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터

네이선 레인, 60년을 기다려 ‘세일즈맨의 죽음’ 윌리 로먼이 된 코미디 배우

Penelope H. Fr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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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선 레인
네이선 레인
Photo: Btvway / CC BY-SA 4.0, via Wikimedia Commons
출생1956년 2월 3일
Jersey City, New Jersey, USA
직업배우
대표작라이온 킹, 라이온 킹 2, 아담스 패밀리 2
수상Laurence Olivier Awards · 2 에미상 · 2 토니상 · star on Hollywood Walk of Fame · Drama Desk Award for Outstanding Actor in a Musical · Drama League · Lucille Lortel Award for Outstanding Lead Actor · Laurence Olivier Award for Best Actor in a Musical · Outer Critics Circle · Obie · SAG상

뉴저지주 저지시티의 한 열 살 소년이 집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다가 세일즈맨이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봤다. CBS가 방영한 아서 밀러의 Death of a Salesman이었다. 소년은 아직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없었지만 큰 충격을 받았다. 네이선 레인(Nathan Lane)은 수십 년 뒤 이렇게 말했다. “다른 아이들은 Gilligan’s Island를 보고 있었는데, 나는 아서 밀러가 자본주의를 공격하는 모습에 완전히 빠져 있었다.” 그와 함께 자란 관객이라면 정반대의 길을 예상했을 것이다. 세상 대부분의 사람에게 레인은 미어캣 티몬의 목소리이자, 사기꾼 제작자 맥스 비아리스톡, The Birdcage의 허둥대는 앨버트다. 객석을 가득 채운 극장이 관객을 배 아프도록 웃기려고 부르는 배우 말이다.

그러다 일흔 살이 되어서야 마침내 윈터 가든 극장 무대에 올라 윌리 로먼을 연기했다. 어린 시절부터 마음속에 품어온 배역은 토니상 세 차례, 에미상 세 차례, 게스트 배우 부문 최다 후보 기록, 그리고 업계가 편의상 코미디로 분류해온 경력을 거친 뒤에야 찾아왔다. 레인은 개막 전날 The Guardian에 이번 작품이 “브로드웨이에서의 마지막 인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를 오래 지켜본 사람이라면 그 말을 온전히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어린 시절 윌리를 지켜본 아이와 마침내 그를 연기한 배우 사이의 간극이야말로 네이선 레인의 배우 인생을 관통하는 진짜 이야기다. 그의 대표작을 줄줄이 나열하는 것보다 그를 더 잘 설명해준다.

농담을 요구하지 않았던 저지시티의 어린 시절

그는 1956년 2월 3일 뉴저지주 저지시티에서 아일랜드계 미국인 가톨릭 가정의 삼 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다. 네 명의 조부모는 모두 아일랜드에서 건너왔다. 아버지 대니얼은 트럭 운전사였고 테너 가수가 되기를 꿈꿨다. 그는 조지프가 열한 살이던 1967년 알코올 중독으로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 노라는 비서로 일했고 심각한 조울증을 앓았다. 가족은 이 병을 양극성 장애라고 부르기 훨씬 전부터 그 증상을 알고 있었으며, 노라는 여러 차례 입원했다. 맏형 대니얼 주니어는 집안의 버팀목이 됐다. 둘째 형 로버트까지, 넉넉한 돈은 없지만 감당해야 할 일은 많은 가족이었다.

그 집에서 코미디는 직업이 되기 전부터 생존 기술이었다. 레인은 6학년 때 학교 공연에 올라 처음 관객의 웃음을 끌어냈던 순간, 무언가가 맞아떨어졌다고 회고했다. 저지시티의 예수회 고등학교 세인트 피터스 프렙에서는 1974년 졸업생 중 최고 배우로 뽑혔다. 필라델피아의 세인트 조지프 대학에서 연극 장학금을 받았지만 생활비까지 충당할 수는 없었고, 가족이 부족한 돈을 보탤 형편도 아니었다. 결국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허드슨강을 건너 뉴욕으로 향해 운을 시험했다.

