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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현, ‘아역 퀸’에서 故 안판석 유작 주연까지

Penelope H. Fr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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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현
김소현
Photo: TV10 / CC BY 4.0, via Wikimedia Commons
출생1999년 6월 4일
오스트레일리아
직업배우
대표작순정, 더 웹툰: 예고살인, 덕혜옹주
수상KBS 연기대상 대상급 최우수상, 여자 부문 · KBS 연기대상 우수상, 중편드라마 여자 부문 · 코리아 드라마 어워즈 올해의 스타상 · K-드라마 스타 어워즈 최우수 아역상

연애박사 기자간담회에서 김소현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 이야기부터 꺼내지 않았다. 대신 Something in the Rain과 One Spring Night을 연출한 안판석 감독에 대해 먼저 말했다. 그는 드라마 촬영과 편집을 마친 뒤 작품이 방송되기 전에 세상을 떠났다. 김소현은 안 감독이 촬영장에서 제작진과 함께 장면을 두고 토론하곤 했으며, 자신이 “내 안에서 닫혀 있던 문을 열도록” 도와줬다고 밝혔다. 20년 가까이 작품 활동을 해온 배우의 고백치고는 뜻밖이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대중의 시선을 받아온 배우,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될지 정하기도 전에 사람들이 먼저 얼굴을 익힌 배우의 말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더 이해가 된다.

김소현의 이야기는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시작한다. 호주에서 태어난 그는 네 살 때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이주했고, 아홉 살에 아버지를 잃었다. 아직 초등학생이던 시절 KBS 드라마시티 단막극에 조연으로 출연하며 첫 이력을 남겼고, 정식 연기 교육을 받은 적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대신 촬영 현장에서 다른 여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며 배웠다. 촬영 일정에 맞춰 수업을 병행한 것도 그때였다. 중학교를 마친 뒤에는 홈스쿨링을 했고, 고등학교 졸업 학력 검정고시에 합격한 다음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에 진학했다.

도약의 순간은 짧은 장면들 속에서 찾아왔다. 1999년 6월 4일 태어나 2006년부터 화면에 모습을 비춘 김소현은, 시청률 42.2%를 기록한 2012년 판타지 사극 해를 품은 달에서 악역 윤보경의 어린 시절을 연기할 당시 열두 살이었다. 어린아이의 질투를 야망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옥탑방 왕세자에서는 또 한 번 음모를 꾸미는 여동생 역을 맡았다. 보고싶다에서는 ‘살인자의 딸’이라는 놀림을 받다가 납치와 폭행을 당하는 이수연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고, 한국 언론은 그를 아역 배우의 여왕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는 청소년 드라마 마보이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고, MBC 쇼! 음악중심을 2년간 공동 진행하기도 했다.

아역에서 벗어나는 과정은 쌍둥이 역할을 거쳤다. 후아유 – 학교 2015에서 이은비와 고은별, 쌍둥이 자매를 연기한 그는 이 작품으로 KBS 드라마 어워즈에서 올해의 스타상을 받았다. 영화에서는 도경수와 호흡을 맞춘 순정의 여주인공이었고, 덕혜옹주에서는 십 대 시절의 덕혜옹주를 연기한 뒤 성인 역을 손예진에게 넘겼다. K-pop Herald의 한 평론가는 공주가 어머니에게 작별을 고하는 장면을 특히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작품성을 인정받은 시대극에서도 그는 여전히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맡고 있었다.

그러다 주인공이 됐고, 주인공이 되는 일이야말로 가장 어려웠다. 유승호와 함께 출연한 정치 사극 군주 – 가면의 주인은 2017년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김소현은 7개월간의 촬영을 슬럼프였다고 회상했다. 자신이 길을 잃은 것 같았고, 주인공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할 수 없었으며, 아직 이해하지 못한 연기에 칭찬이 쏟아지는 일이 부끄러웠다고 했다. 7년간 몸담았던 싸이더스HQ를 떠나 1인 기획사를 세운 것도 이 무렵이다. ‘국민 여동생’ 이야기에서 흔히 빠지는 대목이다. 대중의 애정이 자기 확신보다 먼저 찾아왔고, 한동안은 애정이 확신보다 훨씬 앞서 있었다.

