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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ney+ ‘Between Steps'(연애박사), 故 안판석 감독이 편집까지 마친 마지막 드라마

Camille Lefèv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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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판석(Ahn Pan-seok)은 지난 10년간 사랑에 빠지는 데 서두르지 않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찍었고, 마지막 작품도 같은 호흡으로 완성했다. 디즈니+에서 공개되는 느린 호흡의 한국 멜로드라마 《Between Steps》는 대학 로봇공학 연구실에서 만난 대학원생 두 사람을 김소현(Kim So-hyun)과 추영우(Choo Young-woo)가 연기한다. 그는 병으로 다리를 잃은 전직 수영 선수이고, 그녀는 새로운 출발을 위해 공학을 공부하기 시작한 패션 전공자다. 안 감독은 이 작품을 촬영하고 편집했다. 하지만 방송을 보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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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감독은 투병 끝에 65세로 세상을 떠났다. 첫 방송을 두 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때였다. 제작진은 촬영과 편집이 이미 모두 끝났다고 밝혔으며, 공개를 며칠 앞두고 서울에서 출연진과 제작진이 언론을 만난 행사도 그를 기리는 추모 영상으로 시작했다. 스튜디오 고티와 함께 작품을 만든 스튜디오 지니의 프로듀서 김현정(Kim Hyun-jeong)은 두 인물의 감정을 천천히 따라가는 보기 드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한 한국 매체는 이 기자간담회를 두고 자극적인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드라마라는 제목을 달았다.

설정은 간결하고, 디즈니+도 이를 간결하게 소개한다. 작품의 로그라인은 다음과 같다. “민재는 다리를 잃었다. 유진은 갈 길을 잃었다. 로봇공학 연구실에서 사랑은 뜨겁고, 씁쓸하며, 다정하게 피어난다.” 추영우가 연기하는 박민재는 병으로 한쪽 다리를 잃기 전까지 고등학교 수영 선수였다. 현재는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플랫폼 소개에 따르면 조용하고 절제된 삶을 꾸려가면서 사랑은 멀리해 왔다. 김소현이 맡은 임유진은 의류·섬유학과에서 전과해 석사과정생으로 연구실에 들어온다. 두 사람 중 더 외향적인 인물이다. 김민석은 유진의 오빠 임유성을, 이창훈은 안재홍 교수를 연기하고, 임진효는 동료 연구원 김세진 역을 맡았다.

각본은 민효정(Min Hyo-jung)이 썼다. 그의 이름은 한국 텔레비전 드라마의 한 시기를 떠올리게 한다. 옥탑방을 함께 쓰는 커플의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Attic Cat》, 그리고 첫 한류를 아시아 전역으로 퍼뜨린 작품 가운데 하나인 《Full House》가 대표작이다. 제작자에 따르면 《Between Steps》는 민효정 작가와 안 감독이 25년 만에 함께한 작품이다. 2000년대 초반의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를 쓴 작가와 그 뒤를 이은 절제된 성인 멜로드라마의 감독이 만났다는 점은, 정작 이 작품을 이야기할 때 가장 덜 주목받는 대목이다.

안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놓고 보면 배경으로 대학원을 택한 것은 처음 생각하는 것보다 의미가 크다. 그의 로맨스는 언제나 직장 이야기이기도 했다. 《Secret Love Affair》는 마흔 살 예술재단 이사장과 스무 살 피아노 신동의 관계를 그렸다. 《Something in the Rain》에서는 커피 프랜차이즈 매니저가 가장 친한 친구의 남동생이자 게임 개발자인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 《One Spring Night》은 사서와 홀로 아들을 키우는 약사를 짝지었다. 《The Midnight Romance in Hagwon》에서는 유명 입시학원 강사와 동료로 돌아온 옛 제자가 만난다. 이 작품들에서 직장은 인물들을 압박하는 구조다. 사무실과 가족의 저녁 식사 자리, 그리고 모든 것을 눈치채는 동료들 사이에서 사랑은 조율된다. 안 감독은 그런 대화가 보통의 TV 드라마보다 더 오래 이어지도록 두었다. 《Something in the Rain》과 《One Spring Night》은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 시청자에게도 알려졌고, 안 감독은 해외에서 느린 한국 로맨스의 연출자로 자리 잡았다.

《Between Steps》는 직장이라는 틀은 유지하면서 세대를 바꾼다. 주인공 커플은 기성 전문직 종사자가 아니라 젊은 대학원생 두 명이고, 이들이 일하는 로봇공학 연구실에서는 교수와 박사과정생, 석사과정생 사이의 위계가 일상의 일부다. 설정을 보면 안 감독은 대학원에서 늘 화면에 담아온 압박의 또 다른 형태를 발견한 듯하다. 각자 계획했던 미래를 잃은 두 사람이 이제는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란히 일한다. 연구실이 그저 배경에 머물지, 아니면 이야기의 동력이 될지는 에피소드를 봐야 알 수 있다.

캐스팅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아역으로 연기를 시작한 김소현은 《Love Alarm》과 《Good Boy》 등의 작품을 이끌어 왔다.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안 감독이 배우로서 자신의 습관을 하나씩 해체해, 밑바닥부터 다시 쌓아 올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The Trauma Code: Heroes on Call》과 《Head over Heels》로 주목도가 높아진 추영우는 두 사람이 같은 해에 태어났지만 현장에서는 김소현이 자신보다 훨씬 선배라며, 카메라 앞팎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추영우가 연기하는 인물은 의족을 착용한다. 로그라인은 첫 세 단어 안에 그가 다리를 잃었다는 사실을 밝힌다. 장애를 후반부의 반전으로 미뤄두지 않고, 로맨스의 주인공을 설명하는 설정 안에 처음부터 놓은 셈이다.

《Between Steps》가 시청자에게 도달하는 경로는 익숙하다. 한국에서는 KT그룹 계열인 ENA의 월·화 편성 시간대와 지니 TV에서 방영되며, KT그룹은 스튜디오 지니도 소유하고 있다. 한국 밖에서는 디즈니+가 같은 월·화 일정에 맞춰 공개한다. 미국의 디즈니+ 보도 일정에는 디즈니+와 Hulu 양쪽에 작품이 올라 있으며, Hulu에서는 ‘Hulu Original’로 소개된다. 감독의 마지막 시리즈는 프랜차이즈 작품 사이에 놓인 주간 스트리밍 공개 일정표의 한 줄로 전 세계 대부분에 도달한다. 지금 한국 드라마가 유통되는 방식이 그렇고, 첫 회가 공개되기 전에 이 작품을 둘러싼 사정을 분명히 짚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고 나면 작품만으로는 답할 수 없는 질문이 남는다. 공개된 줄거리만 보면 《Between Steps》는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법을 배워가는 두 사람의 로맨스다. 작품을 만든 사람이 세상을 떠난 뒤, 편집까지 마친 상태로 관객을 만난다. 어느 에피소드도 시청자에게 이 작품을 사랑 이야기로 봐야 할지, 작별의 인사로 봐야 할지 알려주지는 않을 것이다.

《Between Steps》는 2026년 10월 5일 월요일 한국 시각 오후 10시, 한국 ENA에서 첫 방송을 시작하며 일부 해외 시장에서는 디즈니+를 통해 공개된다. 총 12부작으로, 11월 10일까지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새 에피소드가 공개된다. 미국에서는 Hulu에서도 시청할 수 있으며, 이용 가능 여부는 지역에 따라 다르다. 안판석이 연출하고 민효정이 극본을 썼으며, 김소현, 추영우, 김민석, 이창훈, 임진효가 출연한다.

출연진

사진: The Movie Database (T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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