Guys and Dolls에서 빌려온 이름

첫 번째 걸림돌은 행정 절차였다. 배우조합 액터스 에쿼티에 가입하러 갔을 때 이미 조지프 레인이라는 이름을 쓰는 회원이 있었다. 조합원 두 명이 같은 이름을 쓸 수는 없었고, 그는 새 이름이 필요했다. 그는 프랭크 로서의 Guys and Dolls에서 늘 약혼 상태인 도박꾼 네이선 디트로이트를 따와 네이선이라는 이름을 골랐다. 이미 디너 시어터에서 맡아본 배역이었다. 얼핏 즉흥적인 선택처럼 보였지만, 훗날을 예고하는 이름이 됐다. 10여 년 뒤 브로드웨이에서 네이선 디트로이트를 연기하며 첫 토니상 후보에 오르게 되기 때문이다.

그사이의 시간은 낭만적인 전설이 말하는 것보다 팍팍한, 뉴욕에서 흔히 겪는 수련기였다. 전화로 물건을 팔고,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노래를 곁들인 축하 전보를 배달했다. 패트릭 스택과 짧은 기간 듀오를 이뤄 스탠드업 코미디에도 도전했다. 1978년 에쿼티 라이브러리 시어터의 A Midsummer Night’s Dream에서 프랜시스 플루트를 연기했고, 디너 시어터 순회 공연과 자신을 받아주는 오프브로드웨이 극장에서 일했다. 그 시절의 어떤 일도 배우로서의 성공을 보장해주지는 않았다. 대신 체력과 끈기를 길러줬고,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그 방에서 가장 웃긴 사람이 될 기회로 여기는 습관을 만들었다.

돌고 돌아 브로드웨이로

브로드웨이 데뷔작은 1982년 조지 C. 스콧이 연출과 주연을 맡은 서클 인 더 스퀘어의 Present Laughter 리바이벌이었다. 노엘 카워드의 작품에서 레인은 정신이 불안정한 젊은 극작가 롤런드 몰을 연기했다. 드라마 데스크상 후보에 오르고 어느 정도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의 경력이 순탄하게 쌓인 것은 아니었다. 마술사 더그 헤닝을 앞세운 1983년 뮤지컬 Merlin은 제작비가 엄청나기로 유명했고, 레인은 훗날 “헤닝이 부린 최고의 마술은 관객을 사라지게 한 것”이라고 요약했다. 두꺼비 역을 맡은 1985년 뮤지컬 The Wind in the Willows도 잠깐 공연된 뒤 거의 곧바로 막을 내렸다.

진정한 기반은 브로드웨이 밖에서 극작가 테런스 맥널리와 오랫동안 협업하며 다져졌다. 레인은 The Lisbon Traviata, 리바이벌 공연 Bad Habits, Lips Together, Teeth Apart, 그리고 1995년의 Love! Valour! Compassion!에 출연했다. 맨해튼 시어터 클럽을 비롯한 비영리 극장들은 브로드웨이에서라면 제안받지 못했을 배역에 코미디 배우가 도전할 수 있게 해줬다. 그는 퍼블릭 시어터의 공원 야외 셰익스피어 공연에도 출연했고, 1992년에는 꾸준한 활약을 인정받아 오비상을 받았다. Love! Valour! Compassion! 공연 당시 연출가 조 맨텔로는 서른아홉 살 배우에게 그때는 그저 듣기 좋은 말처럼 들렸을 이야기를 했다. “언젠가 당신을 윌리 로먼으로 연출할 거예요.” 약속을 지키기까지 31년이 걸렸지만, 맨텔로는 결국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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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선 디트로이트, 사이덜러스, 맥스 비아리스톡

돌파구는 그의 이름이 가리키던 곳에서 찾아왔다. 1992년 마틴 벡 극장에서 공연된 제리 잭스 연출의 Guys and Dolls 리바이벌에서 레인은 페이스 프린스, 피터 갤러거와 함께 네이선 디트로이트를 연기했다. 그해 가장 큰 흥행작 중 하나였던 이 작품에서 그는 뮤지컬 부문 남우주연상 첫 토니상 후보에 올랐고, 드라마 데스크상과 아우터 크리틱스 서클상도 받았다. 브로드웨이는 갑자기 전형적인 주연 배우처럼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지만 서서히 열기를 끌어올려 공연을 장악할 수 있는 주인공을 얻게 됐다.