넷플릭스는 그를 바라보는 시청자를 바꿔놓았다. 천계영의 웹툰을 원작으로, 주변에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앱이 울리는 이야기를 그린 좋아하면 울리는은 넷플릭스가 오리지널로 선보인 첫 한국 드라마였다. 송강과 함께 출연한 김조조는 처음으로 사랑을 느끼는 소녀였다. 이 작품은 KBS 드라마를 본 적 없는 시청자들에게도 김소현을 알렸다. 같은 해 장동윤과 호흡을 맞춘 조선 로맨틱 코미디 조선로코 녹두전으로 KBS 드라마 어워즈 우수상을 받았다. 하지만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South China Morning Post는 별 다섯 개 중 두 개를 주며, 첫 시즌보다도 이야기가 더 빈약하다고 평했다.

그의 가장 강렬한 연기는 제작 위기 속에서 나왔다. 2021년 초, 달이 뜨는 강의 촬영이 약 90% 진행된 시점에 상대 배우 지수가 학교 폭력 의혹을 인정했고 KBS 드라마에서 하차했다. 7회부터 남자 주인공을 맡게 된 나인우와 가장 많은 장면을 함께 촬영했던 김소현은 한 달가량을 더 들여 재촬영했다. 극에서 그는 암살자 염가진, 평강공주, 연왕후라는 세 가지 모습을 소화했다. 그 결과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 후보에 올랐고, KBS 연기대상에서는 박은빈과 함께 대상을 받았다.

그 뒤로는 대체로 독특한 설정을 앞세운 로맨스를 선택했다. tvN 드라마 소용없어 거짓말에서 황민현과 함께 출연해 주변에서 들려오는 거짓말을 모두 알아듣는 여성을 연기했고, 방영 당시 이 작품은 Viki에서 전 세계 시청자들이 가장 많이 본 콘텐츠가 됐다. 우연일까?에서는 채종협과 함께, 첫사랑을 10년 만에 다시 만나는 여성을 연기했다. 2025년에는 JTBC 액션 코미디 굿보이로 연기 톤을 바꿨다. 박보검과 함께 출연한 이 작품에서 그는 특별 채용을 통해 경찰이 되는 은퇴한 사격 국가대표 지한나를 연기했으며, 한국 외 지역에서는 Prime Video를 통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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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5일 ENA에서 첫 방송을 시작하고 해외에서는 Disney+를 통해 공개되는 연애박사는 지금까지의 작품 가운데 가장 담백하면서도 가장 솔직한 작품이다. 김소현은 의류·섬유학과에서 문제아로 낙인찍혀 대학원 진학까지 막힌 학생 임유진을 연기한다. 유진은 로봇 연구실에 들어가고, 그곳의 실무 책임자는 병으로 한쪽 다리를 잃은 전직 수영 선수 박민재(추영우)다. 풀하우스를 쓴 민효정이 대본을 맡았고, 8월에 세상을 떠난 안판석 감독은 특유의 느리고 관찰자적인 연출로 작품을 완성했다. 닐슨 기준 첫 주 시청률은 2.36%로 높지 않다. 누구도 이 작품을 아역 스타를 앞세운 드라마라고 부르지는 않을 것이다.

다음 도전은 더 낯선 장르다. 김소현은 유해진, 임시완, 이무생과 함께 쇼박스의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 모둡을 촬영 중이다. 1960년대를 배경으로, 아무도 찾지 않는 섬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김소현은 누구도 원인을 설명하지 못하는 병을 고치기 위해 섬으로 향하는 선옥을 연기한다. 10년 만의 영화이자 첫 오컬트 작품이며, 해를 품은 달에서 그가 악역을 연기하던 소녀였을 때 함께 출연했던 임시완과 다시 호흡을 맞춘다. 개봉일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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