 2021)은 어머니 안젤라(나탈리 볼트, Nathalie Boltt)와의 접촉을 수년째 피해 온 여성 칼리(칼리 포프, Carly Pope)를 따라간다. 안젤라는 자신이 일하던 요양원에 불을 지르고 한 교회에 독을 푼 연쇄 범행으로 20명이 넘는 사람을 살해한 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칼리는 가장 친한 친구 샘(캔디스 매클루어, Kandyse McClure)의 도움을 받으며 그 부재를 전제로 삶을 꾸려 왔다. 어머니를 둘러싼 이상한 이론을 늘어놓기 시작한 어린 시절 친구 마틴(크리스 윌리엄 마틴, Chris William Martin)과는 오래전에 연락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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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다시 여는 사람은 마틴이다. 그는 칼리에게 실제 환자들을 다루는 Therapol이라는 회사의 포커스 그룹에 참여했으며, 그 환자 가운데 한 명이 지금 혼수상태에 빠진 안젤라였다고 말한다. 이후 Therapol은 칼리에게 직접 연락해 온다. 이 회사의 과학자 대니얼(테리 첸, Terry Chen)과 마이클(마이클 J. 로저스, Michael J. Rogers)은 안젤라가 교도소에서 잇따른 폭력 사태를 겪은 뒤 혼수상태에 빠졌고, 몸 안에 갇힌 상태지만 자신들이 접속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안에서는 매우 활발하게 움직이며 칼리와 마틴을 계속 부르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들은 칼리에게 그 안으로 들어가 어머니와 대화해 달라고 요청한다. 칼리는 마지못해 동의하고, 어린 시절 살던 집을 그대로 옮겨 놓은 공간에 들어선다. 이후 다시 접속했을 때 시뮬레이션은 그녀를 안젤라가 한때 일했던 옛 요양소로, 그리고 마치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던 듯한 새를 닮은 존재에게로 이끈다. 한편 마틴은 악마 빙의, 그리고 바티칸이 자금을 대는 사제들의 비밀 조직이 얽힌 나름의 설명을 갖고 있다. 그중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는 영화의 마지막 막이 다룰 몫이며, 이 글에서는 밝히지 않는다.

봉쇄의 여름에 만든 작은 공포 영화

《시그널 X》는 2020년 12월 존재가 알려졌을 때 뜻밖의 소식이었다. 블롬캠프는 2015년 《채피》 이후 장편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AGC Studios가 지원하고 테일러 키치(Taylor Kitsch)가 출연하는 액션 스릴러 《Inferno》라는 더 큰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일정이 미뤄졌다. 블롬캠프와 AGC는 기다리는 대신 훨씬 기동성 있는 제작 체제를 꾸려 2020년 여름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출연진은 대부분 캐나다 배우였고, 촬영장에는 팬데믹 안전 수칙이 적용됐다. 프로젝트가 처음 공개됐을 때 줄거리의 세부 사항은 비밀에 부쳐졌다.

블롬캠프는 개봉 전후 인터뷰에서 그 구상을 설명했다. 그는 언젠가 자기 돈으로 만드는 소규모 공포 영화를 꼭 시도해 보고 싶었다며, 《The Blair Witch Project》와 《파라노말 액티비티》 제작진이 극히 제한된 예산으로 이뤄 낸 성과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2020년 3월과 4월 세계가 멈춰 섰을 때, 그는 오랫동안 품고 있던 예전 아이디어들을 다시 꺼내 보았다. 그중 두 가지가 《시그널 X》로 이어졌다. 하나는 배우를 기록하는 새로운 방식인 볼류메트릭 캡처에 대한 관심이었다. 다른 하나는 의식에만 기대지 않고 기업을 사들이고 자본을 동원하는 21세기식 기업 방식으로, 자신들이 악마라고 여기는 존재와 싸우는 가톨릭교회라는 발상이었다. 제작비는 약 150만 달러로 알려졌는데, 그의 스튜디오 영화 제작비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제작은 Stabiliti Studios를 통해 닐 블롬캠프와 마이크 블롬캠프가, 그리고 《미드웨이》와 《문폴》을 만든 AGC Studios의 스튜어트 포드와 린다 맥도너가 맡았다. 블롬캠프는 제작진을 소규모로 꾸렸다. 촬영 감독은 바이런 콥먼(Byron Kopman), 편집은 오스틴 데인스, 음악은 올라 스트란드(Ola Strandh)가 맡았다. 완성된 영화의 러닝타임은 105분이며, 미국과 캐나다의 합작으로 크레디트에 올라 있다.