4년 뒤에는 수상자가 됐다. 스티븐 손드하임의 A Funny Thing Happened on the Way to the Forum에서 계략을 꾸미는 노예 사이덜러스를 연기하며, 매일 밤 즉흥적으로 만들어내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시계공처럼 정교하게 설계된 연기를 선보였다. 1996년 뮤지컬 부문 남우주연상 토니상을 받았고, 드라마 데스크상과 아우터 크리틱스 서클상도 다시 수상했다. 그해에는 토니상 시상식을 단독으로 진행했다. 이후 네 차례나 단독 또는 공동 진행자로 무대에 올랐고, 글렌 클로즈와 그레고리 하인스, 로지 오도널과 매튜 브로더릭이 각각 그와 함께 시상식을 이끌었다.

대부분의 연극 관객에게 레인의 이름 뒤에 매튜 브로더릭이 따라붙는 건 2001년의 일 때문이다. 멜 브룩스는 자신의 1968년 영화를 뮤지컬 The Producers로 각색했고, 레인은 흥행 실패가 확실한 공연으로 거액을 벌려는 파산 직전의 브로드웨이 제작자 맥스 비아리스톡을 연기했다. 브로더릭은 소심한 회계사 레오 블룸 역을 맡았다. 작품은 토니상 12개 부문을 석권해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을 세웠고, 뉴욕에서 가장 구하기 힘든 표가 됐다. 레인은 뮤지컬 부문 남우주연상 두 번째 토니상을 받았다. 이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비아리스톡을 연기해 로런스 올리비에상까지 받았으며, 오리지널 콤비가 브로드웨이 공연에 다시 합류할 때마다 매출은 또 치솟았다.

두 사람의 파트너십은 뮤지컬 이후에도 이어졌다. 레인과 브로더릭은 2005년 닐 사이먼의 The Odd Couple 리바이벌에서 레인이 오스카 매디슨을 맡아 재회했고, 2014년에는 맥널리의 극장가 뒷이야기를 다룬 코미디 It’s Only a Play에서 다시 호흡을 맞췄다. 그사이 레인은 손드하임의 The Frogs 대본을 고쳐 링컨 센터에서 주연을 맡았고, 사이먼의 Laughter on the 23rd Floor에서 맥스 프린스, The Man Who Came to Dinner에서 셰리던 화이트사이드, 사이먼 그레이의 Butley에서 벤 버틀리를 연기했다. 데이비드 마멧의 November에서는 속수무책인 미국 대통령으로 출연했다. 2009년에는 라운드어바웃의 베케트 작품 Waiting for Godot 리바이벌에서 빌 어윈과 함께 에스트라공을 연기했고, 이듬해에는 뮤지컬 The Addams Family에서 고메즈 역을 맡았다. 이미 그의 실제 연기 폭은 대중적 이미지보다 훨씬 넓었다.

티몬과 앨버트, 어둠 속에서도 알아보는 목소리

영화 출연도 무대 활동과 나란히 이어졌다. 처음에는 코미디 배우로만 아는 사람이라면 의외라고 느낄 법한 작은 드라마 배역들이었다. 스크린 데뷔작은 엑토르 바벤코의 Ironweed(1987)으로, 잭 니컬슨과 메릴 스트립이 함께 출연했다. 개리 마셜의 Frankie and Johnny(1991)에 나왔고, Addams Family Values(1993)에서는 경찰서 당직 경사로 잠깐 등장했다. 수억 명에게 그의 목소리를 들려준 일은 1994년에 찾아왔다. 디즈니의 The Lion King에서 활달한 미어캣 티몬을 맡아, 혹멧돼지 품바와 함께 “하쿠나 마타타”를 슬픔에 잠긴 어린 사자의 삶의 철학으로 바꿔놓았다.

