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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원, ‘아저씨’ 악역에서 ‘조명가게’ 감독으로…다음은 디즈니+ ‘상남자’

Penelope H. Fr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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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원
김희원
Photo via The Movie Database (TMDB)
출생1971년 1월 10일
대한민국 경기도 남양주시
직업배우, 감독
대표작The Man from Nowhere, My Way,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수상부일영화상 남우조연상, The Merciless ·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남우조연상, The Merciless · 황금촬영상 남우조연상, Pawn · MBC 연기대상 미니시리즈 부문 남자 우수연기상(조연), Angry Mom

한국 영화계는 오랫동안 김희원의 얼굴을 손쉬운 지름길처럼 써왔다. 그를 출입구에 세우거나 사채업자 정장, 건달 트레이닝복을 입혀 놓으면 관객은 그 자리에 있는 누군가가 곧 다칠 거라고 알아챘다. 배역은 작고 화면에 등장하는 시간도 짧았지만, 위협적인 인상은 그에게 단단히 달라붙었다. 그래서 웹툰 작가 강풀이 디즈니+ 시리즈 연출을 제안했을 때, 김희원은 강풀이 대체 자신에게서 무엇을 봤는지부터 물었다. 카메라 앞에서 무언가를 연출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강풀의 답은 현실적이었다. 연기를 잘하니 배우들이 그를 믿고 따를 거라는 것. 그렇게 탄생한 조명가게는 위협적인 인물을 연기하던 배우를, 한 장면에 위협을 얼마나 담을지 결정하는 사람으로 바꿔놓았다. 촬영 현장에서 그는 주지훈에게 움직임을 줄이라고 했고, 김설현에게는 목소리를 낮춰 말해달라고 주문했다. 두 지시 모두 적은 것으로 많은 것을 해내며 경력을 쌓은 사람의 조언처럼 들린다.

그 촬영 현장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은 필모그래피가 보여주는 것보다 길었다. 1971년 1월 10일 경기도 남양주에서 태어난 김희원은 서울예술대학교에서 연극을 전공했다. 이후 극단 생활이 이어졌지만, 일은 꾸준해도 수입은 넉넉하지 않았다. 토크쇼 Radio Star에서 본인이 밝힌 바에 따르면, 빚 때문에 호주로 이민을 떠났고 그곳에서 약 2년 반 동안 건물 페인트공으로 생계를 꾸렸다.

그를 한국으로 돌아오게 한 순간은 그가 가장 즐겨 들려주는 이야기다. 2000년 올림픽이 열릴 때, 시드니 주경기장에서 페인트칠을 하던 그는 자신이 몸담았던 극단이 바로 그곳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봤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지금 인생에서 뭘 하고 있는 거냐고 물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 친구 배성우가 계속 연기하라고 등을 떠밀었고, 임창정은 영화계에 발을 들일 수 있도록 도왔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2007년, 1번가의 기적에서 김 매니저 역을 맡아 스크린에 데뷔했다.

2010년 아저씨는 상황을 바꿔놓았다. 김희원은 원빈이 연기한 전직 요원이 무너뜨리는 마약·장기 밀매 조직의 두 형제 가운데 형인 만석을 맡았다. 이 영화는 무명 연극배우를 관객이 알아보는 얼굴로 만들었다. 이후 TV에서도 활약이 이어졌다. 별에서 온 그대의 형사 박병희, 오피스 드라마 미생의 박종식, 앵그리맘의 안동칠 역을 맡았고, 마지막 작품으로 2015년 MBC 미니시리즈 부문 남자 조연상을 받았다.

영화에서는 더 비중 있는 배역을 맡았다. 2017년 변성현 감독의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에서 병갑을 연기해 부일영화상과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남우조연상을 받았고, 청룡영화상과 대종상 후보에도 올랐다. 2020년 담보에서는 성동일과 함께 두 명의 사채업자를 연기했다. 담보로 데려온 아이를 결국 키우게 되는 인물들이었다. 이 작품으로 김희원은 황금촬영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그가 맡은 역할이 한쪽으로 굳어진 데는 업계의 안일함만 작용한 게 아니었다. 그런 배역은 효과가 있었고 돈도 됐다. 동시에 그의 좋은 연기에서 공통으로 드러나는 면모, 즉 공격성을 긴장을 감추는 수단으로 삼는 남자들의 모습을 가리기도 했다. tvN 캠핑 예능 House on Wheels에서는 성동일과 5년간 함께하며 훨씬 다정한 모습을 보여줬고, 넷플릭스 작품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에서는 10년 동안 보지 못한 아들이 자신이 쫓는 살인범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형사 우지만을 연기하며 그 안의 긴장감을 드러냈다. 김희원은 그 살인범 역에 임시완을 추천했다. 이어 강풀의 슈퍼히어로 시리즈 무빙에서는 정보기관이 체육 교사로 배치한 전직 특수부대원 최일환을 맡았고, 그의 이야기를 중심에 둔 에피소드 한 편이 통째로 만들어졌다.

그렇다면 조명가게에서 김희원의 몫은 어디까지일까. 웹툰과 각본, 그리고 이 시리즈를 무빙과 이어주는 공유 세계관은 모두 강풀의 작품이다. 마지막 장면에 카메오로 등장하는, 강풀의 Timing에서 시간을 멈추는 영탁을 연기한 박정민 역시 작가가 마련한 재치 있는 장치다. Variety는 8부작 조명가게가 디즈니+에서 2024년 공개된 한국 오리지널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공개 성과를 거뒀으며, 플랫폼의 한국 작품 공개작 중에서는 무빙에 이어 2위였다고 보도했다. 김희원은 2025년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연출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하지는 못했다. 그가 들려준 작업 과정은 거창한 수식어보다 구체적이다. 9개월간 준비하며 강풀 앞에서 장면마다 모든 배역을 직접 연기해 보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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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연기를 그만둔 것은 아니다. 2025년 강형철 감독의 하이파이브에서는 간 이식 수술 뒤 초능력을 얻게 된 약선을 연기했고, Virus에서는 연구소장을 맡았다. 2026년 4월과 5월에는 김성훈 감독이 연출한 디즈니+ 범죄 스릴러 10부작 골드랜드에서 김진만 역으로 출연했다. 박보영, 김성철, 문정희, 이광수와 함께한 작품이다.

2026년 7월 28일, 디즈니+는 김희원의 두 번째 연출작 상남자를 공식 발표했다. 김태궁의 웹소설과 이를 원작으로 한 네이버웹툰을 각색한 작품으로, Studio N이 제작한다. 박정민은 모든 것을 잃은 뒤 20년 전 신입사원 시절로 돌아간 CEO 한유현을 연기한다. 한때 김희원에게 연기를 계속하라고 권했던 친구 배성우가 이정은, 김대명, 이상이와 함께 출연하고, 김설현과 이광수는 특별 출연한다. 촬영에 앞서 김희원은 많이 준비했다며 모두가 웃으며 작품을 마무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공개일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김희원은 과거 Arena Homme+와의 인터뷰에서 재미있는 작품에 참여할 수만 있다면 배우인지 감독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상남자는 강풀의 작품이 아닌 이야기를 처음 연출하는 작품이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조명가게가 남겨둔 질문에 대한 진짜 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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