볼류메트릭 캡처와 카메라 감옥

《시그널 X》의 기술적 핵심은 시뮬레이션이다. 볼류메트릭 캡처는 연기자 주위를 빙 둘러 배치한 수많은 카메라로 그 사람을 촬영해 3차원 객체로 재구성한 뒤 가상 공간 안에 배치하는 기술이다. 2020년 당시 이 기술은 장편 영화 제작에서 여전히 드물었고, 결과물도 완벽하지 않았다. 블롬캠프는 바로 그 점에 끌렸다고 말했다. 그는 그 외양과 질감이 마음에 들었고, 결함이 많고 너무 새로운 기술이라 이야기 안에서 설명이 필요하리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가 찾은 답은 기술 자체를 줄거리의 일부로 만드는 것이었다. 《시그널 X》의 세계에서 Therapol의 시뮬레이션은 시제품 단계다. 덕분에 영화는 가상 장면을 매끈한 시각 효과가 아니라 거칠고 불안정한 이미지로 보여 줄 명분을 얻는다.

이 장면들의 촬영은 편하지 않았다. 블롬캠프는 연기자들 주위에 250대가 넘는 카메라를 배치한 장비를 설명했다. 쓸 만한 해상도를 얻을 만큼 가깝되, 배우들이 조금은 움직일 수 있을 만큼 떨어진 배치였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그것은 결국 극도로 비좁은, 감옥 독방 같은 카메라 우리가 되었고, 좋은 촬영 과정은 아니었다.

이 실험은 블롬캠프의 이력과 잘 맞아떨어진다. 장편을 연출하기 전 그는 밴쿠버에서 《스타게이트 SG-1》, 《다크 엔젤》 같은 TV 시리즈의 시각 효과 아티스트이자 3D 애니메이터로 일했다. 초기 단편 《Tetra Vaal》에서는 로파이 영상과 사진처럼 사실적인 컴퓨터 이미지를 섞었는데, 이 조합은 훗날 《디스트릭트 9》에서 그의 대표 스타일이 됐다. 2017년에는 Oats Studios를 세워 《Rakka》, 《Firebase》, 《Zygote》 같은 실험적 단편을 YouTube와 Steam에 공개했다. 어떤 아이디어가 장편이 될 수 있는지 시험해 보려는 목적도 있었다. 《시그널 X》 역시 먼저 도구를 시험하고, 그에 맞는 이야기를 나중에 찾는 같은 습관에서 나온 작품이다.

밴쿠버 배우들과 블롬캠프 전작의 얼굴들

출연진 가운데 몇몇은 이전에도 블롬캠프와 작업한 적이 있다. 1980년 밴쿠버에서 태어나 시리즈 《Popular》, 《The Collector》, 《슈츠》, 《애로우》로 알려진 칼리 포프는 《엘리시움》(2013)에서 요원 역을 맡았고, Oats Studios의 단편 《Rakka》에도 출연했다. 요하네스버그에서 자라 로즈 대학교(Rhodes University)에서 연기를 공부한 나탈리 볼트는 《디스트릭트 9》(2009)에서 세라 리빙스턴 역으로 조연을 맡았다. 이후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일곱 시즌 동안 《리버데일》에서 페넬로페 블로섬을 연기했고, 2026년에는 각본과 연출을 맡은 첫 장편 《Holy Days》를 내놓았다.