티몬은 레인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그는 The Lion King II: Simba’s Pride와 원작 이야기를 미어캣의 시점에서 다시 들려주는 The Lion King 1½, 애니메이션 시리즈 Timon & Pumbaa에서 다시 티몬의 목소리를 맡았다. Timon & Pumbaa로 첫 데이타임 에미상을 받았으며, 2023년에는 디즈니 창립 100주년 단편 Once Upon a Studio에도 참여했다. 두 번째 데이타임 에미상은 소년이 되고 싶어 하는 개를 연기한 애니메이션 시리즈 Teacher’s Pet으로 받았다. Stuart Little 영화에서는 콧대 높은 고양이 스노벨의 목소리를 냈고, Titan A.E.와 Astro Boy에도 목소리를 보탰다. 2024년에는 넷플릭스 뮤지컬 Spellbound에서 달의 신탁자 루노를 연기했다. 한 세대의 아이들에게 레인의 목소리는 얼굴보다 먼저 다가갔다.

그 얼굴이 대중의 귀를 따라잡은 건 1996년 The Birdcage를 통해서였다. 일레인 메이가 각본을 쓴 마이크 니컬스의 미국판 La Cage aux Folles에서 로빈 윌리엄스는 사우스비치 드래그 클럽의 주인을, 레인은 그의 파트너이자 클럽의 스타 앨버트를 연기했다. 보수적인 상원의원과 함께하는 고통스러운 저녁 식사 자리에서 평범한 어머니인 척해야 하는 인물이었다. 영화는 큰 상업적 성공을 거뒀다. 상처 입은 자존심과 위태로운 평정심을 오가는 레인의 앨버트는 골든글로브상 후보에 올랐고, 미국배우조합 앙상블상을 공동 수상했다. 당시로서는 드물게 게이 커플을 주류 스튜디오 코미디의 중심에 놓은 작품이기도 했다. 주변의 농담 상당수가 세월의 시험을 견디지 못한 것과 달리, 이 점은 지금도 의미가 있다.

이후 주연급 배역이 이어졌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고어 버빈스키의 슬랩스틱 코미디 Mouse Hunt(1997)에서 리 에번스와 호흡을 맞춘 경우다. Jeffrey(1995)에서는 에이즈가 확산하던 시기 사랑을 다룬 폴 러드닉의 코미디에 출연했다. 더글러스 맥그래스의 Nicholas Nickleby(2002)에서는 극단주 빈센트 크럼블스를 연기해 전미비평가위원회 앙상블상을 공동 수상했다. 2005년에는 브로더릭과 함께 The Producers 영화판을 촬영했다. 평가는 엇갈렸지만, 레인은 이 작품으로 두 번째 골든글로브상 후보에 올랐다. 이후 10년간은 Swing Vote, Mirror Mirror, The English Teacher, Carrie Pilby, The Vanishing of Sidney Hall 등 규모가 작은 영화에 출연했다.

Mirror Mirror (2012)의 네이선 레인
Mirror Mirror (2012)의 네이선 레인

2023년에는 A24의 기묘한 작품들에 뜻밖의 단골로 등장했다. 아리 애스터의 Beau Is Afraid에서 아내 그레이스와 함께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한 상처투성이 주인공을 따뜻하게 맞아들이지만, 그 온기가 섬뜩한 무언가로 변해가는 교외의 외과의사 로저를 연기했다. 같은 해 래리 찰스의 소란스러운 코미디 Dicks: The Musical에서는 오랫동안 행방이 묘연했던 아버지 해리스를 맡았다. 두 작품 모두 관객의 호불호가 갈렸지만, 레인의 출연은 어느 쪽에서도 흠이 되지 않았다. 두 경우 모두 만화 같은 인물을 완전히 진지하게 연기했으며, 바로 그 점이 작품을 더 웃기거나 더 불편하게 만든다.

