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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영우, 1인 2역 넘어 안판석 유작 ‘연애박사’로 맨얼굴 시험대

Penelope H. Fr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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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영우
추영우
Photo: K-POPIT 케이팝잇 TV10 / CC BY 3.0, via Wikimedia Commons
출생1999년 6월 5일
Seoul, South Korea
직업배우
대표작Even If This Love Disappears Tonight
수상Baeksang 상 · Blue Dragon 상 · KBS Drama Award for Best New Actor · APAN Star Award for Excellence, Actor in a Web Series

추영우를 스타덤에 올린 작품들에서 그는 한 얼굴로 두 사람을 연기해야 했다. 옥씨부인전에서는 정체를 감춘 채 떠돌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남자와, 훗날 여주인공의 남편이 되는 그와 꼭 닮은 남자를 맡았다. 두 인물 모두 가짜 이름으로 살아가는 도망친 노비와 얽혀 있었다. 견우와 선녀에서는 불길한 별 아래 태어난 소년이자, 그 소년의 몸에 깃든 사악한 존재였다. 한국 드라마는 눈빛만으로 분위기를 바꾸는 배우를 발견했고, 그에게 계속해서 변신할 역할을 안겼다. 지금 방영 중인 작품, 안판석 감독이 연출한 마지막 드라마는 그 변신의 스위치를 꺼버린다.

ENA의 연애박사에서 추영우는 고등학생 시절까지 수영 선수로 활동하다 병으로 한쪽 다리를 잃은 로봇공학 박사과정 학생 박민재를 연기한다. 두 얼굴도, 빙의도 없다. 감정을 말로 꺼내는 데 서툰 남자와 교수를 대신해 운영하는 연구실, 그리고 학과에서 문제아 낙인이 찍힌 뒤 그 연구실에 우연히 들어오게 된 석사과정 학생 김소현이 있을 뿐이다. 안판석 감독은 침묵을 길게 끌어가는 연출가였다. 다른 인물로 변신하지 않고도 장면을 이끌 수 있는지, 올가을 추영우가 시험대에 오르는 진짜 과제는 바로 그것이다.

그는 카메라 가까이에서 자랐지만, 카메라 앞에 서도록 길러진 것은 아니었다. 아버지 추승일은 차승원 등이 활약한 한국 1세대 패션모델 중 한 명으로 꼽히며, 어머니도 모델로 활동했다. 추영우는 1999년 6월 5일 서울에서 태어났고, 세종 한솔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대학 입시에 한 차례 더 도전해야 했다. 마침내 진학한 곳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였으며, 재학 중에는 학생 단편영화에도 출연했다. 동생 차정우 역시 배우로 활동하며 옥씨부인전에서 형의 대역을 맡았다.