블롬캠프는 이들 주위에 경험 많은 캐나다 TV·영화 배우들을 모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버나비 출신의 크리스 윌리엄 마틴은 밴쿠버에서 제작된 시리즈 《Fifteen》으로 이름을 알렸고, 드라마 《Tom Stone》에서 주연을 맡았다. 《올모스트 페이머스》에서 저널리스트 벤 퐁토레스를 연기하고 《The Expanse》로도 알려진 테리 첸은 《엘리시움》에도 출연한 바 있다. 《Beyond the Black Rainbow》로 기억되는 마이클 J. 로저스는 Oats Studios 단편에 출연한 경험이 있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태생의 캔디스 매클루어는 《Battlestar Galactica》의 아나스타샤 듀알라 역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2021년 여름, 조용한 개봉

《시그널 X》는 2021년 초 유럽 필름 마켓(European Film Market)에서 해외 판매됐다. 배급사로는 캐나다의 VVS, 프랑스의 Metropolitan, 독일·오스트리아·스위스·이탈리아의 Koch Media, 영국·아일랜드의 Signature Entertainment, 폴란드의 Monolith, 포르투갈의 NOS, 대만의 Movie Cloud 등이 참여했다. 2021년 3월 말에는 IFC Midnight가 미국 판권을 사들여 개봉일을 2021년 8월 20일로 잡았다.

영화는 그날 미국 85개 극장에서 개봉해 첫 주말 약 3만 6500달러를 벌어들였고, 일주일 뒤 주문형 비디오(VOD)로 공개됐다. 전 세계 박스오피스 수익은 36만 6656달러였다. 팬데믹 와중에 빠르게, 적은 돈으로, 그것도 비밀리에 만든 영화였던 만큼 극장 개봉보다 가정용 공개가 더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블롬캠프 자신도 당시 이에 대해 이례적일 만큼 솔직했다. 팬들이 《시그널 X》에서 무엇을 즐길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어쩌면 아무것도 없을지도”라고 답했다.

닐 블롬캠프의 이력 속 《시그널 X》

1979년 요하네스버그에서 태어나 18세에 가족과 함께 밴쿠버로 이주한 뒤 캐나다 시민권을 얻은 블롬캠프는 《디스트릭트 9》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 영화는 그에게 아카데미 각본상 후보 지명을 안겼고, 작품상 후보에도 올랐다. 이어진 《엘리시움》과 《채피》는 모두 SF와 기술, 사회적 주제라는 그가 좋아하는 조합으로 돌아간 작품이었다. 《채피》 이후 몇 년 동안 시고니 위버(Sigourney Weaver)가 출연하는 《에이리언》 속편은 보류됐고, 2019년에는 공포 영화에 집중하고 싶다며 《RoboCop Returns》에서 하차했다. 《시그널 X》는 지금까지 그의 이력에서 유일한 공포 장편이다.

이후 그의 작업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뻗어 나갔다. 그는 Sony를 위해 레이싱 게임 플레이어가 프로 드라이버가 된 이야기를 그린 《그란 투리스모》(2023)를 연출했다. SF 스릴러 《They Found Us》는 2023년에 제작이 멈춰 다른 감독에게 넘어갔다. 2025년에는 Columbia Pictures가 로버트 A. 하인라인의 《스타십 트루퍼스》를 새롭게 영화화할 각본가 겸 감독으로 그를 기용했고, 그가 피터 와츠(Peter Watts)의 소설 《Blindsight》를 개발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게임 분야에서도 활동해, 슈팅 게임 《Off the Grid》를 만든 스튜디오 Gunzilla Games의 공동 창업자로 이름을 올렸다. 2026년 7월에는 피터 와츠의 또 다른 소설을 바탕으로 한 AI 생성 단편 《Nightborne》을 공개했는데, 온라인에서는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5년이 지난 지금, 《시그널 X》는 우연히 장편이 된 실험으로 보는 것이 가장 이해하기 쉽다. 시각 효과 분야 출신의 감독이 새로운 촬영 기술을 시험해 보고, 그것을 빙의 이야기와 모녀의 균열로 감싼 뒤, 봉쇄 기간에 스튜디오 작품의 극히 일부에 불과한 예산으로 모든 것을 만들어 냈다. 공포와 기술이 얼마나 잘 맞물리는지는 관객이 스스로 판단할 몫이다. 분명한 것은 블롬캠프의 이력에서 이 영화처럼 보이거나 이렇게 만들어진 작품은 달리 없다는 점이다.

감독

Neill Blomkamp
Photo via The Movie Database (TMDB)

Neill Blomkamp

사진: The Movie Database (TMDB)

출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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