수상 전까지 에미상 후보만 여덟 차례

텔레비전에서 레인은 독특한 기록을 갖고 있다. 거의 30년에 걸쳐 코미디와 드라마를 오가며 프라임타임 에미상 게스트 배우 부문에 총 여덟 차례 후보로 올랐다. 첫 후보 지명은 1995년 Frasier, 두 번째는 1998년 Mad About You로 받았다. 세 차례는 Modern Family에 작은 회오리바람처럼 등장하는 경멸의 결혼식 기획자 페퍼 솔츠먼 역으로 후보에 올랐다. 드라마 부문에서는 The Good Wife의 로펌을 구하러 온 침착한 파산관재인 클라크 헤이든 역으로 한 차례 후보에 지명됐다.

마침내 2022년 훌루의 Only Murders in the Building에서 가족의 비밀을 숨긴 위협적인 델리 사업가 테디 디마스 역으로 수상했다. 테디는 레인이 가진 모든 연기 도구를 끌어내는 역할이다. 매력과 돌연 위협적으로 변하는 능력, 관객을 긴장하게 만드는 코미디 감각이 한데 담겨 있다. 이듬해 다시 후보에 올랐고, 2025년에는 시즌 5로 시리즈에 돌아왔다. 반면 레인이 출연한 시트콤들은 운이 따르지 않았다. 1982년 One of the Boys, 1998년 Encore! Encore!, 2003년 Charlie Lawrence는 모두 얼마 못 가 종영했다.

지난 10년간 텔레비전에서 더 많은 것을 보여준 작품은 드라마였다. FX 미니시리즈 The People v. O. J. Simpson: American Crime Story(2016)에서 변호인 F. 리 베일리를 연기했고, Penny Dreadful: City of Angels(2020)에서는 로스앤젤레스 형사 루이스 미치너 역으로 주연진에 합류했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 HBO의 The Gilded Age에서 뉴욕 사교계의 문지기를 자처하는 워드 맥앨리스터를 맡았다. 2024년에는 라이언 머피의 넷플릭스 시리즈 Monsters: The Lyle and Erik Menendez Story에서 도미닉 던을 연기했다. 던은 Vanity Fair에 메넨데스 형제 재판을 취재하면서 자신의 딸이 살해당한 기억을 안고 살아간 작가다.

Monsters: The Lyle and Erik Menendez Story에서 도미닉 던을 연기한 네이선 레인
Monsters: The Lyle and Erik Menendez Story (2024)의 네이선 레인

세일즈맨들의 초상

레인이 50대 중반 이후 선택한 드라마 배역을 살펴보면 지나치게 선명할 정도로 일관된 흐름이 보인다. 2012년 시카고 굿맨 시어터에서 로버트 폴스 연출로 공연된 유진 오닐의 5시간짜리 작품 The Iceman Cometh에서 시어도어 “히키” 히크먼을 연기했다. 히키는 술을 끊고 복음을 전하듯 확신에 차서 해안가 술집에 나타난 떠돌이 세일즈맨이다. 옛 술친구들의 환상을 걷어내겠다고 나서지만, 결과는 참담하다. 1999년 브로드웨이에서 윌리 로먼을 연기했던 브라이언 데너히는 래리 슬레이드 역을 맡았다. 시카고 공연은 매진 행렬을 기록했고, 2015년 브루클린 음악 아카데미로 옮겨 공연했다.

3년 뒤에는 로이 콘을 연기했다. 2017년 런던 내셔널 시어터에서 초연하고 2018년 브로드웨이로 옮긴 마리앤 엘리엇 연출의 토니 쿠슈너 작품 Angels in America에서 레인은 자신이 에이즈에 걸렸다는 사실을 부인한 채 병으로 죽어가는, 정체성을 숨긴 무자비한 변호사를 맡았다. 지금까지 그가 맡은 배역 중 가장 어두웠고, 연극 부문 남우조연상으로 세 번째 토니상을 안겼다. 뮤지컬 코미디와 진지한 드라마 양쪽에서 모두 토니상을 받은 극소수 배우 가운데 한 명이 된 계기이기도 했다.