초기 출연작은 빠르게 이어졌고, 대부분 교복을 입은 역할이었다. 웹드라마 유메이크미댄스로 2021년 연기 활동을 시작한 그는 같은 해 KBS 경찰수업에서 학생 간부를, 학교 2021에서는 냉소적이고 내성적인 전학생 정영주를 연기했다. 2022년 tvN 단막극 바벨 신드롬에서 처음으로 작품의 주연을 맡았고, 한지율 역으로 출연한 카카오TV 로맨스 어쩌다 전원일기로 APAN Star Awards 웹드라마 연기상을 받았다. 이어 장동윤, 설인아와 호흡을 맞춘 KBS 드라마 오아시스에서 최철웅을 연기했다. 2023년 KBS 연기대상에서는 이원정과 함께 신인상을 받았고, 시상식장에서 허리를 깊이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하지만 그동안의 출연작만으로는 이후 찾아올 성공의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임지연이 도망친 뒤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노비를 연기한 JTBC 사극 옥씨부인전은 2024년 11월 30일 첫 방송을 시작해 2025년 1월 종영했으며, 전국 시청률 13.6%로 자체 최고 기록을 세웠다. 추영우가 연기한 이야기꾼 천승휘는 첫눈에 그녀에게 반하고, 그녀의 정체를 알게 된 뒤에도 사랑을 이어간다. 작품의 마지막 회차가 방송되던 무렵인 1월 24일, 넷플릭스는 중증외상센터를 공개했다. 추영우는 3대째 의사 집안에서 자란 펠로우 양재원을 맡아, 주지훈이 연기한 외상외과 의사의 첫 제자가 되는 인물을 그렸다. 공개 열흘 만에 이 시리즈는 전 세계 넷플릭스 비영어권 작품 중 가장 많이 시청된 작품에 올랐고, 17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봄이 되자 수상 소식도 잇따랐다. 2025년 5월 추영우는 옥씨부인전으로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 신인 연기상을 받았고, 중증외상센터로는 청룡시리즈어워즈 신인남우상을 수상했다. 6월에는 한 달 사이 두 작품이 더 공개됐다. 소지섭 주연의 액션 누아르 넷플릭스 시리즈 광장에서는 야심만만한 검사 이금손을 연기했고, 안수민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tvN 드라마 견우와 선녀에서는 학교 2021에서 함께한 조이현과 다시 호흡을 맞췄다. 조이현은 고등학생 무당을 연기하며 추영우가 맡은 인물을 운명에서 구하려 한다.

이처럼 짧은 기간에 작품이 몰린 점은 오히려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7개월도 안 되는 사이 네 편의 시리즈가 공개되면서 한국 시청자들은 어디서든 그의 얼굴을 마주치게 됐고, 그중 상당수 작품은 두 얼굴을 오가는 연기에 기대고 있었다. 대역 역할, 서툴면서도 유능한 의사, 소년과 악령이 그랬다. 첫 장편영화에서는 연기할 수 있는 결이 하나뿐일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가 드러났다. 이치조 미사키의 소설을 김혜영 감독이 한국적으로 각색한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는 2025년 크리스마스이브에 신시아와 함께 출연한 작품으로 개봉했다. 한 달 만에 관객 80만 명 이상을 모아 손익분기점을 넘긴 뒤 넷플릭스에서도 공개됐다. 추영우의 연기를 두고 평가는 엇갈렸다. 일부 평론가는 애틋함이 중심인 로맨스에 비해 감정의 폭이 지나치게 고른다고 봤고, 심장병으로 죽어가는 십 대를 눈에 띄게 건장한 젊은 배우가 연기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는 촬영을 마칠 무렵 체중을 약 13kg 감량했지만, 카메라 앞에서는 여전히 다부져 보였다고 말했다.

그래서 올가을의 무게가 남다르다. 추영우가 메워야 할 간극이 바로 연애박사가 던지는 과제다. 풀하우스 등을 집필한 민효정 작가의 작품으로, 10월 5일 첫 방송을 시작해 월요일과 화요일 밤에 총 12회 방영되며 Genie TV와 Disney+에서도 방송과 함께 공개된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와 봄밤을 통해 느린 호흡의 연애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빚어낸 안판석 감독은 64세이던 8월 12일 뇌출혈로 세상을 떠나기 전 촬영과 편집을 마쳤다. 이 작품은 이제 그의 마지막 인사가 됐고, 추영우가 그 얼굴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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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작품에서는 다시 변신이 시작된다. 넷플릭스는 추영우가 악마 3375호를 연기하는 롱 베케이션의 제작을 확정했다. 새로운 임무를 받고 한국에 온 그는 바닷가 호텔에 머물게 되고, 그곳에서 이세영이 연기하는 직원과 마주친다. 사랑의 불시착을 연출한 이정효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공개일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하지만 악마가 등장하기 전, 한쪽 다리로 살아가며 숨을 곳 없는 남자의 이야기가 먼저 남아 있다. 그 남자를 연기하는 시간이야말로 데뷔의 해에 그가 보여준 어느 얼굴보다 배우 추영우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말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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