이어 2019년에는 테일러 맥의 무정부주의적 작품 Gary: A Sequel to Titus Andronicus에 출연했다. 2023년 스튜디오 54에서 공연된 샤르 화이트의 Pictures from Home에서는 아들인 사진작가 래리 설턴이 수년간 기록해온 가정생활의 주인공, 은퇴한 영업 임원 어빙 설턴을 연기했다. 히키, 어빙, 윌리. 막다른 길에 선 세일즈맨이 몇 번이고 돌아온다. 레인은 이 변화의 이유를 노래 한 곡으로 설명했다. 지난 10년간 페기 리의 “Is That All There Is?”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고 했다. 경력 후반에 던지는 이 질문은 그를 확실한 웃음에서 멀어지게 했고, 젊은 시절 가장 맡고 싶었던 배역으로 이끌었다.

비극을 맡기엔 너무 호감 가는 배우일까?

레인의 배우 인생 후반부를 따라다닌 의문은 재능에 관한 것이 아니다. 그가 주는 따뜻함에 관한 것이다. 관객은 네이선 레인의 공연을 보러 올 때 이미 그를 좋아할 준비가 돼 있지만, 최근 그가 고른 작품들은 한 남자가 파멸하는 모습을 지켜보거나 그에게 등을 돌리라고 요구한다. 모든 평론가가 그의 변신을 납득한 것은 아니다. Death of a Salesman이 개막했을 때 평가는 엇갈렸다. Variety는 이번 리바이벌을 음울하고 제자리에 갇힌 작품이라고 평했고, 널리 인용된 한 리뷰는 레인의 타고난 온화함을 윌리의 절박함에 맞게 거칠게 바꾸기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린다 로먼을 연기한 로리 멧칼프에게 가장 큰 찬사를 보냈다. 6월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은 후보에 오른 9개 부문 중 6개 상을 받았지만, 연극 부문 남우주연상은 존 리스고에게 돌아갔다.

이에 맞서는 반론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고, 그 근거는 경력에 남아 있다. 히키와 로이 콘을 연기하기 전에도 똑같은 의문이 제기됐지만, 동료들은 이제 그 두 작품을 가장 먼저 거론한다. 레인의 코미디에는 늘 두려움이 깔려 있었다. 맥스 비아리스톡은 한 주만 일이 꼬여도 파산할 남자이고, 앨버트는 사랑받지 못할까 봐 겁에 질려 있다. 그의 연기 폭을 무대만큼 끈기 있게 보여주지 못한 것은 스크린이었다. 영화판 The Producers는 브로드웨이 공연에 미치지 못했고, 마침내 그에게 주연 시리즈를 안겨줄 작품으로 기획된 훌루 코미디 Mid-Century Modern은 호평에도 한 시즌 만에 취소됐다. 업계는 대체로 그의 웃음을 어떻게 활용할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 밖의 모습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는 알아내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윈터 가든 극장의 윌리 로먼

그렇다고 브로드웨이의 심사위원들이 작품을 외면한 것은 아니었다. 조 맨텔로가 연출한 Death of a Salesman 리바이벌은 2026년 3월 6일 윈터 가든 극장에서 프리뷰 공연을 시작해 4월 9일 정식 개막했다. 로리 멧칼프가 린다, 크리스토퍼 애벗이 비프, 벤 앨러스가 해피를 맡았다. 공연은 8월 9일까지 이어졌다. 레인에게 이 배역은 30년 동안 계속 그를 맴돌았다. 이미 세상을 떠난 브라이언 데너히와 테런스 맥널리는 여러 해 동안 레인의 윌리 연기를 꼭 보고 싶다고 말했고, 맨텔로는 1995년에 약속을 건넸다.

육체적인 부담도 이야기의 일부였다. 레인은 4월에 “일주일에 여덟 번 공연하는데 아직 쓰러지지는 않았다”고 말하면서, “이런 작품은 몸에 무리를 주고, 연기하는 데 대가가 따른다”고 덧붙였다. 또 “이 작품을 맡을 자격이 있다고 느끼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고 했다. 다음 계획을 묻자 늘 가장 좋은 방어 수단이었던 솔직함으로 답했다. “아, 세상에. 누가 알겠어요?”

2026년 6월 7일 열린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은 연극 부문 리바이벌 작품상, 맨텔로의 연출상, 멧칼프의 수상 등을 포함해 6개 상을 받았다. 레인은 리스고, 대니얼 래드클리프, 마크 스트롱, 윌리엄 해리슨과 함께 연극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그는 리바이벌 작품상을 받으러 무대에 올라 연출가와 극작가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 기념비적인 걸작을 만든 아서 밀러의 천재성”을 언급하며, “1949년 당시만큼이나 지금도 슬프게도 현실에 꼭 들어맞고, 우리가 인간이자 미국인으로서 어떤 존재인지 계속 가르쳐주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 시즌에 개인 수상도 하나 거머쥐었다. 윌리 연기로 아우터 크리틱스 서클상을 받은 것이다. 토니상 후보 지명은 일곱 번째였고, 그중 세 차례 수상했다.

Mid-Century Modern 이후의 스크린 작업

훌루 시리즈는 각주로만 언급하고 넘어갈 작품이 아니다. Will & Grace를 만든 맥스 무트닉과 데이비드 코핸이 제작하고 제임스 버로스가 연출한 Mid-Century Modern은 2025년 3월 28일 공개됐다. The Golden Girls의 후예임을 숨기지 않고 애정을 드러낸 작품이었다. 총괄 프로듀서이기도 했던 레인은 네 명 중 한 친구가 세상을 떠난 뒤 팜스프링스에서 함께 살게 된 게이 친구 세 명 중 가장 부유한 버니 슈나이더먼을 연기했다. 매트 보머와 네이선 리 그레이엄이 룸메이트로, 린다 라빈이 버니의 어머니 시빌로 출연했다. 라빈은 열 편 가운데 일곱 편을 촬영한 뒤 2024년 12월 세상을 떠났고, 작가진은 그 죽음을 극의 이야기 속에 반영했다. 훌루는 2025년 9월 시리즈를 취소했다. 무트닉은 인스타그램에 이렇게 썼다. “멋진 에피소드 열 편.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다른 스크린 작업들은 운이 없었다기보다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레인은 조나 힐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워너브러더스 코미디 Cut Off에서 집안의 가장 데이미언을 연기한다. 힐과 크리스틴 위그는 부모의 재산을 갑자기 잃게 된 부유한 남매로, 베트 미들러는 레인의 아내로 출연한다. 영화는 2025년 가을부터 2026년 초까지 촬영됐고 2026년 7월 17일 개봉 예정이었지만, 개봉일이 일정에서 빠졌다. 새 개봉일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후반 작업이 진행 중이다. 2026년 1월에는 맥스 비아리스톡을 맡겨준 멜 브룩스를 기리는 2부작 다큐멘터리 Mel Brooks: The 99 Year Old Man!에도 출연했다.

관객을 웃기는 법

레인의 연기 기술을 설명하려면 누구나 귀로 알아차릴 수 있는 타이밍부터 짚어야 한다. 잭키 글리슨과 그가 The Nance에서 연기한 보드빌 코미디언들에게서 일부 빌려온 리듬이다. 대사만큼이나 대사 앞의 뜸 들이기가 정교하게 배치돼 있다. 체격에서 예상되는 것보다 높고 유연한 목소리는 한 문장 안에서도 무대를 가득 채우는 고함에서 속삭이는 듯한 쉰 소리로 바뀐다. 미어캣과 파산관재인, 죽어가는 로이 콘을 모두 같은 목소리로 설득력 있게 연기할 수 있는 이유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것은 그 밑에 깔린 두려움이다. 레인이 연기한 최고의 코미디 인물들은 곤경에 처한 남자들이다. 공연자이거나 계략을 꾸미는 사람으로, 언제든 주변의 분위기가 자신에게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 그의 뛰어난 드라마 속 인물들은 바로 그 남자들에게서 농담을 덜어낸 모습이다. 윌리 연기에 관한 비평가들의 논쟁이 놓치기 쉬운 지점은 이런 연속성이다. 웃음 한 번으로 방 안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쉽지 않은 가정에서 자란 소년과 그 연기를 연결하지 않기란 어렵다. 배우는 웃음이 무엇을 지켜주는지 정확히 아는 듯하다. 1930년대 뉴욕에서 이중생활을 하는 게이 보드빌 공연자 천시 마일스를 연기한 The Nance는 이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일지 모른다. 이 작품으로 2013년 토니상 후보에 다시 올랐고, PBS의 Live from Lincoln Center를 통해 방송됐다.

자신의 방식으로 공개한 사생활

레인은 전년도 가을 와이오밍주에서 매슈 셰퍼드가 살해된 사건과 연결해, 1999년 The Advocate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커밍아웃했다. 상업적 인기가 절정에 오른 브로드웨이와 할리우드 스타에게는 의미 있는 결정이었다. 많은 관객에게 미국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게이 인물 중 한 명이 된 The Birdcage가 개봉한 지 3년 뒤의 일이기도 했다. 2015년 11월 17일, 18년간 함께한 작가 겸 프로듀서 데블린 엘리엇과 결혼했다. 부부는 맨해튼과 이스트햄프턴을 오가며 생활한다.

주요 기관의 영예도 꾸준히 쌓였다. 2006년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별을 새겼고, 2008년에는 미국 연극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경쟁 부문에서 일곱 차례 수상한 드라마 데스크상은 2024년 레인에게 해럴드 S. 프린스 평생공로상을 수여했다. 토니상 후보 일곱 차례와 세 번의 수상, 프라임타임 에미상 한 차례와 데이타임 에미상 두 차례, 올리비에상과 오비상, 미국배우조합상까지 더하면 동시대 무대 배우가 보여줄 수 있는 수상 경력으로도 손꼽힐 만큼 빼곡하다.

다음 행보

이번에는 다음 프로젝트가 레인 자신에 관한 이야기다. Bob Mackie: Naked Illusion 등을 연출한 다큐멘터리 감독 매슈 밀레는 2026년 5월, 윌리 로먼을 준비하고 연기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레인의 삶과 경력을 다룬 장편 다큐멘터리 제작 계획을 발표했다. 매슈 브로더릭, 토니 쿠슈너, 진 스마트, 로리 멧칼프, 조지 C. 울프, 앤 로스, 멜 브룩스, 마이크 비르비글리아가 출연한다. 밀레는 “탁월한 재능뿐 아니라 연극 그 자체의 살아 있는 기억까지 품고 있는 공연자는 이제 거의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보다 먼저, 처음으로 그의 얼굴을 세상에 알린 영화가 다시 그에게 돌아온다. 2026년 10월 21일부터 25일까지 샬러츠빌에서 열리는 버지니아 영화제는 레인에게 비저너리상을 수여한다. The Birdcage 30주년 기념 상영 뒤에는 터너 클래식 무비스 진행자 벤 맨키위츠와 대화를 나누는 자리도 마련된다. Cut Off는 여전히 개봉일을 기다리고 있다. 브로드웨이에서는 윌리가 마지막 인사가 될지도 모른다고 말한 뒤 새 연극 출연 소식을 발표하지 않았다. 마지막 배역을 맡기까지 얼마나 오래 기다렸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저지시티 출신 코미디 배우에게 누구나 기대했던 모습과 얼마나 달랐는지를 생각하면, 다음 행보가 뻔할 것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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